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달 4일부터 마그네틱(MS : Magnetic Stripe) 카드를 이용한 현금 인출이 전면 중단된다. 다시 말해 반도체 칩 즉, IC(Integrated Circuit)칩이 내장된 카드만이 사용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마그네틱 카드는 카드 불법복제가 쉽기 때문에 이를 불법 복제가 어려운 IC카드로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사실 카드의 역사는 1887년 소설가인 에드먼드 벨라미가 발표한 'Looking Backward' 라는 책에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신용카드의 개념이 처음 등장했다. 그러던 것이 1951년 미국에서 프랭크 맥나마라가 고안하여 '다이너스 클럽'을 설립하고 사용했던 것이 카드의 실제적 효시가 되었다. 마그네틱 카드는 1898년 덴마크에서 최초로 자기기록장치를 발명해 내면서 자기테이프의 아이디어를 생각내고 이 후 이를 발전시켜 카드 뒷면의 검은 부분에 자기 테이프를 부착시켜 사용한 것이 바로 마그네틱 카드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마그네틱 카드에 내장되어 있는 고객의 주요 정보는 복사기계에 결제하듯이 한 번만 긁으면 그대로 복제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러다보니 주유소에서 카드를 종업원에게 맡기고 결제를 기다리는 동안 이 카드를 복제하
중국의 진(秦 BC 221~206)나라에 조고(Chao Kao, 趙高)라는 환관이 있었다. 조고는 조나라 왕족으로 조나라가 진나라에게 멸망한 뒤 진시황제의 환관이 되었다. 그는 법문에 밝고 머리가 명석하여 진시황의 신임을 받아 진시황의 둘째 아들 호혜의 어릴 적부터 스승이 되었다. 진시황은 둘째 아들 호해와 환관 조고, 숭상 이사와 함께 전국 순행을 하였다. 순행하던 진시황은 중병에 걸려 위독해지자 스스로 자기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고 숭상 이사를 불러 변방을 지키고 있는 맏아들 부소에게 "함양에 돌아와 자기의 유해를 맞이하고 장례를 치르라"는 조서를 내렸다. 하지만 진시황은 부소에게 조서를 보내기 전에 세상을 떠났고, 그 조서와 옥새는 환관인 조고의 손에 있었다. 조고는 이때부터 숨겨왔던 야심을 이루기 위해 승상 이사를 찾아가, "부소가 황제가 되면 틀림없이 이사는 승상에서 쫓겨나게 되는데 그때 어떻게 하시렵니까?" 하면서 승상 이사를 회유했다. 조고는 승상 이사로 하여금 진시황이 호해를 태자로 세우라는 유언장과 맏아들 부소에게 "군의 지휘는 부장 왕리에게 맡기고 자결을 명하노라."라는 진시황의 거짓 조서를 보내어 부소를 자결토록 했다. 그리고 호해를 즉위
'사람 팔자 시간문제'라는 말이 있다. 산팔자, 길팔자, 물팔자도 시간문제다. 기존에 있던 산, 옛부터 있던 길도 팔자가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올레길, 제천 자오락길, 괴산의 산막이옛길등 꼽을 수 있다. 그런 이름을 붙이기 이전에도 거기엔 상당 구간 인간이 다녔던 길이 있었다. 그것이 제반 사정으로 인해 폐기됐다가, 지역 경제 활성화의 자연자원으로 인식 개발되면서 명소로 팔자가 바뀐 것이다. 그런데 산과 길과 물도 사람을 잘못 만나면 팔자가 사납게 되고, 그를 목숨줄처럼 여기고 사는 민초들도 골탕을 먹는다. 괴산군에 장자봉이 있다. 지금 이산의 팔자가 바뀔 운명에 놓였다.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장자봉 정상부 인근의 땅이 국유지인데 임대한 사람이 축사를 짓는다고 한다. 관계기관에서는 법적인 문제는 없다 한다. 그런데 주민들은 불안이 태산이다. 축사의 분뇨정화시설을 완벽하게 한다 하더라도 그 정화한 물은 달골천으로 유입된다. 정화한 물이 본래 자연수처럼 안전하다고 완전히 보장할 수 없어 생활환경이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공존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한다. 공리 공익을 위주로 해야 한다. 사유지가 아니고 국유지라면 더욱 그렇다. 장자봉은 본래 신의 땅이었다. 하늘
