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메뉴판을 보면서 음식을 주문하고 내 입맛에 맞게 먹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외국인이 한국어를 읽을 줄 안다고 하자. 아니 메뉴판에 영어로 재료와 기타 음식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손 치자. 돌솥비빔밥을 정성껏 해석하여 주문하고 그것을 고추장을 약간 넣어 비벼 먹는 것을 알기나 할까. 그리고 왜 이리 음식은 뜨거운지 아마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우리도 외국에서 음식을 주문해 먹는다는 것이 이와 마찬가지이다. 우리수준을 뭐로 알고 그냥 적어 놓았다. 사실 메뉴판을 제 아무리 정성껏 제작했다고 하더라도 그 나라의 문화를 어찌 한 두 줄의 단어 나열로 설명하고 이해 시킬 수 있겠는가. 일행 중에 한사람이 이렇게 얘기한다. 메뉴판 순서대로 시켜볼까요· 아님. 1, 3, 5 , 7 혹은 2, 4, 6. 8 어떻게 나갈까요? 극단적인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다. 바로 러시안 룰렛을 하고 있는 중이다. 주문대로 나왔는지도 사실 확인 불가능. 식탁에 차려진 음식은 어쨌든 종류와 가짓수는 맞다. 여행을 좀 다녀본 사람들은 이와 같은 행동을 하곤 한다. 6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3개나 4개의 스프를 시킨다. 그리고는 스프가 나오면 수저를 두개 더 달라고 한
추풍에 낙엽이 떨어지고 차가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울긋불긋 단풍이 시작되는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제법 찬바람이 옷 속을 파고 들어와 몸이 절로 움츠려든다. 이럴 때 가을바람을 막아주는데 스타일도 좋고 기능성도 뛰어난 트렌치코트(Trench coat)가 단연 으뜸이다. 트렌치코트는 가을 패션의 정석으로 꼽을 만큼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템이다. 트렌치코트는 전쟁 중에 탄생한 옷으로 단어 그대로 직역하자면 트렌치(trench)란, 영어로 '도랑', '참호(塹壕)'라는 뜻인데 야전에서 몸을 숨기면서 적과 싸우기 위해 방어선을 따라 판 구덩이를 말한다. 참호 속의 혹한과 비바람의 날씨로부터 병사를 보호하기 위해 영국군의 장교용 방우(防雨) 외투에서 유래된 코트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기간 중 영국을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 버버리(Burberry)의 설립자인 토머스 버버리(Thomas Burberry)가 군인을 위한 레인코트로서 트렌치코트를 개발하였고 일명 '버버리(burberry) 코트'라고도 불린다. 전후 대중에게 소개되면서 클래식한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를 굳히게 되었으며, 지금은 스타일의 고전 아이템으로 전 세계인의 꾸준한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학의 발달로 건강하게 100세의 수명을 누리는 시대가 멀지 않은듯하다. 그러나 육이오를 겪고 보릿고개를 넘어온 지금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는 평균수명은 많이 늘었지만 그리 건강하시지는 아닌 것 같다. 당분간은 유병 장수시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초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로부터 틀니가 고장 났다는 전화를 받고 집안에 비상이 걸렸다. 80대 중반을 바라보시는 어머니께서는 무릎이 좀 불편하신 것 외에는 특별히 아프신데는 없는데 틀니를 지탱하고 있던 몇개 안되는 치아 중에서 한 개가 부러지는 바람에 못쓰게 되어 버린 것이다. 부랴부랴 어머니의 단골 치과로 모시고 갔는데 새 틀니를 맞추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매일 드시는 아스피린이 지혈을 방해하기 때문에 일주일 후 발치 예약을 했고 부기가 빠질 때를 기다려 일주일 또 일주일 시간은 하염없이 걸렸다. 마침 눈길이 미끄러워 모시고 다녀야 했는데 시간이 넉넉지 않은 나로서는 죽을 맛이었다. 야속하게도 치과선생님은 이런 사정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전혀 서두르는 기색이 없었다. 그래도 어머니 불편해 하실까봐 안 바쁜척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데 그걸 모르실리 없는 어머니께서 한마디 하신다. "사람이
