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그 길에 서 있네." 나의 하루는 습관처럼 커피와 좋아하는 음악으로 열린다. 내게서 모닝커피 한 잔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처럼 규칙적이다. 김광석의 노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틀어놓고 홀로 커피를 마시니 오늘 아침, 더욱 운치가 있었다. 아내와 아이들이 제각기 학교로 가고난 뒤 빈 공간에 커피 향이 지긋이 퍼질 즈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우은정 화백이었다. 그와의 인연은 지난 4월 열린 그의 개인전 '바람의 곁에 바람으로 서서'가 계기였다. 그동안 소식이 없다가 갑자기 이른 아침 연락이 온 것이었다. 조금은 뜻밖이었다. 그런데 그의 목소리에서 바람 냄새가 진하게 풍겨왔다. "여기 문장대 근처입니다. 바람과 풍광이 너무 좋아서요." 그의 목소리에는 바람이 묻혀 있었고, 소년처럼 들떠 있었다. 가쁜 호흡, 싱싱한 땀 냄새가 수화기 너머로 물씬 풍겨오는 듯 했다. 아마도 새벽을 지나 어느 한 능선에서 만난 풍경이 기막히게 좋았나보다. 멋진 풍경을 혼자만 누리기가 아까워 누군가와 나누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 멋진 풍경 앞에서 나를 떠올려 준 그가 고
국제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세계 경제 회복에 적신호가 켜졌다.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에너지 수급의 불안정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래 에너지 수요가 증대되는 가운데, 지금 세계는 에너지 이슈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일, 예비전력이 350만kW까지 떨어졌다. 9.15정전사태 이후 8개월 만이다. 정부는 일찍부터 에너지 절약 특별대책을 내놓고 실내 냉방온도를 28도로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때 이른 더위로 전력수요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충북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산업용 전력사용량이 전년대비 6%가 늘었다. 이는 4월말 기준이다. 올 여름 예상 최대전력은 7천728만kW이다. 공급능력은 1.2% 증가하였는데, 최대전력은 6.8%(489만kW) 증가했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보다 5.2%(378만kW)나 늘었다. 특히 최대전력 발생 시 예비전력은 147만kW로 적정 예비전력인 500만kW에 크게 못 미쳐 올 여름도 수급비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기상청 기상전망에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폭염과 열대야가 자주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한전에서는 여름철 전력수급안정을 위한 수요관리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다. 즉, 전력수요 증
순전히 기억력이나 암기능력만을 가지고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아니다.' 라고 평가 한다면 결단코 남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자만하던 때가 있었다. 평소에는 판판이 놀기만 하다가 시험보기 하루 이틀 전에야 책을 펴고는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벼락공부를 해 시험을 쳐도 성적이 크게 떨어 지지 않던 학창시절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고, 군 복무시절 중대원(中隊員)들의 뒷바라지를 해주는 서무를 맡았을 때 한사람에게 무려 8자리씩 주어지는 군번을, 그래서 자신의 군번 외우는 것조차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무려 120여명 중대원의 군번을 모두 암기해 대원들이 휴가나 외출을 나갈 때 일일이 인사기록 카드를 펴 보지 않고도 단번에 군번 쓰는 칸을 채워 나갈 수 있었을 때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군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나와서도 이런 암기력은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했다. 마땅히 할 일이 없어 어떤 일을 할까 고민 고민 하다가 용감하게도 공무원 시험을 보기로 하고 난생 처음 밤을 새워가며 정말로 열심히 공부를 했었다. 국사, 헌법, 행정법, 행정학, 경제원론 등 다른 과목은 외워서 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자신이 있었다. 그렇지만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온 덕
