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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6.24 16:12:4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대원

에코월드 대표, 역사·문화 여행전문가

유럽의 여러 도시들과 작은 마을들도 도로 포장방법이 옛스럽다.

몇 백년전 혹은 천 년 전쯤에 깔아놓은 대리석 마차 길을 그대로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밀라노, 로마, 피렌체, 아시시, 베네치아, 베로나, 나폴리, 소렌토, 폼베이, 오르비에또, 오또, 볼로냐 기타 등등 도로의 50%가 넘게 30cm이상 세로로 박아 넣은 대리석을 이용한다.

옛날 마차 길 위에 아스팔트 포장을 하지 않고 사용한다.

현대화된 자동차 바퀴도 덜덜거리며 노면의 불규칙함을 차축에 그대로 전달한다.

좀 빠른 속도로 가려하면 그 충격으로 소음도 만만치 않다.

고속도로와 산간도로에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탄탄하고 미끈하게 자동차와 사람에 안전한 포장을 해놓고 왜, 유독도심중앙, 중심성당이나 볼거리가 있는 관광지도로는 걷기에도 불편한 옛 대리석 길을 덧씌움 없이 그냥 사용하는가·답은 건물에 있다.

몇 백 년 전 혹은 천 년 전 건축물에는 진동으로 영향을 미칠만한 것이 없었다.

건물 옆을 지나가는 마차라고 해도 이륜마차, 혹은 당나귀에 짐수레가 고작이었으리라, 그것도 느린 속도의 진동으로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차체무게만 해도 수십 톤이 나가고 사람을 사. 오십 명씩 태우고 짐을 또 그만큼 싣고 천 년 전 건물 옆을 내달린다.

하중과 진동에 의한 충격파가 도로를 통해 이어진 인도와 벽을 타고 올라가며 미세한 균열을 만든다.

그런데 세로로 길게 박아 넣은 대리석은 그 전달을 상당부분 단절시킨다.

끊어지고 이어지고 끊어지고 이어지기에 파동이 건물에 직접 전달되지 않는다.

자동차의 타이어와 완충부분의 스프링에는 치명타일지라도 수백 년, 혹은 천년이상의 건축물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결코 조상을 잘 만났기에 관광수입을 올리는 것만은 아니다.

후손들의 배려와 불편을 감내하는 인내심도 높이 사야 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도 그들의 문화재에 대한 이해를 도울만한 사실 하나 더.

지중해성 기후의 특징 그대로 한여름 이탈리아는 40도를 넘기는 날도 제법 된다.

그런데 에어컨 보급률이 높지 않다.

습도가 높지 않아 그늘에 가면 살만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집 내부에 천장도 우리보다 50센티미터 이상 높다.

모든 건물의 창은 방향에 관계없이 '세란다'라 불리는 햇볕가리개가 반드시 있다.

우리나라 주택에는 없는 것이기에, 예를 들자면 상가에 셔터 문처럼 꼭 맞게 내부를 보호해 주는 창밖의 덧문을 말한다. 주로 목재를 사용하는 것 같지만, 철 혹은 알루미늄도 곧잘 사용한다. 그런데 모두 나무 색깔을 칠해서 외장으로는 목재질감을 낸다.

우기철인 겨울에는 비와 찬바람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내부가 돌 건물이라 큰 효과는 없다.

한낮의 시에스타[낮잠과 식사시간]타임에는 세란다를 내려 어둡게 해 놓고 맛난 낮잠을 즐기는데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한다.

한낮의 태양이 온통 돌 건물인 그들의 집을 확실히 덥혀 놓기 때문에, 출근하면서 깜박 잊고 내려놓고 가지 않으면 퇴근해서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내부 온도가 올라가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에어컨 보급률이 늘어날 만도 한데 좀처럼 늘지 않는다.

그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난 100년을 못살고 이 건물은 수백 년이 되었는데 이곳에 구멍을 뚫어 에어컨을 설치하고 외기를 달아 이 건축물에 흠을 내고 싶지 않다고……." 이쯤 되면 그들을 불쌍하게 생각해야 할지. 아님 옛것에 대한 사랑에 두 손을 들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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