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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혜선

충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언젠가부터 청주시내를 누비는 분홍색 택시. "참, 택시색상 독특하다. 왜 저색을 택했을까?" 하면서 그동안 익숙하지 않았던 택시 색상에 눈길이 간다. 지금까지 우리는 흰색, 검정색 등 익숙한 택시 색상이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 촌스러운(?) 핑크색 택시는 바로 여성안심택시였다. 아하~. 그렇다면 말이 된다. 지난번 참석한 회의에서 여성친화도시인 청주시에서 여성안심택시를 도입한다고 하더니 드디어 실행에 옮기셨구나! 하는 오히려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처음엔 핑크색이 어색하더니 자주 보니 친근감이 생겼다. 다음에 택시를 이용할 일이 생기면 여성안심택시를 이용해 보리라.

그러던 중 며칠 전 아침. 정말 화가 나는 일이 있었다. 택시와 관련된 일이었다.

우리 연구원에 입사한지 10일도 안된 신입 박사가 한분 계신다. 그 분은 원래 집이 대전이라 아직 청주시 지리를 잘 모른다. 전날 회식이 있었는데 마침 그분 집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 회식장소였다. 우리는 그분에게 나가서 왼쪽으로 그냥 쭉 가시면 집 근처이다. 걸어서 10분내지 20분이면 걸리는 곳이라고 알려주었다. 회식이 끝나고 우리가 알려준 방향으로 계속 걸어갔으나 집 근처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택시를 탔다고.

그런데 이제부터 황당하다. 택시 운전사가 빙빙 돌고, 다 왔다고 내리라고 하면서 하는 말. "당신이 탔던 바로 그 건너편이 바로 여기요." 이럴 수가! 아니, 정말 이럴 수가! 이게 청주의 인심인가? 다음 날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나는 너무 부끄럽고 화가 나고 미안했다. 그리고 황당했다. 이런 일이 정말 있단 말인가?

가끔씩 신문지상에 외국인들이 당하는 불친절하고 빙빙 도는 택시 서비스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 실제로 당해본 적이 없기에 '설마 그런 일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사실 더 앞섰다. '그래도 우리나라가 이만큼 사는데, 그렇게 후진적인 택시문화일까?' 라고 말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사실이다니. 이거 너무 하는 거 아닌가? 정말 부끄러운 우리의 현실이었다. 아무리 밤늦게 약간 취기가 있던 손님이었다 해도, "길만 건너면 바로 거기입니다." 라고 솔직히 말해주는 그런 택시기사는 없단 말인가! 그나마 위로받을 수 있는 것은 미터기에 나온 요금보다는 다소 적게 받았단다.

불경기라서, 손님이 너무 없어서, 정말 그게 아니라면 길을 건너기 위해서 신호체계를 지켜야 하므로 빙빙 돌아야 했던 것인가.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보아도 상당히 실망스러운 택시기사였다. 어떤 택시였는지 알았다면 불친절 택시로 고발을 했을 것이다. 같은 한국 사람에게도 이렇게 날강도 택시행위가 있으니, 외국인에게는 더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택시 서비스는 후진국이었다. 슬픈 현실이다.

평상시 택시 운전기사님들을 보면 친절하신 분도 많다. 그런데 이렇게 일부 불친절하고 양심 없는 택시 기사들 때문에 다른 모범운전기사들도 같이 욕을 먹게 된다.

이런 와중에 핑크택시의 도입은 택시문화를 좀더 선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신문기사를 보니, 66대가 우선 운행되고, 여자만 타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남성분들도 적극 이용하시길 바란다. 설마 여성안심택시에서 저렇게 비양심적인 운행은 하지 않을 것이다. 가장 친절하고 모범적인 기사분들이 운행을 하신다고 하니까 말이다. 66대는 아직 적은 감이 있다. 길거리의 모든 택시가 안심택시가 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그래서 택시서비스만은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핑크택시는 이미 영국이나 모스크바, 국내 익산시에서 시행한 것을 벤치마킹 한 것이지만, 택시의 친절 서비스는 타지역에서 벤치마킹하는 그런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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