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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중

성화초등학교 교장, 소설가

한동안 이석기라는 이름이 신문과 방송을 도배했습니다. 지금은 구금된 몸이어서 잠시 뜸하지만 구금 이전의 그는 언론에 등장할 때마다 한결같이 얄미울 정도로 웃음을 띠었습니다. 소설가 안수길 선생은 당신이 논설위원으로 있는 신문의 칼럼에서 이석기 의원의 웃음을 다음과 같이 꼬집었습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이석기는 잘 웃는다. 실제는 어떤지 알 수 없지만, 보도를 통해 접하는 그의 모습은 99%가 웃는 얼굴이다. 선입견 없이 본다면 대단히 여유 있고 온화한 웃음이다. …통진당 비례대표 경선을 부정의 복마전으로 만든 사건의 중심에 서 있을 때도, 사후 수습 과정이 폭력 난동장이 되는 등 당이 혼란과 갈등에 휘말렸을 때도, 역시 그는 태평히 웃고 있었다. 사방에서 자진 사퇴 압력이 가해질 때도 그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자신은 물론, 누구에게도 웃음의 동기가 될 만한 일이 아닌데도, 수많은 국민들 앞에서 그는 계속 웃고 있었다. 이런 그의 웃음을 가리켜 어떤 교수는 내부에 잠재된 불안이나 가책을 은폐하고 자신을 과장하기 위한 조작된 웃음이라는 뜻의 해석을 내놓았다.'

정말 그의 웃음은 끝이 없습니다. 국회의 체포 동의안 표결 직전 국회 본관 앞에서 가진 집회에서도 "우리 통합진보당을 막을 자는 없다"며 웃었고,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킨 후에도 국회로 몰려온 통진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이겼다"고 웃으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이석기 의원과 관련해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의 정책실장을 지낸 국민대의 김병준 교수가 매우 의미 있는 말을 했습니다. 그는 이 의원이 강제 구인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 것은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무분별한 선거 연대와 협력이 낳은 결과"라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이 의원 세력과 같이 갈 것인지 아니면 관계를 정리할 것인지 철학과 원칙을 명확히 세우고 이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그는 민주당이 아직 종북 세력과 연대하는데 대한 원칙이 서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선거 때 필요하면 당기고 지금처럼 불리하면 뒤로 빠져서는 공당(公黨)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2012년의 총선 때 야권 연대를 주도했던 한명숙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선거 때 필요해서 손을 잡았다면 국정원 수사가 부당하다며 방어를 하든지, 그럴 용기가 없다면 선거 연대를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든지 해야 하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며 꼬집었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이석기 의원을 사면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들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다양성 측면에서 사회 한쪽 구석에 존재해도 된다고 생각했다"며 살짝 변명을 하고는 "그러나 한 구석에 존재하는 것과 이들을 제도권으로 불러 국회의원까지 시키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다시 한 번 야권 연대로 인한 이 의원의 등장을 지적했습니다.

중도 진보 성향의 그의 말에 신뢰가 가는 것은 "이들이 세상을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위험하지 않다는 일부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확실한 국가관 때문입니다.

인터뷰의 내용들은 매우 음미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속이 시원할 정도로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9월 21일, 북한이 돌연 이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에 대해 "통일 애국 인사들에 대한 온갖 탄압 소동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연기해 김병준 교수의 지적은 타당성을 더했습니다.

사정이 이쯤 되니 돌아가는 상황이 더욱 재미있어집니다. 북한의 옹호가 이 의원에게 득(得)이 될 것인지 실(失)이 될 것인지 자못 궁금해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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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