새가 없는 숲은 얼마나 적막할까. 이른 아침, 아파트 정원에서 재잘거리는 참새 소리는 귀와 눈을 번쩍 열게 하고 껌딱지처럼 방바닥에 눌어붙은 등바닥을 곧추 세우게 한다. 해 뜰 무렵, 테니스장 옆 측백나무 위 어치의 울음소리는 하수(下手)의 실수를 나무라는 고수(高手)의 잔소리보다 따갑지만 그 여운이 살갑다. 새 소리는 숲의 정령이요, 숲의 영혼이다. 새가 앉지 않는 나무, 새소리가 들리지 않는 숲은 영혼 없는 껍데기 숲과 다름없다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 또 고기 없는 냇물은 얼마나 허전할까. 물은 그런대로 맑아 보이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노니는 물고기 한 마리 없다면 왠지 속았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냇물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물고기가 보이지 않으니 황당하기까지 하다. 물고기는 물의 정령이자 영혼 같아서 물고기 없는 냇물 또한 영혼 없는 껍데기 냇물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반대로, 물속을 유유히 돌아다니는 물고기를 보노라면 얼마나 가슴 설레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충일한 삶의 에너지를 얻곤 한다.무심천은 녹색수도를 표방하는 청주의 젖줄이다. 미평천은 이곳 무심천으로 흘러드는 지천 중 하나. 그 미평천에 물고기가 없다. 아침마다 운동을 하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어디어디 떴나, 남산 위에 떴지. 귓가에 자연스레 머무는 가사를 중얼거리며 지난 추석 때 오랜만에 밤하늘을 밝히며 꽉 찬 보름달을 보았다. 동네를 산책하는 내내 따라다니는 둥근 달이 새삼 매력적이고 신기해 쳐다보느라 달맞이 소원을 비는 것을 잊어버렸다. 엊그제 밤 산책을 하며 문득 늦은 소원을 빌어볼까 하며 찾은 달은 이미 찌그러진 반달이었다. 내 마음속 달은 아직 보름달인데 어느새 시간이 물 흐르듯 지났구나. 달은 인류가 불을 발견하기 전까지 밤을 밝혀주는 가장 밝은 빛이었고 야간활동을 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끼쳐왔다. 차고 기우는 주기가 규칙적이어서 농업과 어업 등 생업 전반에서 달력 상의 시간척도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달은 초승달, 상현달, 보름달, 하현달, 그믐달, 달이 없는 삭 등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달의 이름이 다양한 이유는 달의 공전 때문이지 실제로 달의 모양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달과 지구의 공전에 의해 태양빛이 달라지기 때문에 달의 모습이 변하는 것이다. 보름달이 뜨면 사람들은 수면시간이 20분 정도 감소한다고 한다. 이는 우리 몸에서 밤에 집중적으로 분비되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무의
최근 복잡한 도심 생활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농사활동을 통해 해소하고 지친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하는 직장인이 늘어나며, 자연과 영농체험을 통해 도시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유입을 유도해 농촌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도시-농촌 상생 도시농업 콘텐츠'가 생겨나고 있다. 도시가 꽃이라면 농촌은 그 꽃을 피우는 토양이다. 따라서 농업·농촌이 건강해야 도시가 건강하게 발전하고,결국 나라가 굳건해진다. 도시농업이 활성화되면서 우리나라도 도시농부가 2012년말 기준으로 76만6천명을 넘어섰다. 2년전인 2010년보다 4배 이상 많은 숫자다. 전 세계의 도시농부는 8억명 이상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큰 회사나 병원 등 건물옥상에 휴식과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정원 설치가 보편화됐다. 뉴욕시는 옥상에 텃밭을 둔 빌딩만 600개 이상 이르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에도 옥상정원이 총 20만2천449㎡로 연간 냉·난방비를 36억원 정도 절감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농업은 생태계 보전, 삭막한 도시환경 개선, 이웃과의 나눔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조명되면서 21세기 세계도시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농업 확산에 힘입어 부산, 대구광역시 및 수원시, 시흥시 등
