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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에코월드 대표, 역사·문화 여행전문가

언어는 문화이다. 그 문화의 중심에는 음식이 있다.

대화의 소재에 음식이야기는 주요 소재로 자리 한다.

동서고금 어느 문화권에서도 생존부터 풍요까지, 소중함에서 다양함까지 식사라는 이름으로 음식은 늘 우리와 함께 한다.

다양한 문화의 포용이라 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장르가 먹거리 문화이다.

어떤 민족과 인종은 그들만의 음식을 오랜 기간 먹고 마시며 다양한 나름의 찬란한 문화를 꽃 피웠건만, 내 것만을 고집하며 그들의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옹고집 마인드는 여행객으로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하루에 한 끼라도 찌개에 김치를 먹지 못하면 힘을 못 쓰는 여행객이 있다면 정신력으로 여행하라. 아니 떠나지 않는 것도 방법이지 않을까싶다. 집에 있지 뭐!

이틀에 한 끼라도 우리음식을 먹지 않으면 정신이 몽롱해지는 이가 있다면 여행을 떠나지 않는 것은 어떠할지. 스스로를 학대하는 행위이다.

관광[觀光]은 다른 빛을 보는 것이다. 그 빛의 내용에는 음식도 포함된다.

도전해 보고 그들의 음식문화 속에 나를 맡겨 보자.

유럽스타일 식사를 알기 전에 우리음식은 잘 알고 있는 지 묻고 싶다.

유럽친구를 사귀었다고 생각해 보라. 우리 음식 무엇을 소개해 주고 싶은가?

전골, 불고기, 나물, 생선회, 분식, 독특할수록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가?

소금과 후추가 양념의 대부분인 유럽친구들의 식습관에 양념갈비는 이색적이고 맛난 별미가 될 것이다.

음식을 소개하는 것처럼 쉽지 않은 일도 드물다.

개별여행이든, 단체여행이든 가족간에도 각자 먹고 싶은 게 다를 수 있건만 입맛 맞는 음식 찾기처럼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일단 우리가 알고 있는 영어 중에 레스토랑이나 기타 음식에 관련된 용어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 있는지요·

그리고 당신은 지금 유럽여행을 준비 중이거나 여행 중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식 영어는 패스푸드점에서 번호로 적혀 있는 세트메뉴를 주문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나마도 유럽의 중, 소도시에선 통하지도 않는다.

국내의 모 회사간부들과 밀라노 빅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에 위치한 사비니[SAVINI] 라는 레스토랑에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밀라노에서도 손꼽히는 레스토랑 중에 하나이다.

지긋한 연배에 보우타이를 한 웨이터가 현관에서 예약자 명단을 확인하고 일행이 몇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흡연과 비흡연, 창가와 중앙 테이블의 선택유무를 멋지게 묻고 안내한다. 참 멋지게 시작된 식사이다. 메뉴는 이미 예약을 했었다. 12코스의 풀코스로. 전식이 4종류, 본식이 3종류, 디저트가 3종류, 중간에 따로 주문할 수 있는 별식 2가지 이렇게 아주 성찬이 준비되어 있었다. 전식은 주로 해산물 위주였고, 본식은 육류를 주문했었다.

전식이 시작되기 전에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와인 중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키안티 클레식코를 적당한 선에서 주문했다. 가볍게 한잔씩 하고 있자니 전식이 나오기 시작한다.

한 개, 두 개 나름의 순서에 따라 멋지게 서브되고 맛도 일품이다.

본식 첫 코스를 먹기 시작했는데, 배가 부르다는 분이 나오기 시작한다.

본식 두번째에선 훌륭하다는 얘기와 함께 모두 포만감을 이야기 한다.

세 번째 코스에서는 슬슬 시계를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이미 시간은 2시간을 채워가고 있었다. 아직도 별식과 디저트 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데, 벌써 지쳐한다. 비싼 요금 내고 고문당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유인즉, 초반전에 우리식의 성급함으로 빨리 빨리 접시를 치워나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와인이 과했다. 와인을 좋은 음료로 생각하며 음식에 궁합을 맞춰 나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홀짝 홀짝 너무 많이 마셨다는데 원인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대화가 빠져있었다. 이런 저런 화젯거리로 대화가 양념으로 꾸준했다면 음식의 맛과 코스의 안배는 훨씬 풍성했으리라.

끝내 디저트는 한 종류로만 생략하고 2시간을 조금 넘기고 레스토랑에서 빠져 나왔다.

그 좋은 식사와 와인은 비용대비 만족도에서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음식을 섭취하는 단계가 아닌 즐기는 단계로 에너지원을 집어 넣는 수준이 아니라 격있는 사교의 장으로 식사가 정착되어야 하리라. 토플과 토익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격있는 식사의 자리에 많이 노출되고 훈련되어야 생길수 있는 메너라고 생각한다.

한두번 교육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그와 같은 자리에 자꾸 참여하여 체득해야 하는 격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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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