선자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스스로 중산층이라 여기던 친구입니다. 지금 그 친구 때문에 슬픕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선자가 분식집을 개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끼리 깜짝쇼를 준비하였습니다. 우리들은 선자 몰래 분식집으로 향했습니다. 대충 위치는 알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주변 상가를 다 뒤져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그녀에게 우리가 헤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극구 방문을 거절하더군요. 가겠다는 우리와 오지 말라는 선자의 전화 실랑이가 길어졌습니다. 너무 강경한 선자의 말에 방문을 포기할 때쯤 한 친구가 길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선자를 발견하였습니다. 결국 선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녀의 분식가게를 방문하게 되었지요.깜짝 놀랐습니다. 선자의 말에 따르지 않은 것을 금세 후회했습니다. 선자의 분식집은 작은 손수레였습니다. 호떡과 떡볶이, 순대와 어묵을 파는 길모퉁이 노점이었습니다. 반듯한 상가에 개업축하 화환이 있을 거라 여겼던 우리들이 어찌 찾을 수 있었겠습니까? 선자나 우리 모두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습니다. 갑자기 한 친구가 너스레를 떨기 시작했습니다. "야, 너 부자 되라고 이것저것 많이 사 왔어. 손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그 사회를 움직이는 경제행위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아마도 청동기시대에 사유재산제도가 생기고 난 후부터 내가 가진 것, 가지고 싶은 것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가져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의문의 중심에는 화폐가 자리잡고 있다. 현대인들은 돈을 위해 살고 돈에 의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지갑속에 만원짜리 몇 장이 들어있으면 하루종일 든든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만원짜리 한 장이면 지하철을 스무번 탈 수 있는 가치가 있었고, 친구와 자장면을 먹고 커피를 마셔도 잔돈으로 천원짜리 몇 장은 호주머니에 남겨둘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만원짜리로 그다지 많은 일을 할 수가 없는 것 같다. 돈은 그대로 있지만 그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너무 작아졌다. 자장면을 친구와 함께 먹기도 힘들고 혹시 싼 집을 발견해서 친구와 자장면을 먹을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자판기 커피 한 잔 마실 잔돈을 호주머니에 남기긴 어렵다. 앞에서 과거의 만원과 현재의 만원을 비교해 보았는데 예전과 현재의 화폐구매력을 비교할 때면 단골로 등장하는 일상의 얘기이다. 수 많은 상품과 재화를 마땅한 잣대
지난 1월 6일 대중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한 아이돌 가수의 부친과 조부모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있었다. 큰 인기와 명성을 얻어 나름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며 부모와 조부모의 경제적인 부분을 지원해 왔던 아들이 군복무를 위해 입대 중 일어난 사건이라 더욱 안타까웠다. 수려한 외모와 타고난 말솜씨, 노래와 댄스 실력까지 겸비한 다재다능함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팬들을 열광시켰던 한 청년은 슬프고도 잔혹한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 갈등 끝에 이혼하게 되었으며 이후 남매는 자라 모두 연예계에 데뷔하였고 큰 인기와 함께 열심히 살았다. 그런데 얼마 전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아들이 군 입대를 하자 남겨진 그의 아버지와 조부모는 생활의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치매에 걸린 조부모님을 오랜 기간 봉양해 오던 아버지는 사업 실패로 경제적 어려움과 부양 스트레스가 심했던 것 같다. 이렇게 힘든 상황에 장기간의 노출로 우울증을 앓게 되었고 '부모님은 내가 모시고 간다.'라는 유서와 함께 삶을 포기하고야 말았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내 소원 중의 하나가 치매에 걸리지 않고 죽는 것이다."라고들 하신다. 최근 치