학교폭력은 박근혜 대통령이 성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과 더불어 국민과 근절을 약속한 4대 사회악 중 하나이다. 온 국민은 이러한 4대 사회악 근절을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그 실천과 효과에 대하여는 아직도 불안이 깔려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문제이지만 별다른 대책이 수립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하며 어느 형태의 학교폭력이든 피해자 자신이 느끼는 수치심과 보복의 두려움, 주변의 집중되는 시선 때문에 쉽사리 드러나지 않는다. 더욱이 최근들어 폭력학생의 공격적 행동에 이은 피해자 학생의 자살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며 사회적으로 큰 불안과 충격을 주고 있다.가해학생의 괴롭힘에 시달리던 피해학생이 견디다 못해 자살을 결심하게 되는 것은 목숨을 끊으면 고통과 걱정이 사라지고 문제가 해결되며 편안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살을 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님을 깨달아야
주인 엉덩이를 인식하여 시동 거는 자동차 나는 가끔 인터넷 뱅킹을 할 때 비밀번호가 기억이 안 날 때가 있다. 가끔씩 깜박 깜박한다. 이에 비해 내 집사람은 거의 치매 수준이다. 그럼 나와 내 집사람 같은 사람을 위해 비밀번호가 아닌 내 신체 특징을 이용하여 인터넷 뱅킹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 까? 더 나아가 차에 시동을 걸려고 하는 순간 차 키를 집에 두고 나와서 부부싸움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도 지문 등 내 신체 특징을 이용하여 자동차 문을 열고 시동을 켤 수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 까? 이것이 가능할 까? 대답은 가능한 수준을 넘어 상용화 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스마트사회에서 개인, 산업, 국가의 주요 정보에 대한 보호 및 보안의 중요성이 한층 증가되고 있음에 따라 기존의 패스워드 또는 PIN을 기반으로 하는 사용자 인증방법이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개인의 고유한 생체정보를 이용하여 신원을 확인하는 바이오인식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이 같은 바이오인식기술은 지문, 얼굴, 홍채, 망막, 정맥, 손 모양, 귀 모양 등과 같은 생체적 특징 및 걸음걸이(gait), 서명, 키보드 치는 습관과 특징(keyboard dynamics
대한민국의 경제가 6.25전쟁이 끝난 이 후에 국민소득 67불에서 국민소득 2만불 규모의 경제로 불과 30년 만에 대략 300배 정도의 경제규모로 급성장을 하면서, 사회구조도 농경사회에서 경공업 중공업의 산업사회를 거쳐서 유선인터넷을 통한 전기정보화사회를 거쳐서 무선인터넷이 대중화된 후기정보화사회로의 급속한 전환이 이루어져 왔으며, 국민들의 삶의 문화와 가치, 직업 등이 그와 더불어 빠르게 변화하면서, 생활의 모든 부분에서 급속한 변화에 적응하기위해 정신없이 선진국이 만들어 놓았던 길을 따라 달려왔다. 그러나 요즈음에 들어서는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속도가 이제는 선진국을 따라만 가면 고도성장 할 수 없고, 우리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독특한 우리만의 창조경제를 통해서만이 가능한 상황이 되어, 사회전반에 걸쳐서 창의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커져가고 있다. 우리가 지난 50년 동안 고도경제성장을 이루어내었듯이, 앞으로의 20년 후에는 지금 우리사회에서 필요한 창조경제를 구현할 수 있는 창의력이 있는 인재를 얼마만큼 키워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현실적인 이유에서 우리사회에 정말 중요한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은 지금 초.중
바람이 빚은 걸작 내몽고 바단지린 사막 여행은 그동안 맛보았던 여행에 비해 스릴과 변화무쌍한 환상을 안겨주었다. 마음이 터~엉 빈 듯~멍하고, 꽉 찬 듯 ~띵하여 제대로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안타가울 뿐이다. 모래와 바람이 만들어낸 사구와 능선의 부드러운 곡선은 어느 유명한 예술가가 이런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자연의 힘이 신비롭고 대단함에 감탄을 금할 길이 없다. 아무리 말해도 모래사막의 경치는 정말 직접 담아다 눈앞에 보여주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끝없이 펼쳐지는 그림 같은 곡선 위를 질주하는 지프는 환상적이라 할 만큼 다채롭고 다이나믹했다.