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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7.02 18:08:1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변혜선

충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이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이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자원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인도의 타지마할, 중국의 만리장성, 러시아의 바실리성당, 터키의 토카피궁전, 씨엠림의 앙코르와트 등 우리는 유명한 관광지를 찾아가서 이렇게 거대한 건축물을 보고 감동한다. "우와~", "역시!", "대단해!!"라는 감탄사를 연이어 내뱉는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이런 건축물을 보면, 그 오랜 역사의 깊이가 느껴지고, 그들의 섬세한 예술성에 다시 한번 놀란다. 실내 벽면을 장식한 섬세한 조각, 또는 그림들을 보면, 가깝게는 몇백년전 길게는 몇천년전의 작품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이다. 그들의 장인정신과 탁월한 예술적 감각에 감탄한다.

한편, 이들의 공통점은 강력한 군주가 만들었다는 사실도 있다. 피라미드는 이집트 파라오의 작품이고, 베르사이유 궁전은 낭비벽이 유명한 루이14세의 작품이다. 알함브라 궁전, 중국의 만리장성 등 역사적으로 길이 남는 이런 고 건축물들은 강력한 왕권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좋다. 그 덕에 후세들이 먹고 살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러한 걸작을 만들어 내기 위해 끌려간 많은 노동자들은? 그들은 아마 당시의 노예나 전쟁에서 데려온 포로, 그러한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배고픔과 억압과 채찍질 등을 당해가면서 이러한 걸작을 만들어 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렇게 역사적인 건축물을 볼 때는 한편으로는 감탄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의 소박한 건축물을 보면 나름 위안을 받는다.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위대한 결과물 뒤에는 보이지 않은 많은 희생이 따른다. 그런데 그 희생들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너무 간과되어지는 경향이다. 결과만 갖고 역사에 기록된 대로 이것을 지시한 아무개 왕만 역사에 남는다. 안타깝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21세기인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일을 해보면 앞에서 폼 잡는 사람 있고, 이것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스탭들이 있다. 쉽게 영화를 보자. 주인공인 영화배우들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다. 그러나 영화 한편 만들기 위해 시나리오 작가, 조명, 의상 등의 기본 스탭 뿐만 아니라, 밥해주는 아주머니, 운전기사분들, 도시락 나르는 분들 등 너무나 많은 분들이 고생하신다.

우리 연구원도 마찬가지다. 자료복사부터 회의준비까지 뒤치다꺼리 해주는 연구원들. 그리고 연구비 정산이나 물품 구매 등을 지원해주는 직원들. 사실 이런 일은 잘해야 본전이다. 사람들이 당연히 잘할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기대치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불평이 쇄도한다. 그래서 어느 조직이건 총무나 관리부서는 피곤하다. 칭찬보다는 불평불만을 많이 듣는 부서이기 때문이다.

가끔씩은 지금의 나를 도와주시는 분들의 노고를 생각해보자. 우리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함을 정리하시는 경비아저씨도 그렇고, 새벽 일찍 우리가 출근하기 전에 각 사무실을 깨끗이 청소해주시는 분 역시 고맙다.

신문기사를 보면 희소식을 접할 때가 종종 있다. 최근에는 오송첨복단지와 대구 첨복단지가 공동 협약을 맺기도 하고, 청주·청원이 통합하는 것으로 주민투표가 마무리 되었다. 이 외에도 어느 지역이 무엇으로 선정되었다, 국비 얼마를 확보했다는 등 많은 희소식을 접할 때가 있다. 지켜보는 우리는 이것을 그냥 당연시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희소식 하나를 만들기 위해 뒤에서 노력하는 많은 분들의 노고를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피라미드라는 역사적 건축물이 많은 보이지 않은 희생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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