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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호

법학박사

아름답던 정원의 꽃과 나무들이 언제부터인가 모두 시들어 죽어가고 있었다. 정원 주인이 이상하게 여겨 그 이유를 물었더니, 포도나무는 장미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없기 때문에 죽어간다고 했다. 또 장미는 소나무처럼 키도 크지 않는데 살아서 무엇하겠냐고 했다. 그 이유는 위쪽 잎사귀와 아래쪽 잎사귀의 불화 때문이었다. 아래쪽 잎사귀는 위쪽 잎사귀 때문에 땅에 나는 여러 가지 꽃들을 구경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모두들 시들어가는 정원 한 구석에 유난히 싱싱하게 꽃을 피운 분꽃 하나가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분꽃은 이렇게 대답 했다.

"저를 심을 때 주인님은 분명 저에게 마음껏 편히 잘 자라라고 했습니다.

전 지금 스스로에게 충실하고자 노력하고 있을 뿐이며,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모습을 주인께 보여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쇄국정책으로 산업화 시기가 늦었던 우리이기에 일상이 항상 급하다. 매일매일 바쁜 이곳에서 오늘도 우리는 수없는 선택과 도전 속에서 '나는 완벽해야 한다'는 등의 의무감에 시달리고 있다. 한없이 높은 세상의 벽에 부딪치기도 하고 역시 혼자일 수밖에 없다는 외로움에 사로잡히기도 하면서 우리는 보다 크고 아름다운 나무로 자라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큰 욕망 때문에 죽어가는 나무보다 믿음과 사랑의 마음을 지닌 작은 분꽃의 아름다운 삶이 더 큰 행복이 아닐까? 우리는 남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만큼 나 자신과도 좋은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건강한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다. 좋은 시간이란 외부의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자기만의 고독 속에서 홀로 보내는 시간을 말한다. 그러므로 자신과의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특별한 장소로 가는 사람들도 있고 고독한 산책이나 드라이브를 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또는 매일 자기를 점검하는 일기를 쓰는 사람들도 있다. 어찌보면 인간이란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만큼의 외로움을 감수해 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반면에 자기 자신의 외로움을 진솔하게 받아들인다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며 그 누구도 자신의 삶을 대신할 수 없음을 자각하게 된다. 언제 어디서나, 함께인 듯 착각속에 휴대폰과 소셜네트워크에 빠지고 혼자만의 세상에 갇힌채 마음둘 곳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의 소통 공간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지만 짧은 대화에 정작 마음둘 곳을 찾지 못한다. 각박해져 가는 세상 답답한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눌 사람을 찾아보지만 가족도, 동료도 저마다의 세상에 살고 있는 현실이다.

모 유명 교수는 우리사회의 트렌드를 예측한 책에서 내년을 "신경질적인 사회에서 무의미한 난센스에 열광하고 뭐든지 끝장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소진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족과 나누는 대화 시간이 하루 평균 30분도 되지 않고, 10명중 3명이 가족은 물론 직장동료들과 대화를 잘하지 않는 현실이다. 외로운 사람들이 늘어나고 대화상대를 찾아 돈을 주고 받으며, 외로움을 치유해줄 말 상대를 찾아 오늘도 떠도는 불나방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수많은 군중속에서 고독감을 느끼는 이 시대에 세상 전체가 나의 스승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다. 중국의 문장가 백낙천은 긴 강의 흐름에서 부처님의 설법을 들었고, 만해 한용운 선사는 산과 물, 꽃과 풀이 모두 부처 아닌 것이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것이 바로 이 세상 전체를 스승으로 여기고 항상 배우려는 마음을 열어놓았기 때문에 얻어진 깨달음일 것이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고, 마음이 무엇이며, 괴로움은 무엇인가? 우리 스스로 이 질문을 마음깊이 간직하고 살아간다면 언젠가 일상의 작은 경험들이 그 질문에 해답을 줄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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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업 돋보기 1. 이을성 SSG에너텍 대표

[충북일보] 건물에 발생하는 화재는 곧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최근 대전 한국타이어 공장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대량의 타이어가 타며 가연 물질이 나온 것도 화재 진압 어려움의 원인이었지만 공장의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 구조도 한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대형 화재 발생 시 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혀 온 가연성 건축자재 사용 제한 건축법 개정안이 지난해 2월 11일 본격 시행됐다. 개정안에 따라 건축물 내·외부의 마감재와 단열재, 복합자재 심재 모두 화재 안전성 확보가 의무화됐다. 강화된 법 개정으로 준불연·불연 건축자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충북도내 선도적인 제품 개발로 앞서나가는 기업이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에 위치한 ㈜SSG에너텍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고효율의 건축자재를 개발·제조하는 종합건축자재 전문기업이다. 특히 주력 제품인 'IP패널(Insulation Panel: 동적내진설계용 준불연단열일체형 패널)'은 마감재와 단열재를 일체화한 외단열 마감 패널이다. 이을성(59) SSG에너텍 대표는 "단열·내진·준불연 세 가지 성능을 충족하면서 일체화된 단열·마감재는 SSG에너텍이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