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는 기분이었다. 한참을 신나게 달리다가 경사가 급해 못오르면 가속을 받기 위해 다시 내려와 도전하고 실패하면 또 내려와 다시 도전하는 어려움의 반복에도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는 운전자의 인내심이 대단해 보였다. 표지판도 없고 길도 없는 곳을 어찌 방향을 알고 막힘없이 달리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또한 일행 중 한 사람이 언덕 오름에 실패하면 모두 멈춰서 도와주고 함께 출발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얻은 삶의 진리가 묻어났다. 사막의 아름다운의
한동안 이석기라는 이름이 신문과 방송을 도배했습니다. 지금은 구금된 몸이어서 잠시 뜸하지만 구금 이전의 그는 언론에 등장할 때마다 한결같이 얄미울 정도로 웃음을 띠었습니다. 소설가 안수길 선생은 당신이 논설위원으로 있는 신문의 칼럼에서 이석기 의원의 웃음을 다음과 같이 꼬집었습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이석기는 잘 웃는다. 실제는 어떤지 알 수 없지만, 보도를 통해 접하는 그의 모습은 99%가 웃는 얼굴이다. 선입견 없이 본다면 대단히 여유 있고 온화한 웃음이다. …통진당 비례대표 경선을 부정의 복마전으로 만든 사건의 중심에 서 있을 때도, 사후 수습 과정이 폭력 난동장이 되는 등 당이 혼란과 갈등에 휘말렸을 때도, 역시 그는 태평히 웃고 있었다. 사방에서 자진 사퇴 압력이 가해질 때도 그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자신은 물론, 누구에게도 웃음의 동기가 될 만한 일이 아닌데도, 수많은 국민들 앞에서 그는 계속 웃고 있었다. 이런 그의 웃음을 가리켜 어떤 교수는 내부에 잠재된 불안이나 가책을 은폐하고 자신을 과장하기 위한 조작된 웃음이라는 뜻의 해석을 내놓았다.' 정말 그의 웃음은 끝이 없습니다. 국회의 체포 동의안 표결 직전 국회 본관 앞에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심장 박동을 타고 온 몸에 전해진다. 여름 내내 열기를 내뿜던 태양도 한풀 꺾인 9월이다. 눈을 들어 산과 들을 바라보면 왠지 푸르름이 가득 차 보이고 마음은 풍성함이 느껴진다. 이렇게 가을이라는 손님이 내 그림자 속에 들어왔다. 무심천 가를 따라 걷고 뛰고 자전거 타는 연인들의 해맑은 웃음도 우암산을 오르며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연신 닦는 어느 노부부의 다정한 모습도 그 어느 때 보다도 행복해 보이는 것은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특별한 매력이 아닐까 싶다. 잠시 펜을 내려놓고 커피를 마시며 가을편지 노래를 듣고 먹먹해진 나를 발견했다. 한 때는 지금처럼 글도 쓰고 노래도 즐겨 듣고 맨발로 동네 어귀를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이 불현 듯 스쳐지나간다. 지금도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앞선 글자들은 지나가는 과거가 되고 현재가 되고 미래가 되겠지. 행복은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찾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무거운 생각을 하지 말자. 산을 오르되 정상을 보지 말고 나무도 보고 풀도 보고 돌맹이의 오묘한 모양도 보고 고생하는 고마운 나의 눈과 코와 입과 손과 발에도 감사함에 쉴 시간을 주며 살자. 올해는 추석이 일찍 찾아온 것…
생경한 풍경을 만날 때 내 말은 꼬이고 발걸음은 엇나갔다. 난 꼬이고 엇나가고 미끄러지는 낯설음의 설렘 때문에 여행을 했었다. 지난 한 해는 많은 여행을 했고 올 한해는 여행을 하나도 안했다. 그 덕에 꼬이고 어긋나고 미끄러지는 일이 없었고 내내 안녕했다. 지난해 추석 명절 때는 서해안 모항에서 검붉은 일몰을 봤고 올해 추석 그 시각엔 방안에서 잠을 잤다. 먹고 자고 TV보고 뒹구는 안락을 택했다. 거의 일주일을 꼬박 채운 마지막 날에 하나의 의문이 날 괴롭히기 시작했다. '내가 찾는 것이 대답일까· 질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뭘까?' 그러고 보니 내가 살아가는 이 한번뿐인 삶이 유한하기에 난 마구 욕심을 부렸고 마음도 급했었다. 난 아무런 수식이 필요 없는 명쾌한 답변, 맑은 샘 같이 투명하고 장식 없이도 식별할 수 있는 선연한 확신, 명징한 증거들로 실마리를 주는 생의 대답을 찾아 질문하고 또 물어왔다. 목성처럼 별이 되지 못한 행성이 되지 말자고, 지금보다 조금만 더 질량이 컸더라면 스스로 빛을 내는 진짜 별이 되었을 거라는 후회를 남기지 말자고, 그러니 질량을 더 키워서 스스로 빛나는 별이 되자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재촉했었다. 