옛날 어느 마을에 아버지가 임종을 맞아 세 아들에게 유언을 남겼다. "이 고장의 관습에 따라 내 전 재산 말 열일곱 마리 중 절반은 맏이가, 그중 삼분의 1은 둘째가, 9분의 1은 막내가 갖도록 하여라" 이 말을 들은 큰아들은 자신이 절반인 여덟 마리 반을 가져야 하므로 결국 아홉 마리를, 둘째도 이러한 이치로 여섯 마리를, 막내는 두 마리를 가져야 한다며 서로의 할당량보다 많이 가지겠다고 다투었다. 형제간의 싸움이 끝나지 않는 가운데 마침 말 한 마리를 타고 가던 노인이 중재안을 내놓았다. "내 말 한 마리를 드릴 터이니 열여덟 마리를 아버지의 유언대로 공평히 나누시오." 그리하여 형제는 다툼 없이 맏이는 아홉 마리, 둘째는 여섯 마리, 막내는 두 마리를 가질 수 있었다. 형제간의 갈등이 끝나고 노인은 걸어서 길을 떠나려 하였다. 그러자 한 아들이 공평히 나누고도 남은 말 한 마리를 타고 갈 것을 권유하였다. 노인은 흔쾌히 그 말을 타고 떠났다. 철학자 김형석의 '수학이 모르는 지혜'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는 갖게 되는 물질의 양보다 서로 나눌 줄 모르고 소유욕으로 눈멀고 어리석어 싸움만 일삼는 사람들을 풍자하는 이야기다. 올해 연초부터 정말 가슴 훈훈한…
단단하고 예쁜 양파를 하나 골라 유리컵에 물을 채우고 올려놓습니다. 며칠 지나면 유리병 속 맑은 물에 하얗게 발을 뻗을 것입니다. 머리에서는 파란 싹이 돋아날 것입니다. 겨울이 되면 늘 해보는 일입니다. 파란 싹이 자라는 것은 보기만 해도 좋습니다. 지금이야 난방이 잘되어 겨울에도 거실이나 베란다에 온갖 화초가 자라고 꽃이 피기까지 하지만 내 어릴 적에는 안방 윗목에 떠다 놓은 물이 얼 정도로 추워 식물을 기르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겨우 양파를 길러 보는 일이 고작이었습니다. 파란 싹이 자라고 뿌리가 내리는 모습을 보라고 내주던 겨울방학 숙제 단골 메뉴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체험이지만 양파 물 기르기를 하며 관찰력도 기르고 생명의 소중함을 느껴보라고 내주는 숙제입니다. 아이들은 방학 내내 길러 파란 싹은 길게 늘어지고 뿌리는 유리병 끝에 닿을 정도로 자란 것을 갖고 옵니다. 겨울방학 내내 유리병 속을 들여다보며 얼마나 감탄하고 신기해했을지 눈에 선합니다. 어른들에게는 단순하고 시답잖은 일이겠지만 아이들은 뾰족하게 싹을 밀어 올릴 때부터 달라붙어 호들갑을 떱니다. 환호성을 지릅니다. 다음부터는 숙제를 내지 않아도 겨울마다 따뜻한 유리창 가에 파란 싹을…
작은 나나니벌이 눈물겨운 사투를 벌리고 있다. 제 몸보다 몇 배나 큰 애벌레를 끌고 가느라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지고 기어오르기를 반복하면서 어딘가에 다다르더니 애벌레를 내려놓고 땅을 파기 시작한다. 날렵한 솜씨로 흙을 헤집는가 싶더니 작은 굴이 보인다. 비좁은 굴 입구를 헤집어 조금 넓어지자 사력을 다해 애벌레를 굴 안으로 애벌레를 밀어 넣는다. 놀랍게도 굴 안에는 이미 많은 애벌레들이 쌓여 있고 그 옆에는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나나니벌의 새끼들이 억척스럽게 애벌레를 먹고 있었다. 사투를 벌여가며 애벌레를 끌고 온 까닭은 새끼들을 먹이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돌돌돌' 일정한 간격을 두고 움직이는 기계음과 더불어 '사르륵 사르륵' 곱고 섬세한 소리들이 밤의 정적을 가르며 울려 퍼진다. 이는 작은 손재봉틀이 돌아가는 소리이고 재봉틀이 돌아감에 따라 고운 비단 천들이 재봉틀 바늘 밑을 스치고 돌아가는 소리다. 내 유년의 시절 이 소리를 자장가인양 들으며 잠을 자고난 아침이면 재봉틀 옆에는 내일모레면 시집을 간다는 이웃집 언니들이 혼례식 날입을 비단 옷이 놓여 있었다. 왕바다리 한마리가 튼실한 나무 몸통 한곳을 택해 집을 짓고 있다. 기둥을 세우기 위해 짙은 갈색
기획재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45만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목표는 12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용률 70% 로드맵'으로 대표되는 일자리정책이 고용시장의 기력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치이다. 정부의 이러한 전망은 지난해 상반기 취업자 수가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예상된다. 지난해 양적으로는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추세를 보였다. 따져보면 지난해의 하반기 일자리 증가는 대부분 정부의 일자리정책 효과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고용은 결국 민간이 주도해야 실효성이 생긴다. 고용없는 성장으로 접어든 우리 경제의 경직된 구조에서 민간의 참여를 끌어낼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국내 고용시장 전반에 있어 양질의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하고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 고용의 질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모든 대학들의 화두인 졸업생 취업률의 최일선에 서있는 필자로서는 우리 청년들의 취업난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음을 온몸으로 체감한다. 추경 일자리 사업 등을 통해 정부가 고용시장의 군불을 때는 데에는 성공한 지난해 하반기와 달리, 올해 산업현장 방문을 통해 체감한 대기업 등 민간의 고용 사정이 그다지 좋
