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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2.03 17:09: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혜선

충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얼마 전 자동차 열쇠를 트렁크에 넣고 문을 닫아버려, 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다녀갔다. 서비스를 잘 받고 나니, 전화가 온다. 고객센터에서 온 전화인데, 내가 받은 서비스에 대한 사후관리 차원이었다. 서비스가 해결되었나. 서비스기사는 친절했나. 등을 묻는 질문이었다. 나는 상당히 만족한 서비스를 받았기에 좋은 점수를 주었다.

그렇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이렇게 서비스 확인용 전화에 익숙해져 있다. 가전제품 AS를 받고 나면 바로 고객센터에서 확인 전화가 온다. 몇 점을 줄거냐고 묻는다. 인터넷 고객센터에 문의를 하고 처리를 받고 나면, 인터넷으로 메일이 온다. 방금 상담받은 직원의 태도가 어떠했느냐, 문제는 해결되었느냐를 묻는다.

시내의 한 은행에 가면 각 텔러들 앞에 "고객님, 5점 만점 부탁드립니다"라고 쓰여 있다. 자신이 제공한 서비스에 대해 5점 만점을 부탁한다는 메세지다. 가끔 AS기사분들이나 고객상담직원들도 서비스를 마치고 나서 "점수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잊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실, 이런 사후 확인 전화가 고객의 입장에서는 좋긴 하다. 왠지 칼자루를 내가 쥐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역시 고객은 왕이야!"라는 건방진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받는 최고의 고객이 스스로 되어야 한다. 즉, 친절한 서비스를 받은 고객의 태도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분들이야 없겠지만, 막무가내 무개념의 고객행태를 보이는 분도 이따끔씩 있다고 한다. 일전에 들은 얘기로는 서비스 직원에게 고맙다며 억지로 사례를 하고 나서는, 오히려 사례금을 받은 그 직원을 신고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황당한 사건 아닌가!

서비스 직원들이 고객을 평가하면 어떨까? 약속시간을 어기는 고객은 다반사이고, 몇년전 금액으로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회원권을 들고 서비스 해달라는 고객, 고장난 제품을 들고 와서는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 등 우리 고객들의 요구사항 역시 다양하다고들 한다. 소비자의 권리가 향상되었지만 그만큼 우리 소비자의 의식 또한 선진적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자기 스스로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남들도 나를 소중히 대하게 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고객이 서비스 직원에게 예의를 갖추어 행동하는 만큼, 서비스 직원도 고객을 진심으로 친절한 서비스를 하게 되는 것이다. 겉치레로 서비스를 받느냐, 아니면 정말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느냐, 센스만점의 고객이 되느냐, 아니면 완전 무개념의 고객이 되느냐 역시 우리 자신의 몫인 것이다.

얼마 전 서울 다산콜센터 직원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타 부서 직원보다 높다는 신문보도가 있었다. 다산콜센터는 잘 아는 바와 같이 서울시에서 처음 시작한 민원전화로 무엇이든 물어보면 알려주는 통합콜센터이다. 나도 예전에 스마트폰이 없을 시절, 서울서 청주가는 고속버스 막차가 몇시인지를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런 콜센터 직원들이 욕설과 성희롱 등으로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고,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그동안 숨겨왔던 저속한 본성을 노출해서야 어디 선진시민이 되겠는가! 잠시 이야기가 벗어나지만, 인터넷 댓글도 마찬가지 아닌가!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이다.

다시 돌아와서, 우리는 5점 만점의 서비스를 요구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5점 만점의 고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 같다. "배려"라는 단어. 오늘 하루라도 한번 마음에 새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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