하나 그것도 고달픈 일,…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여서 인지, 추석이 지난 요즘 아침저녁으로 더욱 쌀쌀함을 느끼게 한다. 국가보훈처의 여름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시작으로 7월 정전 60주년 기념행사, 8월 68주년 광복절로 이어지며 무더운 여름도 잊게 만들만큼 빠르게 지나갔다. 충주보훈지청에서 근무하기 전까지는 그저 보훈처는 유공자들에 대한 예우, 유공자 등록, 보상금 지원 등 단순 업무만을 보는 국가기관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국가보훈처는 유공자뿐만 아니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많을 것을 알게 되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나라사랑 교육과 국가보훈을 통합 국민 대 통합이 대표적이다. 나라사랑 교육은 초ㆍ중ㆍ고등학생을 물론 대학생 일반인에게 까지 국난역사를 통해 국가 정체성을 확립시키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과 나라사랑정신을 갖도록 하는 교육을 말하며, 국가보훈은 국가유공자를 단순 보상하고 예우하는 것을 넘어 포괄적으로 국가적 위기가 당면했을 때 국난극복을 위해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대 통합도 포함 된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전쟁이 끝난 상황이 아니며 정전이라는 애매한 단어로 60여년을 지내고 있다. 언제든 전쟁이 발생할 수 있는 한반도에서 국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바람에 전신을 내 마껴 버린 나무들이 온 몸을 떨고 있다. 그렇게 떨릴 때마다 나무의 떨 켜 끝에서 오색의 이파리들이 물결처럼 여울지며 쏟아져 내린다.떨어져 내리면서 공중을 선회하는 나뭇잎들은 붉다 못해 선홍빛이다. 아마도 자기의 분신을 떠나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절절한 아픔에 몸 안의 모든 진액들이 쏟아져 나와 저토록 처절하리만큼 고운 빛깔이 된 것은 아닌가 싶다. 산자락에 나부끼는 단풍잎 들은 웬 지 서로 다른 빛깔을 띠고 있다. 이제 막 떨어져 내리는 것들은 선홍의 붉은 빛이지만 이미 내려앉은 이파리들은 아주 부드러운 자색이다. 어찌 보면 그 눈물겹도록 고운 빛깔 속에는 한 생을 마무리해야 하는 안타까움이 서려 있지만 이미 내려앉은 자색의 부드러움 속에는 아름다운 체념과 겸허함이 녹아 있어서는 아닐까. 만추의 산자락은 슬프고도 아름다워 보인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 애틋하게 넘나드는 햇살과 산허리를 휘감아 돌며 토해내는 갈바람의 수런거림은 일탈을 꿈꾸며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온 길손들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가을 산이 토해내는 이 쓸쓸하면서도 달콤한 향기. 그건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이들을 향한 그리움
세상은 변천의 연속이다. 어제는 이미 과거이고 내일은 미래다. 미래를 위해 사람들은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교육이란 수단이다. 삶이란 자연의 섭리를 따라야 할뿐더러 때로는 인간의 삶에 맞게 개척 내지는 응용과 순응을 위한 방책을 강구하는 수단이 교육이랄 수 있겠다. 따라서 자연현상이 크게 달라지거나 문물의 변천이 현격하게 변화하지 않는 한 교육은 지나친 변화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없지 않다고 단언해 본다. 과거 이러한 농담조의 수수께끼가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수목은 어디에 있는 수목인가·' 그 답은 군부대의 영내에 심겨진 수목이라 했다. 이유인즉슨 군 부대장이 바뀔 때마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가 고사하기 일쑤였단다. 평생 동안 교단을 지켜오던 필자로서 현실의 우리교육을 보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이다 보니 자연 군부대에 심겨진 수목이 떠올랐다. 다소 억지가 없지 않으나 우리 학생들은 영락없는 군부대 내의 수목이나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다. 수목은 결코 자신이 원하지 않으나 사람들에 의해 옮겨지다가 고사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거두절미하고 지적해 보면 우리 교육계의 각종 교육방법이나 제도 및 교육활동의 변화가 정녕…