최근 충주지역은 '말문화 복합레저센터' 유치와 관련하여 충주시·지역주민과 민주노총·충주시민연대의 찬반 의견대립으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6월 충주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수안보 관광활성화를 위해 수안보온천관광특구에 말을 주제로 한 복합레저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곧바로 수안보 주민들은 '말문화 복합레저센터 유치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들어갔다. 지난 11월에 민간투자자로 나선 (주)유토피아는 충주시 수안보면 온천리 일대 약 3만9천614㎡(약 12,000평)에 350억원을 들여 문화시설과 장외발매소, 말문화박물관, 말동물원, 승마힐링센터, 승마공원, 실내 및 실외 승마장 등을 갖춘 '말문화 복합레저센터' 조성계획을 발표하였다.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찬반 논란은 수안보지역 경제 활성화인가 아니면 사행성 도박인가에 대한 것이다. '수안보 말문화 복합레저센터 유치추진위원회'에서는 침체된 수안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말문화 복합레저센터 유치뿐이며,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지역주민 생계와도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주장한다. 반대론자 입장에서는 마권장외발매소 유치가 충주시민들을 도박중독자로 만들고 중원문화의 중
2014년 새해가 밝았다. 갑오년 말의 해. 비상하는 말처럼 올해 우리 모두가 힘차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말(馬)의 해에 유독 말(言語)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 같다. 일간지에 우리말에 대한 기획특집이나 시리즈가 소개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필자도 대학에서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는 것으로 업을 삼다 보니, 자연스레 타인의 언어사용에 대해 예민한 편이다. 특히 대학새내기들이 주고받는 그들의 언어에서 세대차를 느낄 정도로 이질감을 느끼곤 한다. 이런 그들에게 '우리말은 소중한 것이여'라고 알량한 애국심을 자극한들, 돌아오는 무반응에 가슴만 더욱 공허해진다. 언어는 도구이다. 즉 의사소통과 자기표현의 수단이다. 무릇 물과 불이 인간 생활에 유용함과 해악의 양면성을 지녔듯이, 언어 또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고, 삼대가 멸할 수도 있는 엄청난 무기인 것이다. 옛 문헌에 보면 선비(士)는 讀書人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글 읽는 사람, 즉 학문하는 사람이다. 이런 선비도 세 부류가 있으니, 가장 뛰어난 선비(上士), 그 밑에 선비(中士), 그리고 제일 떨어지는 선비(下士)로 분류하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분류의
길이 막혔다. 차들이 줄을 지어 꼼짝을 못한다. 어느 누군가 불법주차로 길을 막았기 때문이다. 저마다 한창 바쁜 일과시간이다. 사람들이 몰려와 수근 거린다. 언성이 높아진다. 연락처가 없다. 욕설도 튀어나온다. 경찰이 달려왔다. 사람들이 조바심치기 시작한다. 경적음 소리가 여기저기서 크게 들려온다. 스트레스는 극도로 치닫고 사람들의 얼굴은 험하게 일그러지며 욕설이 난무한다. 순간 길은 답답하고 숨 막히는 시간들로 이어져 간다. 좀처럼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흐른다. 그들은 갇힌 것이다. 막혔다는 말은 갇혔다는 말과도 통 하는 것 같다. 차도 갇히고 사람도 갇히고 시간도 갇힌 것이다. 얼마 후 저만치 누군가 걸어오고 있다. 불법주차를 한 장본인이다. 미안한 기색이 없다. 모두가 한마디씩 욕설이 섞인 목소리를 던진다. 그들을 향해 빤히 쳐다본다. 차들이 하나 둘 움직인다. 가속의 급물결을 타고 길은 금새 평온을 되찾는다. 물길이 막혔다. 겨울철은 다른 여느 계절보다 하수관이 잘 막힌다고 한다. 얼마 전에 일이다. 하수구의 물이 역류한다고 한다. 하수관이 막힌 것이다. 물길이 막힌 것이다. 어찌 보면 쉽게 해결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우선 긴 철사로
