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김낙춘

충북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

여전히 자연은 아름답다.

'자연에는 인간의 흥미에 따라 각각의 모양으로 나타나고 있는 제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조경건축가(Landscape Architect), 사이몬(John. O. Simonds)의 말이다.

아직까지는 급격한 이변이 없는 한 자연이 태초의 본질을 벗어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자연은 절대적 미적대상이며 그 자체가 아름다움 원리의 장(場)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삶속에서 이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우리 모두의 삶에서 자연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과 함께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를 깨닫게 한다.

여름에는 비(雨)가 많아 좋다. 겨울의 눈(雪)과 달리 여름의 비(雨)는 소리를 지니고 있다. 메마른 대지에 쏟아지는 우렁찬 빗소리, 우산(雨傘)에 와 닿는 빗소리, 숲속 나뭇잎과 어울리며 들려주는 빗소리는 빗물만이 만들어내고 있는 노래이자 언어다. 자연의 말(言)들이다.

한여름 한때 비오는 날이다. '후드득 후드득' 소리를 내며 내리는 빗물이 들려주는 빗소리가 마음을 적신다. '주룩주룩' 처마 밑에 흩날리는 맑고 투명한 빗물은 세상과 만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여름 비개인 날이다. 하얀 햇살에 드러난 하늘이 맑고 푸르다. 산허리에 맴돌던 비안개가 걷힌 산세(山勢)가 곧고 깊다. 높게 솟은 나무의 위세가 하늘에 닿는다. 눈앞에 다가오는 자연의 위용이 온화하고 장엄(莊嚴)하다. 바람 불어 좋은날 비바람에 실리어온 산바람(山風)을 등지고 비(雨)에 젖은 숲길을 걷는다. 산길에 흩날린 나뭇잎이 밟힌다. 걸음에서 묻어나는 촉촉한 대지(大地)의 싱그러움이 온몸에 감긴다.

아름다운 추억과 낭만을 만들어가고 있는 한여름 늦은 오후의 노을이 번지는 멋스러운 도시를 걷는다. 오고 가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행복이 가득한 풍요한 삶의 넉넉함이 넘쳐난다. 사랑하는 연인들이 마주보며 즐겁게 나누는 거리의 대화가 음악처럼 퍼진다. 손에 손을 꼭 잡고 걷는 노부부의 다정한 뒷모습이 빗물이 흐르는 거리위에 거울처럼 비추인다. 수정처럼 맑은 물방울이 솟아나는 활기찬 거리에서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다.

"안녕하세요?

"누구시죠?

"아! 그러네요."

"이제야 알겠어요."

"오래전일이라 몰라보았네요."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가져보는 반가운 만남과 나누는 재회의 기쁨이다. 한동안 잊히었던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되살아나게 한다. 일상생활에서 아름다운 사람들과 맛있는 말을 주고받을 수 있어 행복하다. 아름다운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삶이다.

자연과 함께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은 여러 사람들에 의하여 실증되어왔다.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자연에 담겨있는 아름다움을 잃지 않아야 된다. 자연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을 위배하는 한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아름다운 삶은 자연을 존중하고 자연의 위대함을 깨달아야 가능하다.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운 생각과 행동은 사람들만의 능력이며 자랑이다.

언제나 자연은 우리 가까이에 머물고 있다. 아직도 드러내지 않은 자연에 다가가 자연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을 찾고 재발견하는 일이야말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몫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아너 소사이어티 충북 72번째 회원' 변상천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

[충북일보] "평범한 직장인도 기부 할 수 있어요." 변상천(63)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회사 경영인이나 부자, 의사 등 부유한 사람들만 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월 23일 2천만 원 성금 기탁과 함께 5년 이내 1억 원 이상 기부를 약속하면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충북 72호 회원이 됐다. 옛 청원군 북이면 출신인 변 부사장은 2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님을 도와 소작농 생활을 하며 학업을 병행했다. 그의 집에는 공부할 수 있는 책상조차 없어 쌀 포대를 책상 삼아 공부해야 했을 정도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삼시 세끼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마을의 지역노인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했다. 변 부사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왔다"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옥천군청 공무원을 시작으로 충북도청 건축문화과장을 역임하기까지 변 부사장은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나아지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