한적한 시골, 앙상한 나무 한 그루 아래서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아주 오래 전부터 누군가를 기다린다. 아무 의미 없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따분해지면 어디론가 자꾸 떠나려 하지만, 그 때마다 온다는 '고도(godot)'와의 약속을 상기하면서 자리를 뜨지 못한다. 사무엘 바클리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희곡의 일부분이다. 현대극의 흐름을 바꿔 넣은 부조리극의 정수라는 찬사를 받으면서 196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다. 사무엘 베케트는 190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런던을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이태리 등지를 정처 없이 여행하다가 1937년 파리에 정착한 이후 창작에 몰두했다. 그리고 2차 대전 중이던 1952년 불어로 발표한 '고도를 기다리며'가 문제의 이 희곡이다. 오지 않는 고도는 대체 누구인가. 고고와 디디는 무엇을 위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절대명제처럼 고도를 한없이 기다릴까. 이 작품에서 고도에 대한 해답은 끝내 없다. 그러나 극의 흐름으로 보아 고도는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운명의 굴레거나, 자본과 정치권력이거나, 인간의 근원적인 허무와 고뇌거나, 아니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져 처절하게 신음하는 인간 구원, 또는 희망과 자유
충주시 관내에는 골프장이 참 많다.한수이남 용인·여주 등 경기도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 기초자치 단체중 가장 많은 15개소의 골프장이 충주시 관내에 들어섰거나 착공을 준비 중이다.지난 1987년 금가면의 임페리얼골프장(개장 당시는 충주컨트리클럽)을 시작으로 올 8월말 현재 운영중인 골프장이 10개소이고 공사 중인 곳이 1개소(신니면 세일골프장),허가된 후 착공하지 않고 있는 곳이 3개소이다. 앙성면의 o골프장의 경우 협의 중에 있으며 특히 허가된 곳 중 1개소는 부도 처리돼 새로운 개발자가 나타나야 공사가 착공될 것으로 알려졌다.이처럼 골프장이 짧은 기간내에 많이 들어 설수 있었던 것은 세수 확보를 위한 충주시의 적극적인 노력과 90년대 중반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골프 매니아들을 효과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사업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실제로 충주시가 지난해 거둬들인 재산세 및 지방소득세등은 72억여원으로 이 금액은 충주시 전체에 부과되는 재산세의 약 30%에 해당되는 막대한 금액이다.여기에다 골프장을 운영하기 위한 직원 채용,잔디 관리를 위한 일용직 채용, 골프장 주변의 농산물판매 및 식당 운영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익을 담당 하는 등…
황금연휴 동안 아이들은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 학교 안가서 좋았을까? 연휴기간 만난 조카들은 어른들이 하는 말을 건성으로 듣는다. 수능을 앞둔 조카 외에는 잠을 자거나 게임을 한다. 어른들이 대화할 동안 그들은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가지고 논다. 대학생도 마찬가지이다. 엄마가 정해놓은 시간만 게임을 한다는 조카에게, 게임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물었더니 그렇다면서 눈과 손은 다시 스마트 폰으로 이동한다. 아이들은 왜 이리 게임을 좋아하는가? 어린이 마케팅 일인자인 마틴 린드스토롬은 '게임 사업은 어린이들만의 정서를 발견하고 그것을 사로잡아야 지속된다'고 주장한다. 보살핌과 애정, 연애 등을 뜻하는 , 테러, 공포, 잔인성 등에 나타나는 , 어른에게서 독립하려는 , 현실 도피적 꿈의 세계를 창조하는 , 그리고 어른의 통제를 벗어나지만 어른흉내를 내고 싶은 를 활용하면, 어떤 어린이도 그 게임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이러한 아이들의 정서를 알고 있는가· 부모들은 아이들이 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을 실천한다. 아이들이 느끼는 이나 은 긍정적인 정서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그것을 가지고 대화하지 않는다. 자신들도 부모의 통제
