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0.11.30 16:26: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제, 삶을 천천히 즐겨보자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페터 빅셀/푸른숲

스위스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페터 빅셀은 담백하고 절제되어 있는 문장의 대가이다. 전직 초등학교 교사라는 직업이 상상이 되지 않을 만큼 그의 작품 속 문장들은 왠지 암호를 해독하는 듯하다. 그의 작품은 언제나 단순한 문구, 화려하지 않은 문장, 평범한 단어 속에 숨어 있는 뜻이 따로 있다 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가 이 산문집을 발간한 소식을 듣자마자 읽고 싶었던 이유도 이 작가가 보여줄 문장으로 내 눈을 정화하고 싶기 때문이었으리라.

이 책은 스위스 유력 주간지에 기고한 칼럼들을 담은 산문집이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숨가쁘게 살아가고 뒤도, 옆도 돌아볼만한 여유도 가질 수 없는 현대인들에게 무엇을 위하여 그리 가쁘게 사느냐며 묻고 있다. 참된 삶의 의미를 찾고,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조금은 설렁설렁하게 살면서 기쁜 일에 함께 기뻐하고, 슬픈 일에 함께 슬퍼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나는 일기 쓰기가 두렵다. 살면서 몇 번이고 시도했지만, 이삼일 뒤에는 늘 포기했다. 일기장은 내 날들을 망쳤다. 낮에 경험한 일을 저녁에 쓰는 것이 아니라, 일기장을 위해 살기 시작했으니까.......」, 「어쩌면 사람들은 텔레비전이 세상을 자기 집 안으로 가져다준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그들'의 세상이 자기 자신이라는 것. 텔레비전이 그들에게 큰 세상을 열어 보이는 듯이 속이는 동안 그들의 세상은 아주 작아졌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이 문구를 읽어내려 갈 때서야 나는 우리가 행하는 많은 일들이 사실은 목적과 이유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과학의 발달과 경제의 성장이 내가 생각하고 상상하는 시간과 세상을 오히려 더 작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나는 "그저 바라보기", "그저 그냥 서성이는 법"을 배울 생각이다. 나에게 여유를 선물을 해야 겠다.

세상을 해석하는 다양한 방법

크로스 : 무한상상력을 위한 생각의 합체

정재승,진중권 / 웅진지식하우스

친구들을 만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아이팟으로 음악을 들으며, 구글로 생활정보를 검색한다. 또 심심할 때면 핸드폰을 가지고 셀카를 찍고, 쌍꺼풀 수술은 성형수술에 끼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며, 불과 20년전 엔 상상도 못할 일인 물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먹는다.

이러한 현상들을 미학자인 진중권과 과학자인 정재승이 그들의 전문적인 식견의 눈으로 이야기한다. 그냥 커피 한잔 앞에 두고 두서없이 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아 놓은 듯하지만, 전혀 다른 두 분야의 학자들이 같은 주제를 가지고 소통하고, 대화하고 사회현상들을 분석해 놓은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우리의 작은 사회현상들을 폭넓게 이해 할 수 있는 새로운 눈과 귀를 얻게 되었다.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아주 작고 사소한 현상들을 쉽게 지나치거나, 익숙해하거나, 쫓기 바쁘다. 상상력과 창조를 강조하는 시대인 만큼 스티브 잡스의 성공신화에 귀를 기울이고, "숙제"의 만능해결사로 등장한 구글과 네이버 그리고 위키대백과에 대하여 그것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어떠한 현상을 대변하는 것인지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분석하는 일은 일명 사회학자들의 일이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이끌어가는 세상이다. 쉽고 가볍게 미학자와 과학자가 우리 주위의 작고 소소한 일상들을 본인들의 생각대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면, 우리도 생각해보자. 우린 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아이폰을 기다리는 수고를 하면서까지 쓰고 싶어 하며, 물을 사먹는 것일까?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