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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춘

충북대 건축학과 명예교수

가로수(街路樹) 나뭇가지에 아무도 깨어있지 않는 한밤에 나뭇잎이 훌쩍 컸다. 여름이다.

예나 지금이나 자연은 세상 돌아가는 판국이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워도 자신만의 아름다운 모습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여느 해도 그래왔듯이 반갑고 고맙다.

요즈음 공직(公職)에 몸담고 있었던 일부 전직공직자의 면면을 눈여겨보면 자신이 하고 있는 짓이 꽤나 잘 하고 있었다고 여기는 것 같다. 옳고 그름을 몰라서 그런지? 아니면 옳지 않음을 즐기고 있는지? 도대체 왜들 그러는지? 묻고 싶다. 공과사의 구분은 물론 도덕 불감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밝혀지고 있는 몇몇 전직관료의 총체적 부정부패의 위험수위가 도를 넘었다. 시중에 떠도는 말 중.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 이라던 주장이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해괴한 말로 회자(膾炙)된 현실이 냉소(冷笑)를 자아내고 있다.

연일 각종 매체에 보도되고 있는 공직자 및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저질은 비리행태를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망국적이다. 이래도 괜찮은가? 해도 해도 너무들 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국가의 번영(繁榮)과 국민의 안녕(安寧)을 꾀하여야 할 공인으로서의 봉사와 덕목은 뒷전이었고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에 급급한 후안무치(厚顔無恥)한 노쇠한 고위공직자, 최고 권력자의 그늘에 가리어 무소불위(無所不爲)권력을 남용한 탐욕스런 정부부처의 실세들, 권력자의 충복임을 자임한 시정잡배(市井雜輩)같은 지저분한 위인들, 천문학적 거액을 고객의 예금에서 빼내어 밀항선을 타고 해외로 도망가려다 붙잡힌 파렴치(破廉恥)한 모 저축은행 회장 등. 무분별한 지나친 탐욕과 범죄행각을 보면 그들만의 추악한 악(惡)의 잔치를 벌리는듯하다. 끼리끼리 몰려다니는 패거리가 마치 조직폭력범들의 작태와 다르지 않다. 그들에게는 선(善)은 없다. 더욱 심각한 상황은 잠복해 있거나 드러나지 않은 비리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각종 부정부패비리가 드러날 때마다 이의 근절을 위해 만병통치약인양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댔지만 공정한 법집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사건만 터지면 성역 없는 수사와 구속을 다짐하고 공정한 사회를 표방했지만 소리만 요란했지 솜방망이 처벌과 불공정한 사회로 가버렸다는 비판을 면할 수가 없게 되었다.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경제사범 판결의 경우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이유만으로 면죄부를 주는 비정상적인 사례가 만연했고 이로 인해 공동체의 가치가 훼손되거나 파괴되었다.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위해 검찰청 포토라인(photo line)에 서서 대국민을 향한 자신의 괴변(怪辯)만을 늘어놓는 그들에게는 일말(一抹)의 반성하는 모습도 없다. 알려진 비위에 관한한 모두가 사실이 아니라는 강변(强辯)이다. 솔직하지 못하고 비굴하다. 오히려 위세가 당당하다. 언제나 그랬다.

우리나라의 부패지수는 경제협력기구(OECD)34회원국 중 하위권 27위다. 국제투명기구 조사에서도 결코 맑지 않다. 국격(國格)을 내세우기에 떳떳하지 못하고 부끄럽다.

'부패(腐敗)는 국가를 몰락으로 내몰리게 하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17년간 영국의 재상을 지낸 윌리암 글래드스턴(William Gladstone,1809-1898)의 말이다.

꽃비. oil painting on canvas. 2012

하버드대학교 교수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은 도덕적 딜레마(dilemma)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이시대의 윤리(倫理)적 도덕(道德)적 물음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있다. 도덕은 정직(正直)이자 선(善)이다. 인간에 의해 행하여지는 최선의 선은 아름답다.

여전히 오월의 태양은 빛나고 하늘은 파랗고 맑다. 아카시아 향기가 부드러운 바람에 묻어와 살갗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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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소사이어티 충북 72번째 회원' 변상천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

[충북일보] "평범한 직장인도 기부 할 수 있어요." 변상천(63)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회사 경영인이나 부자, 의사 등 부유한 사람들만 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월 23일 2천만 원 성금 기탁과 함께 5년 이내 1억 원 이상 기부를 약속하면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충북 72호 회원이 됐다. 옛 청원군 북이면 출신인 변 부사장은 2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님을 도와 소작농 생활을 하며 학업을 병행했다. 그의 집에는 공부할 수 있는 책상조차 없어 쌀 포대를 책상 삼아 공부해야 했을 정도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삼시 세끼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마을의 지역노인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했다. 변 부사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왔다"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옥천군청 공무원을 시작으로 충북도청 건축문화과장을 역임하기까지 변 부사장은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나아지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