지난 3월 봄이 오는 대청호를 둘러본 충북도지사는 "유람용 나룻배인 대청호 도선 운영 대신 친환경 생태 탐방선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청원군에 위치한 대청호에 수질과 생태 환경을 탐방하는 교육용 선박인 '생태 탐방선'을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는 것이다. 청원군 문의 선착장을 중심으로 청남대, 인공 수초 재배섬, 문의 취수장 등을 둘러보는 항로를 구상 중이라는 설명이다. 어쩐지 그 소식이 반가웠다. 가을이 오는 지난 주말, 대청호를 갔다. 조그만 배를 띄우는 나루터 입구에 누군가가 '회상의 문(門)'이라 적어 놓았다. 대청호 맞은 편 산자락에 산소자리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나룻배를 운행했다고 한다. 그런데 왜 '회상의 문'이었을까. 뱃사공은 '호수를 건너 다녀오면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알듯 모를 듯한 미소로 답했다. 전경린의 '염소를 모는 여자'라는 소설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수몰 지역에 가면 물 속에 모든 게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리라고, 마루 밑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신발과 한쪽 벽 위에 걸린 가족사진…급히 몸만 빠져나간 듯 세간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금방이라도 외출했던 사람들이 돌아와 누군데 남의…
'당신 생각을 켜 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함민복 시인의 1연1행의 짧지만 울림이 강한 시, 아직 한낮에는 더위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지 시의 감흥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퇴근 후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다시 접한 이 시에는 깊은 그리움이 깔려있었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매일이 전쟁 같았던 전력공급의 현장에서 보낸 지가 불과 얼마 전 같은데 벌써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고, 5일장에 나오시는 어르신들의 긴 옷차림, 그리고 짧은 시에도 감성적으로 변하는 걸 보니 벌써 가을이 절반은 다가온 듯하다. 가을이 되니 어린 시절 시골에서의 기억들부터 시작해서 옛 생각에 푹 빠져든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옥천이라는 곳 또한 어릴적 모습과 많이 닮아있어 그런 것 같다.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황금색은 아니지만 벌써 제법 누르스름해진 벼가 고개 숙이고 있는 들녘이 펼쳐져 있고, 단풍이 서서히 들어갈 것 같은 아름다운 산과 그 아래 잔잔하게 차분히 흐르고 있는 금강을 보고 있노라면 그저 평범하게 살아왔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온 지난날들에 그리움이 젖어드는 요즘이다. 반면 가을은 매년 그 정취를 느껴볼 새도 없이 짧아지고 있는 것 같다. 가벼운 긴팔 옷을 꺼내 입어 볼까하면 어
최근 우리 경찰에서는 시대에 맞는 법률 개정에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경범죄 처벌법 개정이 가장 눈에 띠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여기서 최근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 국민의 대다수가 인정하는 현실에서 과연 준법정신, 법규준수율 또한 선진국 수준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고, 혁신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도 더불어 혁신이 되었는가를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우리 경찰은 창설 이래 기초 질서 확립을 위해 애쓰고 있다.거리 곳곳에 플래카드 게첨, 전광판 및 각종 홍보물을 통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대대적인 홍보를 수 없이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의 노력에 비해 국민들의 기초 질서 확립 수준이 얼마나 달라졌다고 국민들이 느끼고 있을까 새삼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매년 휴가철이 되면 전국 피서지에 버려지는 쓰레기, 경찰관이 보이지 않으면 각종 교통 무질서행위(무단횡단, 신호위반, 중앙선침범, 난폭운전, 불법 주·정차 등)가 난무하고 있다. 아무리 경찰이 기초 질서 확립을 위해 계도하고, 홍보하고, 단속을 해도 그 수준은 항상 제자리걸음이다.언제까지 우리 경찰만의 일방적인 짝사랑이 되어야 하는가...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국회를 떠난지 벌써 두달이 되어 간다. 