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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7.30 16:23:1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혜선

충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장면 1. 퇴근 후 아파트에 도착.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고 엘리베이터 로비에서 엘리베이터를 부른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해서 문이 열리고 나는 엘리베이터를 탄다. 이때 뒤에서 약간 빠른 걸음으로 오는 소리. 남자이다. 내가 엘리베이터 문을 잡아준다. 그 남자가 탄다. 각자 내릴 층수를 누르고는 핸드폰을 보거나 문을 쳐다본다. 그리고 각자 내린다.

장면 2. 이스탄불의 한 호텔 객실. 객실은 7층. 아침 식사를 하기위해 1층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탄다. 5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춘다. 다른 투숙객인 듯 어떤 남자가 탄다. "굿모닝" 하면서 서로 인사를 한다. 그도 아침 식사를 하러 가는 모양이다. 1층에 내려 각자 식당으로 들어가고 각자 아침을 먹는다.

장면 1와 장면 2는 모두 내 경험이다. 나는 왜 외국에만 나가면 인사를 잘하지? 생전 볼일도 없는 호텔에서 만난 외국인에게는 친절한 듯 굿모닝~~하고 인사를 하면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에게는 인사를 안 하는 나.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한가지 목표를 세웠다. 인사하기. 내가 먼저 인사하기이다. 그래서 작년 가을부터인가 난 엘리베이터를 타면 우리 이웃들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무지 어색했다. 그래도 계속 했다. 반응이 여러 가지였다.

첫 번째 반응은 반갑게 웃으면서 인사해주시는 분이다. 이런 분은 정말 별로 없었다. 한 두분 정도 있었던 기억이다. 그리고 그분들이 모두 나이가 좀 드신 분들이었다.

두 번째 반응은 그냥 무표정으로 "아~. 네." 하면서 머리를 살짝 숙이면서 나의 인사를 받아주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경우이다.

세 번째 반응은 좀 황당한 케이스. 내가 "안녕하세요."라고 하면, "네"라고 나의 인사를 받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 나이도 나보다 어린 사람이 그러는데, 이 경우를 당했을 때, 너무 어이없음 그 자체. '저사람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번째 반응은 아이들 반응인데, 내가 "안녕?"하면, 아이들은 어찌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냥 멀뚱멀뚱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 나도 민망하다.

아무튼 나의 인사하기 운동은 오래가지 못했나 보다. 요즘은 하고 있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지난달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어떤 꼬마가 "안녕하세요."라고 씩씩하게 인사를 한다. 귀엽다. "그래~안녕."하고 나도 인사를 같이 하고는 헤어졌다. 오늘 그 꼬마를 길가다 만났는데 날 알아보고는 "안녕하세요."라고 한다. 어머. 순간 나도 놀랐다. "어. 어. 그래. 안녕." 약간 머뭇거리면서 나도 답인사를 했다.

예전 아파트에서는 만날 때마다 항상 씩씩하게 인사를 잘하는 꼬마들이 있었다. 아마 부모가 그렇게 교육을 시켰나 보다. 그런 꼬마들을 보면 귀엽고 깜찍하고 왠지 아이들 부모들이 좋은 사람일거 같다.

우리 연구원에서도 나이 어린 연구원들을 보면, 만날 때마다 인사를 잘하는 친구가 있는 반면, 복도에서 만나도 그냥 지나가는 친구도 있다. 본인은 쑥스러워서 그럴지 모르지만 상대방은 좀 별로다. 내가 먼저 아는 체하려 해도, 눈길조차 주지 않고 땅만 보고 지나가는 직원을 붙들고 인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도 마치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인양 조심히 그 눈길을 피해 지나간다.

나 역시 인사하는 것에 그렇게 익숙한 편은 아니다. 작년에 시작하다가 중도에 그만둔 「인사하기 운동」. 아까 그 꼬마 덕분에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한다. 하다가 안 되면 그만두면 되고, 또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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