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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혜선

충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어릴적 한번쯤 읽었을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만화로라도 보았을 것이다. 소인국과 대인국을 모험한 걸리버와 풍차를 보고 칼을 흔드는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말이다. 나도 그냥 그런 이야기로만 기억했다. 올해 어느 날 돈키호테를 내가 읽었었나? 잘 모르겠다. 한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본 첫인상은 그 두께에 놀랐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무려 7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이었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역시 만만치 않은 두께였다. 그리고 읽다보면 이 소설들은 절대로 아이들이 읽기에는 너무 심오하다는 사실에 또 놀란다.

1605년에 발간된 돈키호테. 원제는 "재치있는 시골귀족 돈키호테 데 라만차" - Ingeniso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 주인공 돈키호테는, 늙은 미치광이, 자칭 편력기사, 그가 기사소설을 너무 많이 읽어, 환상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한편 그는 세상의 불의를 없애고, 자신이 생각하는 질서와 정의를 기준으로 살아하는 정직한 사람이다. 순수한 사람이고 말이다.

그리고 그를 따라다니는 산초 판사 역시, 엉뚱한 돈키호테를 주인으로 충실히 섬긴다. 이들은 자신의 이름을 크게 날리고, 또 섬의 영주가 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긴 하나 그걸 어디서 뺏어 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하려고 한다. 세르반테스는 기사가 이미 사라진 시대에 기사가 되고 싶은 망상주의자 돈키호테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생각, 순수하게 살아가는 바른 생각을 전달하고자 했다.

이브가 아담의 갈비뼈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단순이 이브가 아담에 종속된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갈비뼈는 살중의 살이고 뼈중의 뼈인데, 이렇게 중요한 부분으로 만들어진 아내로 맺어진 부부. 그렇다면, 상대방의 잘못이 비록 나로 비롯된 것이 아닐지라도, 그것이 내것이고, 같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운명공동체이다. 서로 아껴주며, 같이 의존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그런 관계라는 것이다. 돈키호테 책에 이런 글귀가 있을 줄 몰랐다.

또 다른 에피소드. 文과 武에 대해 말한다. 文의 목적은 배분의 정의를 정확하게 하여 모두에게 적절하게 분배할 수 있는 법을 만들고 실행시키는 것. 武의 목적은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고 정확히 집어준다.

1726년에 발간된 걸리버 여행기 원작을 보니 소인국, 대인국만이 아닌 라퓨타, 즉 하늘을 나는 섬에도 가고, 후이넘과 야후의 세계에도 간다. 소인국의 사람들은 서로 다투었다. 이유는 계란 까는 방식 때문에. 뾰족한 부분부터 까느냐, 둥근 부분부터 까느냐를 두고 말이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와 조금 다른 게 있다. 그들이 사람을 채용할 때는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본다고 한다. 똑똑한 사람을 찾지는 않는 이유는? 이 세상 모든 일이 꼭 똑똑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고, 그래서도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인국 왕은 영국의 변호사나 정치가, 전쟁, 화약, 그리고 귀족들의 생활상을 듣고는 가장 유해한 벌레라고 했다.라퓨타. 즉, 하늘을 나는 섬의 사람들은 수학과 음악을 최고로 치며, 오로지 연구만 한다. 인간의 똥을 다시 먹을 것으로 만드는 연구를 하는 학자 등.

후이넘과 야후의 세계. 후이넘은 말이다. 후이넘이 야후를 지배한다. 야후는 가장 길들이기 힘든 동물인데, 인간을 닮았다. 야후같은 놈은 가장 심한 욕이다.

그저 가볍게 읽으려고 했던 책이었는데 메시지는 절대 가볍지 않았다. 우리가 잠시 잊고 있던 사실을 일깨워 준다. 어쩌다 이렇게 훌륭한 소설들이 동화로 전락(?)해 버린 이유는 모르겠으나 올 가을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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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황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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