민주당은 국회를 비웠고 대신 서울시청 광장에 천막당사를 차렸다. 국민들은 각종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원하고 있는데 국회는 개점휴업형태로 민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정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정원개혁을 요구하며 시작한 농성에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생활과 관련한 사건이 폭로되면서 정국은 점점 점입가경으로 빠지고 있다. 채동욱 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당시 민주당의원들은 이상하게도 자질을 검증하는 예리한 질문을 회피하고 부드럽고 칭찬일색의 청문회를 했던 사실이 있다. 이 때문인지 민주당은 채동욱 총장 문제를 정치 쟁점속에 포함시켰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문제는 정치권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하나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일부는 "누군가가 채동국 총장을 내쫓기 위하여 계획적으로 없는 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일부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는가"라고 반문한다.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채동국 총장과 임모 여인 두 사람 밖에 현재로서는 실체적 진실을 알지 못한다. 채동욱 총장은 사실을 부인하였고, 임모 여인 또한 자신의 아들의 친부의 성이 채씨인 것은 맞지만
매년 가을이면 수확이 다 끝난 허허벌판에 아직도 외로이 서 있는 허수아비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럴 때마다 수확할 것 없다는 무거운 허전함으로 심한 자괴감에 빠졌다. 그러나 감이 노랗게 익어 가는 요즘, 지난 9개월 동안 오직 청주 삼겹살의 명품화와 청주 삼겹살 거리의 명소화라는 주제의식을 가지고 매주 칼럼을 쓰다 보니 여기저기서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느는 것 같아 내심 뿌듯하다. 다만, 별 재미도 없고 깊이도 없는 글을 애정으로 읽어 봐 주시는 분들에게 죄스러울 따름이다. 얼마 전 평소 알지 못하는 분으로부터 뜻 밖의 전화를 받았다. 충북대학교에서 30년이 넘도록 가정교육학 강의를 하다 지난해 정년퇴임하신 교수님이었다. 올 연초부터 매주 월요일에 연재되는 '김동진의 삼겹살 이야기' 칼럼을 읽고 계신데 실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하셨다. 도움이 된다면, 삼겹살 거리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자신이 배우고 가르친 학문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고. 너무나 고마운 마음에 얼른 만나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막상 뵙고 보니 알 만한 분이었다. 이제는 많이 연로하시어 서릿발 같은 날카로움이 덜하기는 하였으나 평생 한 가지 학문에 정진한 노교수의 기품과 풍모가 아직도…
언어는 문화이다. 그 문화의 중심에는 음식이 있다. 대화의 소재에 음식이야기는 주요 소재로 자리 한다. 동서고금 어느 문화권에서도 생존부터 풍요까지, 소중함에서 다양함까지 식사라는 이름으로 음식은 늘 우리와 함께 한다. 다양한 문화의 포용이라 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장르가 먹거리 문화이다. 어떤 민족과 인종은 그들만의 음식을 오랜 기간 먹고 마시며 다양한 나름의 찬란한 문화를 꽃 피웠건만, 내 것만을 고집하며 그들의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옹고집 마인드는 여행객으로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하루에 한 끼라도 찌개에 김치를 먹지 못하면 힘을 못 쓰는 여행객이 있다면 정신력으로 여행하라. 아니 떠나지 않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싶다. 집에 있지 뭐! 이틀에 한 끼라도 우리음식을 먹지 않으면 정신이 몽롱해지는 이가 있다면 여행을 떠나지 않는 것은 어떠할지. 스스로를 학대하는 행위이다. 관광[觀光]은 다른 빛을 보는 것이다. 그 빛의 내용에는 음식도 포함된다. 도전해 보고 그들의 음식문화 속에 나를 맡겨 보자. 유럽스타일 식사를 알기 전에 우리음식은 잘 알고 있는 지 묻고 싶다. 유럽친구를 사귀었다고 생각해 보라. 우리 음식 무엇을 소개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