오랫동안 PC의 입력장치로 각광을 받은 마우스의 다음 바통은 누가 이을까? 아무래도 그것은 사람의 제스처나 눈 동작 인식 기술이 될 것 같다. 사실 지금도 TV를 동작시킬시 사용되는 리모컨 대신 이를 눈 동작으로 조작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있다. 이것은 TV 화면 아래 달린 카메라가 사람의 동공을 세밀하게 추적해 시선에 따라 커서가 이동하고 선택코자 하는 대상을 1초 이상 쳐다보면 클릭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또한 이 기술은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대상으로 2m 이상의 원거리에서도 사용 가능한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눈동자 뿐 아니라 내 손 동작을 인식하여 TV 채널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되어 있다. 이 경우 내 집사람처럼 TV 리모컨을 장악하여 자기가 보고 싶은 채널을 무소불위로 행사하는 사람을 제압할 수 있는 기술로 생각만 해도 기분이 참으로 흐뭇하다. 더 나아가 이제는 제스처를 인식하는 GUI(Guestures User Interface) 중 수화 인식을 위한 기술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을 보다 원만하게 해 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다시 말해 청각장애와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일상생활속의 불편을 해소
"인사할 때 그 일에 맞는 사람인지 스스로 물음표를 던진다. 흔히 '적재적소'라고 한다. 어떤 일을 할 때는 그 일이 무슨 일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 일에 맞는 사람을 알 수 있다. 해야 할 일을 먼저 분석하고, 그 일에 맞는 사람 보내자는 것이다. 취임 당시 인사권을 조직에 돌려 드리겠다고 했다. 그래서 조직이 인정해주는 평가의 여러 가지 장치를 만들었다. '다면평가제'라고 하는데 우리는 사무관 되려면 상호평가(선배들 평가, 동료들 평가, 후배들 평가), 각 부서 평가, 직무 계획서 등 다섯 가지 평가를 한다" 민형배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의 인사 원칙이다. 이 원칙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졌고 일부 정책은 국외로까지 퍼져갔다. 광산구는 최근 정부로부터 '2013 도시대상 특별상'에 이어 제3회 생산성 대상 일반행정 분야 '으뜸행정상'을 수상했다. 관가에서 '빅2'로 부르는 상을 모두 거머쥔 사례는 이곳이 유일하다. 이 모든 혁신 성공 사례엔 어김없이 '사람'이 있었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인사가 조직을 어떻게 살찌우는지 잘 보여준 사례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의 사실상 '1호 인사'로 꼽혔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5월 방미 수행 중 발생
소소심이란 소화기, 소화전, 심폐소생술의 줄임말이다. 소화기와 소화전은 화재현장에서 초기 대응에 필요한 필수 도구이고 심폐소생술(CPR)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심장마비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최초로 행하는 응급처치기술이다.'소소심(소화기, 소화전 및 심폐소생술) 익히기 운동'은 화재 등 재난으로 부터 국민 스스로 생명을 보호하는데 필수적인 '소화기, 소화전 사용과 심폐소생술(CPR)'의 안전기술 습득으로 범국민 자율안전관리 형성을 위한 목적으로 실행중이다.소소심이 중요한 이유는 3~5분이내의 초기대응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난의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화재, 구조, 구급의 승패는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에게 3~5분의 시간은 노래 한 곡을 듣는 시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화재나 구급현장에서는 사람을 살리느냐 마느냐, 대형화재로 번지느냐 마느냐하는 촌각을 다투는 중요한 시간이다. 119에 화재나 구급 신고를 해 본 사람이라면 그 시간이 얼마나 길고 중요한 시간인지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그렇다면 119에 신고 후 소방대가 도착할 때까지 약 3~5분정도의 골든타임은 누구의 시간인가. 바로 우리들의 시간이다. 신고자나
