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1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대원

에코월드 대표, 역사·문화 여행전문가

개인적으로 메뉴판을 보면서 음식을 주문하고 내 입맛에 맞게 먹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외국인이 한국어를 읽을 줄 안다고 하자. 아니 메뉴판에 영어로 재료와 기타 음식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손 치자.

돌솥비빔밥을 정성껏 해석하여 주문하고 그것을 고추장을 약간 넣어 비벼 먹는 것을 알기나 할까. 그리고 왜 이리 음식은 뜨거운지 아마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우리도 외국에서 음식을 주문해 먹는다는 것이 이와 마찬가지이다.

우리수준을 뭐로 알고 그냥 적어 놓았다. 사실 메뉴판을 제 아무리 정성껏 제작했다고 하더라도 그 나라의 문화를 어찌 한 두 줄의 단어 나열로 설명하고 이해 시킬 수 있겠는가.

일행 중에 한사람이 이렇게 얘기한다.

메뉴판 순서대로 시켜볼까요· 아님. 1, 3, 5 , 7 혹은 2, 4, 6. 8 어떻게 나갈까요?

극단적인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다. 바로 러시안 룰렛을 하고 있는 중이다.

주문대로 나왔는지도 사실 확인 불가능. 식탁에 차려진 음식은 어쨌든 종류와 가짓수는 맞다.

여행을 좀 다녀본 사람들은 이와 같은 행동을 하곤 한다.

6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3개나 4개의 스프를 시킨다. 그리고는 스프가 나오면 수저를 두개 더 달라고 한다. 6개를 모두시켜 혹시 너무 짜다던가 하면 실패한 주문이기에 그렇다 한다.

왜 아니되겠는가· 필자의 경우 두 종류의 스프 혹은 살라드를 주문해 음식향과 맛을 보기도 한다.

메인요리는 5개 서로 다른 요리를 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각각 본인 앞에 놓치 않고 우리식으로 중앙에 놓아달라고 어정쩡 부탁을 하고는 앞접시를 사람 숫자만큼 다시 별도 주문을 한다.

그리고는 사람 숫자 만큼 자르고, 나누고, 이 그릇 저 그릇 옮겨가면서 서로 나누어 먹는다.

유럽인들 식문화의 정서에는 이해가 불가능한 형태이다.

격으로 똘똘 뭉친 그들의 테이블 메너에서는 참 쉽지 않은 밥상 문화인 것이다.

잘났다, 못났다의 잣대가 아니라 다르다의 기준으로 보아야 할 것이긴 하지만, 좀 요란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네 문화가 수요자와 공급자. 고객이란 이름의 소비자가 왕인 문화적인 범주에서 생활하다보니, 종업원에게 PLEASE 와 EXCUSE, 그리고 그 중요한 THANKS 의 언어적인 문화가 아직도 생활속에 깊이 침투하지 못한 듯 하다.

늘 그부분이 아쉽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자, 이제 맛을 보니 전체적으로 짜다. 몹시 짜다. 먹지 못할 만큼 짜다.

유럽음식이 짠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유럽은 전반적으로 아시아에 비해 기압이 낮아 저혈압 환자가 많다.

그래서 두통을 많이 호소한다. 염분 끼가 있는 음식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또 역사적으로 소금은 병사들의 급료로 지불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셀러리는 솔트를 어원으로 하고 있다. 그 정도로 중요하다. 성 안의 높은 사람들이나 향신료와 소금에 절인 상하지 않은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그것이 유럽인들의 습관속에 남아 있다 보니, 귀한 손님이나 친구가 오면 음식을 짜개 만들어 주는 것이다. 또 이들은 원활한 물류가 가능해 지기 이전까지 유럽의 몇 장소에서 채취되었던 육염을 먹었다. 대표적인 장소로는 지명에도 남아있는 잘츠부르크[소금성

]가 그렇고, 유네스코지정 자연 유산으로 지정된 크라코프의 소금광산이 있다. 합스부르크 제국이 바다를 끼지 않고도 커 나갈수 있었던 것은 바로 소금이 나왔다는 이유도 필요조건에 해당된다. 바다에서 생성된 암염층이 대륙의 융기와 함께 해수면 위로 솟아올라 소금 산이 형성된 것이다. 그것이 오랜 세월 비와 바람을 맞으며 희석되었으니, 해염에 비해 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음식 맛은 손맛이란 말처럼 육염을 넣던 행동이 있어서, 이제는 해염을 먹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습관적으로 많이 집어넣기도 한다. 편하게 이해하려면 우리가 맵게 먹는 것을 좋아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왜 맵게 먹는가, 정신 번쩍 나라고. 알싸하니까. 습관적으로 그렇게 먹었으니까. 매워야 먹은 거 같으니까. 역지사지가 아닐까 한다.

분석하기 보다는 그들은 그렇게 살고 있는 것뿐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재황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장 인터뷰

[충북일보]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충북 오송에 둥지를 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은 지난 10년간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 양성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제2의 도약을 앞둔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구상하는 미래를 정재황(54)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지난 2월 취임한 정 원장은 충북대 수의학 석사와 박사 출신으로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 충북도립대 기획협력처장을 역임했고, 현재 바이오국제협력연구소장, 충북도립대 바이오생명의약과 교수로 재직하는 등 충북의 대표적인 바이오 분야 전문가다. -먼저 바이오융합원에 대한 소개와 함께 창립 10주년 소감을 말씀해 달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하 바이오융합원)은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양성이융합된 산학협력 수행을 위해 2012년 6월에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바이오헬스 분야 산·학·연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 조성과 기업성장 지원,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충북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부 재정지원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