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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호

법학박사

길을 가다 땅에 떨어져 있는 낡은 종이를 보고 부처님께서 무엇에 쓰던 종이였는지 제자들에게 물었다. "향을 쌌던 종이 같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향내가 나고 있습니다."

다시 길을 가다가 이번에는 땅에 버려져 있는 새끼줄을 보았다. 다시 부처님께서 무엇에 쓰던 것인지 물으셨다. "이 새끼줄에서는 비릿내가 납니다. 생선을 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무릇 중생들의 심성은 본래가 맑고 깨끗한 것이지만, 모두가 인연으로 말미암아 죄악과 복덕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벗을 가까이 하면 도덕과 의리가 융성해지고 어리석은 자를 벗하면 재앙이 따르게 마련이다. 마치 저 종이나 새끼줄이 향을 가까이 하면 향기를 머금게 되고 생선을 가까이 하면 비릿내가 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점차 물들고 익숙해져서 스스로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라고 하셨다.

법구경에서는 다시 "현자가 사람을 감화시키는 것은 마치 향을 가까이 하는 것과 같다. 지혜에 머물면서 선을 익혀 행동을 깨끗하고 향기롭게 해준다"고 했다.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 세상에서는 올바른 친구를 가려서 사귀고, 또 그를 통해 언제나 올바른 길을 잃지 않는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불행한 사회와 살기좋은 사회를 선택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이다. 상생의 철학으로 서로를 배려하고 같이하려 하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조금이나마 어려움에 처한 이들이 줄지 않을까 싶다.

이달초 민족의 명절 추석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지역의 시장과 마트를 찾아 가족과 함께 할 음식을 장만했다. 사실 우리는 그런 모습에서 또 다른 현실의 벽을 본다. 정치권은 경제민주와가 화두이고 전국의 각 지역의 상권에서는 저마다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물론 고도성장을 맛본 기성세대에게 있어서 지금과 같은 저성장은 어려운 현실일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대형마트의 의무휴일규정과 시간제약에 대한 문제로 대형마트와 중소상공인, 지자체간에 첨예한 갈등이 벌어졌으며 지금도 그 진행형에 있다.

사회적 차별화가 심하고 실업률의 문제가 높은 사회일수록 사회갈등과 범죄가 많다. 최근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는 묻지마 범죄와 여성아동에 대한 범죄가 대부분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경쟁에서 밀린 사람들의 절규일 수 있다. 우리지역의 유명대학을 나와도 소위 "지잡대"라며 2류 취급을 당하는 수도권 취업시장의 현실은 결국 그 차별과 편견이 자기에게 돌아올 화살이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지역의 수많은 구직자와 저임금에 시달리는 청년층 노동자에게 있어서 소수가 독점하는 고연봉의 정규직 자리는 도달하지 못하는 노스텔지어 일 수밖에 없다.

왜 우리는 같은 사회 공동체의 구성원이면서도 서로 차별과 갈등을 조장할까? 우리 스스로가 만족할 만한 경제적인 부는 과연 어느선 까지 일까? 인간은 노동을 통해 스스로 진화해왔고 문명을 창조해왔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신자유주의 체제하의 경쟁력 확보라는 미명아래 자행되는 정리해고나 청년실업의 문제, 중소상인의 폐업은 사람으로 살아갈 노동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며, 자신에 대한 긍정과 자부심을 파괴하는 것이다. 소위 우리지역에 대기업 소속의 대형마트 한 개가 문을 열면 주변상권은 약 30~40% 정도 매출의 하락을 경험하게 된다.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주변의 재래시장이 명맥을 유지한 곳이 과연 몇군데나 될까? 사실 대형마트의 편리함은 마약과 같아 우리 모두는 그맛에 중독되어 있다. 대형마트가 없거나 의무적으로 휴무를 실시하면 지역의 주민들은 불편하다. 심지어 맞벌이 부부들의 경우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

대기업의 횡포에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인간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깊어가는 가을 지금 우리사회는 무엇보다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역 지자체의 정책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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