새해가 밝았다. 묵은 달력을 버리고 새 달력을 걸면서 나름대로 새해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설계해 본다. 개인적으로나 가정, 사회, 국가에서 빼곡한 일정들로 갑오년 청마의 해에 채워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뒤를 돌아보고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바구니를 채우기 위해서 먼저 채운 바구니를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멀리 가기 위해서는 말 위의 짐들을 최소화하여야 가벼운 발걸음으로 천리를 달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비움의 미학 얼마 전 넓은 평수에서 좁은 평수로 이사를 하다 보니까 버리기 아깝다고 생각되는 물건까지도 모두 버렸다. 방이 좁고 수납공간도 적어진 터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버릴 당시에는 아깝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오래된 테이블, 책이나 가방, 옷가지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주기도 하고 버리기도 하고 나니까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짐을 벗어버린 느낌이 여간 개운한 것이 아니었다. 비운다는 것은 앞으로 다시 새로운 것으로 채울 희망이 있다는 것이고 채울 것을 상상하면 왠지 가슴 설레임으로 물결치게 한다. 우리는 왜 집안의 수납장 안에다 밖에서 들여온 물건들을 쌓아 놓으면서 그 물건들을 평생 지고 가
智光 변택주는 '법정 스님 숨결'에서 법정 스님을 회상하며 스님의 일화를 숨결을 느끼듯이 적고 있다. 십 수년간 법회 진행을 맡으며 법정 스님과 인연을 맺었던 저자는 법정 스님의 알려지지 않은 삶의 향기며 유쾌하고 해학 넘치는 면모를 알게 해 주고 있다. 법회를 마치고 스님이 머무는 행지실(行持室)로 향하는 법정 스님을 웬 거사 한 분이 쫓아가 가지고 온 책을 펼치며 '좋은 말씀'을 한마디 거기에 적어달라고 했다. 스님은 '나는 누구인가·'라고 써 주었는데 그 거사는 성에 차지 않았던지 어린아이가 보채듯이 다시 좋은 말씀을 써 달라고 우겨댔단다. 그때 스님은 그 책을 다시 받아들고 책 표지 안쪽 그득히 큰 글씨로 '좋·은·말·씀'이라고 써 주셨단다. 그 거사가 법정 스님께 듣고 싶었던 좋은 말씀은 무엇이었을까. 좋은 말씀을 들으면 금방 행복해질 것 같은 기대에 찬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어느 신규 교장 선생님이 교장 승진 발령을 받아 가서 일주일 정도 지나니 직원들로부터 "교장 선생님, 이제 교장 선생님의 학교 경영관을 발표하시지요·" 하는 주문이 들어왔었단다. 좋은 말씀을 듣고 싶은 거사처럼 직원들의 마음도 헤아려볼 만 하지만 교장의 경영관이야 학교 운영
기나긴 겨울을 예고하듯 차가운 바람이 긴 꼬리를 물고 불어왔다. 아직은 만추의 거리였으나 추위에 익숙지 않은 몸이 따뜻한 한 줌의 햇볕이라도 갈망하고 있었다. 선생님을 만나기 한 달 전부터 작가의 책 중 일곱 권을 다시 골라 읽었다. '은교'나 '소금', '비즈니스'는 만남 하루 전에야 겨우 읽기를 마쳤다. '영원한 청년작가'로 불리고 있으나 박범신 선생님도 이제 낼모레면 고희의 나이가 되었다. 그 정도의 연륜이면 답이 나올 것이다. 라는 기대가 있었다. 직접 만나면 꼭 한번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 책을 보면 언제나 인간의 본능과 신성을 대극에 두고 그걸 메꾸려는 갈망을 표현해 왔는데요, 선생님이 수시로 말한 '존재에 대한 근원적 갈망', 그 갈망들이 나이가 들면서, 아니면 글을 쓰면서 좀 해소되지 않던가요·" "그렇지 않아요. 지금 내가 막걸리 마시며 웃고 있지만, 그 갈망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더 커집디다. 밤이나, 혼자 있게 되면 갈망 때문에 그 예민한 시간들을 견디기 어렵습니다. '은교'나 '고산자'는 그런 의미에서 쓴 상징적인 책이지요." 어둠이 내린 논산을 떠나오면서 갈증이 일어 마른 목을 삼켜야 했다. 고희가
