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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진

충북약사회장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학의 발달로 건강하게 100세의 수명을 누리는 시대가 멀지 않은듯하다. 그러나 육이오를 겪고 보릿고개를 넘어온 지금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는 평균수명은 많이 늘었지만 그리 건강하시지는 아닌 것 같다. 당분간은 유병 장수시대가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 초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로부터 틀니가 고장 났다는 전화를 받고 집안에 비상이 걸렸다. 80대 중반을 바라보시는 어머니께서는 무릎이 좀 불편하신 것 외에는 특별히 아프신데는 없는데 틀니를 지탱하고 있던 몇개 안되는 치아 중에서 한 개가 부러지는 바람에 못쓰게 되어 버린 것이다. 부랴부랴 어머니의 단골 치과로 모시고 갔는데 새 틀니를 맞추는 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매일 드시는 아스피린이 지혈을 방해하기 때문에 일주일 후 발치 예약을 했고 부기가 빠질 때를 기다려 일주일 또 일주일 시간은 하염없이 걸렸다. 마침 눈길이 미끄러워 모시고 다녀야 했는데 시간이 넉넉지 않은 나로서는 죽을 맛이었다. 야속하게도 치과선생님은 이런 사정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전혀 서두르는 기색이 없었다. 그래도 어머니 불편해 하실까봐 안 바쁜척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데 그걸 모르실리 없는 어머니께서 한마디 하신다. "사람이 아무리 재주가 좋다고 해도 조물주만 어림없지" 그리고 한마디 더 하신다. 옛날에 나의 할아버지께서는 틀니를 늘 주머니에 지니고 다니셨지만 잘 안 맞아서 쓰시지도 못하셨단다. 어머니의 단골 치과 선생님께서 공을 많이 들이신 덕분에 틀니가 잇몸에 잘 맞아서 지금도 불편함이 없이 잘 쓰고 계신다.

연로하신 분의 잇몸이 발치한 뒤 자연스럽게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것을 기다리지 못하면 제대로 된 틀니를 만들기는 어림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지혜로운 치과선생님께 감사드릴 따름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공급하는 소육다채(小肉多彩) 즉 고기는 적게 야채는 충분히 먹는 지혜로운 식단이 필요한데 튼튼한 치아는 필수조건이다.

건강을 추구하는 지금시대에는 비타민 연구에 이어 미네랄 연구가 한창이다.미네랄은 신체의 구성재로 쓰일 뿐 아니라 체내의 생명활동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양소이다. 중요하지 않은 미네랄은 없지만 특히 칼슘은 너무나 중요해서 아예 뼈나 치아의 구성성분으로 되어 있다. 칼슘은 성인의 경우 체중의 약 2%를 차지하며, 그 중의 99%는 인산칼슘의 형태로 뼈와 치아에 존재하며 나머지 1%는 혈액, 세포외액, 근육 등에 있다. 뼈나 치아는 급할 때 칼슘을 가져다 쓸 수 있는 저장창고인 셈이다. 칼슘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기 때문에 칼슘이 부족해지면 근육운동의 부조화가 일어난다. 뿐만 아니라 신경의 여러 기능과 각종효소의 작용,혈액응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렸을 때 선친께서 다쳐서 피가 날 때 오징어뼈를 갈아서 지혈제로 쓰시던 생각이 난다. 칼슘은 항상 일정농도(혈청칼슘농도)로 관리되는데 갑상선과 부갑상선이 이일을 한다. 부갑상선은 호르몬 분비를 통해서 뼈에서 칼슘을 가져오고 신장에서 칼슘의 재흡수를 높여 농도를 높이고 반대로, 갑상선은 뼈로부터 칼슘이 유리되는 것을 막고 신장에서 칼슘이 재흡수되는 것을 막아서 농도를 낮추는 일을 한다. 만약 칼슘 섭취량이 부족하여 혈액 중의 칼슘의 농도가 낮아지면 신체는 이를 보상하기 위해서 뼈에 있는 칼슘을 녹이게 되어 뼈가 약해지는 것이다. 칼슘은 우유, 유제품, 뼈째 먹는 생선 등에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체내 이용률도 높고 해조류, 두류, 곡류, 채소류 등에도 칼슘이 들어 있다. 칼슘흡수를 돕는 비타민 D는 피부에서 햇빛의 도움을 받아 활성형인 비타민 D3로 만들어진다. 일주일에 2,3차례, 10~15분간 햇볕을 손, 팔, 얼굴등에 쬐어 주어야 피부에서 충분한 비타민 D3가 생성되어 칼슘흡수를 돕는다.인체는 알면 알수록 그 신비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몸에 좋다는 것들을 찾아 이리저리 헤메기 보다는 천연의 먹거리를 골고루 섭취하고 햇볕을 받으면서 겸손하게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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