회색(灰色)으로 덧칠된 혼탁한 도시를 벗어나 사람들의 흔적이 드문 국도(國道)변에 펼쳐진 대자연(大自然)을 만난다. 오랫동안의 치산치수(治山治水)의 결과 대지 곳곳에 풍요와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산허리에 감겨있는 빛이 푸르고 밝다. 산과 계곡을 가득 채운 숲이 깊고 멀다. 우리의 삶에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은총(恩寵)이다. 몇몇 해 전까지만 해도 세상 돌아가는 소식은 조(朝)석(夕)간으로 받아보는 일간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모든 계층을 위해 다양하게 편성된 공중파케이블방송 및 인터넷을 이용해 수시로 새 소식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다보니 신문구독자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언어나 활자를 통한 이해의 숙지(熟知)보다는 다양한 모니터를 통해 그림을 보거나 듣기가 대중화 되어가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듣기 콘텐츠(contents)가 보편성 내지는 문화적 영향의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정치적, 사회적 논란을 거쳐 공중파 방송의 수가 두 배로 늘어난 급격한 방송환경의 변화가 나타났다. 이른바 조선, 중앙, 동아 그리고 매경(每經)이 신문에서 종합편성채널로 확장되어 넓혀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을 비롯한 제도권에서
지난달 22일 과학기술진흥을 꾀하는 제58회 충북과학전람회 심사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심사평에서 학생에게 해연(駭然)한 논리로 적시하여 어리둥절케 하였다. 곧 학생, 지도교사, 담당연구사의 사실 확인을 거쳐 연구관께 따졌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니 해명해 달라."고. 그러나 궤변으로 얼버무렸다. 안되겠다 싶어 민의를 수렴하는 교육의원께 부탁했다. 공감한 의원은 원장께 전화를 했다. 하지만 牛耳讀經이었다. 어째서 이런 중대 사태가 벌어져도 搖之不動인가. 20 - 50클럽 시대에 공정한 룰(rule)이 외면당한 것이다. '너 떠들어 봐야 지나가면 된다.'는 기회주의인가. 이 기관의 홈페이지에는 원장 인사말이 나온다. 틀린 철자법은 그렇다 치고 '신뢰받는 참여 행정'에 먹칠한 꼴이다. 이 대회의 종착역인 전국대회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국립중앙과학관이 주관한다. 최상급 수상자에게는 대입 특전이 주어지고 미국에서 개최되는 세계학생과학경진대회(ISEF)의 한국 대표로 나갈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다. 심사는 수준의 적합성, 본인의 노력ㆍ창의·탐구 성에 중점을 둔다. 탐구 과정은 자연현상이나 과학 원리에 대한 장기간의 심도 있는 실험 실습이 따른다. 위
나는 물 좋기로 소문난 초정리에서 태어났다. 이 땅의 성군 세종대왕이 행궁을 짓고 요양했던 곳이고, 칠월 백중날에는 도시 사람들까지 찾아와 물놀이를 즐겼으며, 청주사람 청원사람 할 것 없이 즐거운 소풍길이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저들에게 약수터를 빼앗기는 아픔도 있었으며, 의병장 한봉수와 의암 손병희 등 구국운동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의인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현대에 와서는 나기정 前 청주시장과 작고하신 변종석 前 청원군수도 이 고장 출신이며 시인, 수필가, 화가 등 문화예술 분야의 큰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었다.초정리 산천은 로렐라이 언덕보다도 아름답다. 사계절 마르지 않는 샘물이 그렇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다투지 않고 서로 보듬어 주는 기와집 초가집 함석집이 그러하며, 굽이굽이 흐르는 시냇물 또한 그러하다. 아침햇살과 저녁노을이 서로 다르지 않고, 논과 밭과 계곡과 능선이 다르지 않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서로 위하며 사랑하는 미덕 또한 치사하고 비루한 세속의 그것과는 견줄 수 없다. 의인과 열녀와 예술인들이 끝없이 배출된 것도 맑고 향기로운 초정리의 정신을 온 몸으로 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나는 초정리의 풍경과 구릿빛 농부들의 삶을 글과 그림
올해 임진년은 조선시대 '임진왜란'을 당한지 7주갑(週甲) 420주기가 되는 해다. 우리민족으로서는 잊을 수 없는 당쟁과 안보불감으로 속수무책 당했던 오욕의 역사 중 하나다. 이때 희생된 영혼들에 예년과 달리 국가적인 위령행사를 해야 할 것이다. 임진왜란(선조 25년, 1592년)은 우리 역사상 최대의 시련이었으며, 이 중 충주 싸움은 가장 희생이 컸다. 1만8천700명의 왜군을 맞아 신립장군과 휘하 8천여의 장졸이 남한강변 탄금대 앞에서 싸우다 달천에서 최후를 마친 처절한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왜란 이후 나라에서는 충주 달천을 비롯, 큰 싸움터에서 순절한 장졸들에 대해 매 임진년에 제단을 마련하고 위령제를 지내왔다. 광복 후 첫 임진년인 1952년은 6.25한국전쟁 중이었음에도 효창운동장에서 이승만대통령이 참석해 순국추모식을 거행한바 있다.불행히도 국가보훈관련법령에 임진왜란 전몰자에 대한 예우규정이 없어 올 7주갑 행사가 각 지역별로 이뤄지고 있으며, 충주는 16일 충주세계무술박물관에서 (사)예성문화연구회가 국제학술대회를 개최, 통한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국가주권 수호의 의지를 다지고자 한다.이에 충주를 중심으로 지난날 치제(致祭)의 사실을 개관하면서 그 의