"모든 세상의 어머니 마음을 충주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어머니가 그리울 땐 비내섬에서 어머니를 목 놓아 불러보고, 또 어머니와 아버지, 자식과 대화가 필요할 땐 비내길을 함께 걸으며 앙성 탄산온천욕을 즐기며 대화의 문을 열어도 좋습니다. 또, 어머니에 대한 효는 어머니 학교에서 배워보시길..." 지리적, 문화적으로 중심에 위치한 대한민국 중심고을 충주! 이번엔 어머니를 모티브로 세상 사람들의 정신적 모태로 거듭난다. 즐거운 상상이다. 그러나 상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3일, 충주시 앙성면 능암초등학교에서 충주가 세상 모든 사람의 '어머니나라'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선포식행사가 있었다. 쌀쌀한 날씨에 야외에서 개최되는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500명이 넘는 시민을 비롯하여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 YWCA협회 등 전국 각지에서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었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주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 한 켠이 찡해지는 그런 원초적인 따스함과 포근함, 그리움을 '어머니나라'에서 찾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충주 어머니 나라'는 나이와 국적에 상관없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이른 새벽부터 청주 우암산은 갑오년 행복한 한 해가 되길 기도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갑오년 새로운 도약과 희망찬 한해를 꿈꾸는 이들의 기도가 통한 것일까.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월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해소 및 경기회복의 신호로 인식하며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시현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실물경제 또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금리ㆍ환율 등 주요 금융시장 지표도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상황은 그리 따뜻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1,000조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와 493조에 이르는 공공기관 부채가 우리 경제의 회복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많다. 서민경제의 회복을 위해 더 많은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으로 보인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는 가계부채 해결과 중산층 복원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행복기금'을 출범했다. 국민행복기금은 장기연체자 21.4만 명에 대한 채무조정 지원과 고용ㆍ창업지원 등을 통해 상환능력을 높이는 등 많은 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서 서민경제 회복에 희망이 보
작년 12월15일부터 일주일 동안 대만을 다녀왔다. 대북시에 소재한 자매결연 학교인 육달학원과의 상호방문 형식이었다. 수많은 난관과 우여곡절 끝에 70여만 점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소장한 「대만 국립고궁박물관」은 중화민국 국민들의 자긍심으로 자리잡기에 충분했고, 협궤열차를 타고 올랐던 해발 2,600여 미터의 아리산(阿里山) 일출은 경이로운 운무가 대신 아쉬움을 위로해 주었다. 화련현(花蓮縣)의 그 거대하고도 웅장한 태로각 협곡은 인간을 한낱 하찮은 미물처럼 주눅 들게 만들었다. 위대한 문화나 자연의 신비는 우리 인간을 겸손하게 만들고 때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하지만 이번 방문에선 육달학원 설립자(그곳에선 창시자란 말을 쓰고 있었다) 왕광아(王廣亞) 박사를 비롯한 학원 관계자들의 넘치는 환대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방문 기간 중 우리는 육달고 개교 64주년 기념식 참석, 도원 분교 및 육달과학기술대학 방문 등을 비롯한 공식, 비공식 일정을 통해 학원 설립자는 물론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실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하나같이 친절하고 우호적이었다. 또한 방문기간 내내 개인적으로 직접 소통할 수 없었다는 점을 제외하곤 털끝만큼의 불편이나 부담, 불
