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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10.19 17:40:5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아름답게 나이든다는 것은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 현대문학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4월의 어느 날 아치울에 있는 작가의 집을 찾았다. 잘 정돈된 마을 풍경과 길 양쪽으로 피어있는 벚꽃 길, 아차산이 마주보이는 곳에 황토로 지은 아담한 집과 초록빛 잔디 정원이 아름다웠던 기억이 있다.

작가의 나이 여든임에도 때로는 소녀 같은, 꾸미지 않은 솔직한 글이 좋다. 그녀의 바램처럼 나도 먼훗날 자녀와 손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사람으로 나이 들고 싶다. 여든에도 글을 쓸 수 있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기력이 있으면 좋겠다.

이 책은 크게 세 꼭지로 나뉘어져 있다. 정원을 가꾸며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작가의 일상과 문태준 시집 <그들의 발달>,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최순우의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고흐의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등에 대한 느낌을 적은 '책들의 오솔길'이라는 예쁜 제목의 책이야기가 두 번째다. 마지막은 작가가 좋아했던 김수환 추기경님, 박경리 선생, 박수근 화백의 추모글로 짜여졌다.

섬세함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작가의 글을 읽으며 어느새 편안해지는 내가 보인다. 친구 같아지는 옆지기와 착한 아이들이 있고,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직장이 있으니 행복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름답게 나이듦을 알려주는 책을 읽으며 작은 위로를 받는다.

사랑이라는 환상의 위대한 힘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 민음사

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화자(話者)로 나오는 닉 캐러웨이가 이끄는 대로 그저 페이지 넘기기에 급급했고 별 다른 느낌이 없었다. 주말에 다시 읽게 되면서 영화 보려던 계획까지 취소하고, 닉이 되고 개츠비가 되고 때로는 데이지가 되어 하루를 살았다.

소설의 배경인 1920년대는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경제적으로 눈부신 성장기를 이룬 시기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개츠비가 불과 몇 년 사이에 대저택을 소유하고, 매일 저녁 파티를 열만큼의 부를 축적한 배경이 된 것이다. 자신을 버리고 부유한 남자 톰과 결혼한 데이지를 포기하지 못하고 가까운 곳으로 이사 와서 과거로 돌아갈 꿈을 꾸는 개츠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잠시나마 데이지의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남편 톰의 정부였던 윌슨부인의 죽음으로 상황은 급반전된다. 데이지가 낸 사고는 톰의 계략으로 개츠비의 사고로 되고 개츠비는 윌슨의 권총에 맞아 숨을 거둔다. 늘 찾는 사람이 많았던 개츠비 였지만 죽음 앞에서는 찾는 이가 거의 없었다.

옳지 않은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자신의 과거를 미화하려는 개츠비가 믿음직스럽지는 않지만 데이지에 대한 그의 우직한 사랑만은 믿고 싶다. 5년 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데이지를 기다려주고, 정작 그녀 앞에서는 말도 하지 못하는 순수함을 인정해 주고 싶다.

설령 그것이 환상일지라도, 사랑의 힘은 위대함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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