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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춘

충북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

계절의 절기(節氣)는 여전히 유효하다. 매일 매일이 어제와 다르게 찬바람에 묻어온 봄 내(春香)가 콧등에 머문다. 대로변에 줄지어있는 가로수 나뭇가지치기가 한창이다. 혹한의 추위를 견뎌낸 나목(裸木)에 새싹이 돋을 것이다.

2012년. 금년. 우리나라에는 두 번의 선거가 치러진다. 4월에 총선(국회의원선거). 11월에는 대선(대통령선거)이다. 한두 차례 꽃샘추위가 지나 새봄이 오면 꽃바람 못지않은 선거바람이 드셀 것이다.

국가가 부강(富强)하고 국민의 삶이 행복해지기 위한 것 중. 분명한 것 그 하나는 정의롭고 아름다운 창조적 정치에 있다. 최근에 불거진 노정객의 거짓과 부도덕한 처신에 실망이 크고 자괴감마저 든다. 크든 작든 숨기기에 급급하고 저질은 잘못을 뇌우치기는커녕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치졸(稚拙)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 부끄럽고 추하다.

또 다른 경우 책임질 사람에게는 관용을 베풀고 심부름에 충실했던 아랫사람만 구속되는 사태는 형편에도 맞지 않고 정의롭지 못하다. 옳지 않다. 한 때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有錢無罪)라는 말이 횡행하더니 한 술 더해 유권무죄(有權無罪) 무권유죄(無權有罪)라는 말이 시중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이 또한 망국적인 병폐다. 일부이긴 하나(·) 몇몇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에 숨어서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허위사실을 폭로하고 근거 없는 비방을 일삼고 있다. 이의 결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았는가· 비정상적인 뻔뻔한 정치인에게 묻는다. 못돼먹은 정치인의 모습이다.

자유민주주의체제는 다양성을 지닌 여러 분야의 전문성과 보통사람들의 상식이 존중되는, 공정하고 도덕이 제대로 서야 번영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수 진보로 나누어진 정당들의 충돌이 도를 넘는다. 소위 좌우(左派, 右派)로 대립되는 사상적 이념의 극렬한 반목도 바람직하지 않다. 상호 주장하는 상반된 사안에 대해서는 충분한 토론과 소통을 통해 절충점을 찾아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야 된다. 그래야 국민이 편하다. 정치권을 포함한 모든 계층의 지도자는 말과 행동이 신중해야 된다. 특히 정치권의 여(與)와 야(野)가 주고받는 정치적 발언에서는 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절제되어야 된다. 상대방에게 말을 건넬 때는 말의 품위는 물론 예의를 갖추어야 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고 하지 않던가.'

최근의 '방송기자초청토론회'에서다. 각 정당 대표자의 입이 거칠며 독해지고 있다.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않는다. 자신의 주장 보다는 남의 허물만을 탓함을 즐긴다. 아픈 상처에 소금뿌리는 일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겠다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철학의 부재다. 언어선택도 저급하고 비논리적이다. 역사적 안목도 깊지 않다. 우리에게 무서운 적은 무식(無識)이다.

'목민심서(牧民心書)' 저자 '다산(茶山) 정약용' 조선조 말(1762년 영조38년) 당대의 대표적 실학자다. 1801년 천주교 박해로 인한 '신유사옥'때 그의 셋째형(정약종)과 아들이 죽음을 당한다. 겨우 목숨을 부지한 정약용. 그는 18년 동안의 긴 유배생활을 한다.

'나는 죄인입니다. 죄인이 무슨 가르침을 줄 수 있겠소' 하며 임금의 은총을 받은 자신의 처절한 처신을 반성하는 의미로 스스로 폐족(廢族)임을 자임한다. 당시의 상황으로는 최악의 굴욕으로 폄하(貶下)되었으나 후세에 그가 자초한 선택은 도덕적으로 가장 힘든 결정을 한 미덕(美德)임을 깨닫게 한다.

'나는 항상 옳다고 생각한 것을 위해 투쟁했지만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았습니다.' 가브리엘 디 기퍼스(Gabrielle Dee Giffords), 미국 하원의원의 말이다.

서둘러 도심지 높은 빌딩에 내걸린 입후보자들의 대형 초상(肖像)걸개사진이 저마다의 모습을 뽐내며 유권자(有權者)의 시선을 쫓고있다.
ⓒ 김낙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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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소사이어티 충북 72번째 회원' 변상천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

[충북일보] "평범한 직장인도 기부 할 수 있어요." 변상천(63) ㈜오션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회사 경영인이나 부자, 의사 등 부유한 사람들만 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월 23일 2천만 원 성금 기탁과 함께 5년 이내 1억 원 이상 기부를 약속하면서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의 충북 72호 회원이 됐다. 옛 청원군 북이면 출신인 변 부사장은 2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부모님을 도와 소작농 생활을 하며 학업을 병행했다. 그의 집에는 공부할 수 있는 책상조차 없어 쌀 포대를 책상 삼아 공부해야 했을 정도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삼시 세끼 해결하지 못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마을의 지역노인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했다. 변 부사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이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왔다"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내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옥천군청 공무원을 시작으로 충북도청 건축문화과장을 역임하기까지 변 부사장은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나아지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