아내는 텔레비전을 즐겨 보는 편이 아니다. 보통 주부들이 좋아한다는 드라마도 거의 보는 법이 없다. 그런 아내가 유일하게 좋아하고 즐기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요즘 각광받고 있는 가요 프로그램들이다. 문학적 감성을 갖고 있는 아내는 주로 가사가 좋은 노래를 음미하며 듣는 편이다. 때마침 아내가 시청하고 있는 프로에서 내 노래방 18번인 가수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가 흘러나와 이끌리듯 아내 옆에 앉았다.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 있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다소 전형적이고 감상적인 노랫말이라 할 수 있겠으나 이제 한 살 더 나이를 먹은 탓인지 유난히 이 구절이 가슴에 와 박힌다. 옛 선인의 문장으로부터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그동안 많이 회자되었는데, 정말이지 '살아온 세월만큼 알게 되는' 것들도 있다. '실연의 달콤함'이라는 표현은 젊은이들의 삶 속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노래를 두고 텔레비전 출연진들의 대담 속에서 적어도 50대 후반 정도의 연륜이 있어야 노래의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글의 표현기법으로 치자면 이 '실연의 달콤함'은 앞뒤
지역주민들 누구나 충북을 청풍명월의 고장이라 부르는 자연환경에는 수긍하리라 생각된다. 저탄소 기후변화라는 화두가 세계적으로 부각되면서 자연 친화적 환경정책이 정부 및 지자체의 정책 기조가 되었으며, 자연의 가치가 경제의 가치로 환산되어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자연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창출의 대표적 사례로 의료관광이 떠오르고 있다. 2013년 한국의료관광 총람에 따르면, 방한 의료관광객이 2009년 6만201명에서 2012년 15만9천464명으로 상승했으며, 국적도 141개국에서 186개국으로 다양화되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국내 의료관광사업 유치기관도 3천800여개에 이른다고 보고함으로써, 의료관광의 추세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의료관광은 의료와 관광을 하나의 여행상품으로 연결하여 구성하는 것으로, 천연의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충북으로서는 상당히 유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의료관광사업의 성장은 충북의 지역 발전과 의료산업 성장을 동시에 도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충북에서도 2011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어, 건강검진·치과 진료·성형시술 등의 진료와 청남대, 수안보온천 등을 연계상품으로 개발하여 동남아시아와 중국
얼마 전 종영한, 응답하라 1994. 그 드라마의 타켓층인 94학번은 아니지만 삼풍백화점, 금융위기, 서태지, 김일성 사망 등 당시를 살았던 한 사람으로서 큰 이슈들과 함께 그 시절 추억을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시대와 일상을 잘 연결해 전 연령층의 공감을 이끌어낸 많은 이야기 중 필자가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1997년 말 결혼을 한 달 앞둔 쓰레기와 나정의 이야기다. 1997년 말은 금융위기로 온 국민이 더욱 추웠던 겨울을 보냈다. 당시 증권가에 종사했던 필자는 우리나라의 많은 중견기업과 주식들이 몰락하는 것을 현장에서 목격했고 98년 정리해고라는 것을 경험했기에 이 시기에 특히 공감이 간다. 졸업을 앞둔 나정을 둘러싼 환경도 무관하지 않았다. 나정이는 결국 취직이 되지만 워킹홀리데이로 호주로 가야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결혼을 한달 앞둔 상황, 쓰레기는 돈은 자기가 벌 테니 가지 말라고 하지만, 이번이 자신에게 마지막 취직 기회라고 생각한 나정은 결혼을 1년 미루자 한다. 쓰레기는 단호하고 나정이는 실망하고..그러나 다음 날 아침 쓰레기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니가 돈 다 벌 테니 나보고 호주가자고 하면 나도 못 가겠더라. 다녀온나, 기다릴게". 청첩장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