너를 만나면눈인사를 나눌 때부터 재미가 넘친다.너를 만나면어지럽게 맴돌다 지쳐 있던 나의 마음에 생기가 돌아 더 멋지게 살고 싶어진다.너를 만나면 온 세상에 아무런 부러울 것이 없다.너를 만나면 더 멋지게 살고 싶어진다. -용혜원님의 시 중에서-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여선생님이 귀하여 한 학교에 한 분 정도 있기도 하고, 아예 없기도 하던 때 옆 반을 예쁜 여선생님이 담임하였다. 어찌나 그 반이 부럽던지 몰래 옆 반을 자주 훔쳐보며 넋을 놓곤 했다. 그 선생님과 공부하면 지루하지도 않고 공부가 저절로 잘 될 것 같았다.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다는 확실한 꿈도 없던 때, 그 여선생님을 보고서 이 담에 꼭 예쁜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고 그 꿈을 키웠다. 그 때부터 나는 한 번도 꿈을 바꾸지 않고 오늘까지 왔다. 정말로 사람이 잘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에 꿈의 씨앗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늘 그 예쁜 여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했다. 그 여선생님은 자신이 누군가의 모델이 되고 있다는 걸 모르고 계셨겠지만, 시골 초등학교 3학년이던 내게 확실한 미래상을 제시해준 고마운 선생님이셨다. 커서 무엇이 되라고 직접 가르친…
마님이 상추를 뜯고 숯불을 피우며 분주하게 움직인다. 돌 틈 사이로 소복하게 올라온 채송화도 서로 얼굴을 내밀고 그런 마님을 구경하느라 난리다. 벌들도 덩달아 웽웽거린다. 오늘은 마님 직장 동료들이 시골 정취를 느끼고 싶다고 해서 마님네 마당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는 날이다. 맑은 공기와 삼겹살이 숯불위에서 후끈한 열기를 내뿜으며 열애중이다. 젓가락이 분주히 움직이며 그들을 뜯어 말리느라 시끌벅적하다. 유월 오후의 마님네 마당이 점점 뜨거워진다. "우리들의 우정을 위하여!" 열대여섯 명의 함성이 시골 마을을 흔들어 놓는다. 소주잔과 덕담이 오고갈수록 분위기가 얼큰하게 익어 가는데 소주가 그만 바닥이 났다. "마님, 겨우 소주 몇 병 준비해 놓고 우리를 오라 가라 한 거야, 뭐야?" 술을 못 마시는 마님 기준으로는 충분하게 준비했건만 턱없이 부족했다. 읍내에 나가 사오자니 무르익은 분위기가 깨질 것 같고, 이 정도에서 마무리를 짓자니 출근하면 닦달을 당할 것 같아 마님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마님이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직원들이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이다. "이거 말만 마님이지 인심은 아주 자린고비구만. 아주 상대할 사람이 아니야." 여럿이 한 마디씩 하니까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후보자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게 된다. 당선이라는 눈앞의 성과물에 달려드는 흡사 불나방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후보자들에게서 한 발짝 물러서서 객관적으로 보게 되면 당연하게 보이는 것들이, 후보자에게는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는 모양이다. 정책과 공약에 의한 선거운동을 하고 자신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에 대한 네거티브(negative) 선거운동을 통해 당선 획책(劃策)을 꾀하는 것은 가장 보편적으로 후보자와 정당이 선호해온 선거운동 전략이다. 이는 우리나라 해방 이후 현대사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되풀이 돼 온 모습이다. 2012년을 넘어서고 있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선거운동 양상과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와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러면 여기서 후보자와 정당·정치인이 왜 그토록 상대방 후보를 비방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흑색선전을 통해 민심을 현혹시키는 네거티브 전략을 세월을 초월해 고수하는 것인지 되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우리나라는 개개인으로 보았을 때 전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민족에 손꼽힌다고 생각한다. 지질학상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 인
월말이면 상반기 기초의회나 광역의회 의장단 임기가 만료된다. 벌써부터 의원들은 너나없이 후반기 의장단 구성에 촉각이 곤두서 있다. 한 사람 한 사람 놓고 보면 누가돼도 무난할 만큼 모두가 자질을 갖춘 분들이다. 물론 각 지역에서 선거를 통하여 인증된 사람들이니 자질, 자격을 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지역은 예로부터 야세가 강했던 곳이다. 6.25 때와 일제 강점기에도 좌파가 많았다고 한다. 현재도 기초의원 9명중 7명이 야당이고 도의원 3명중 2명이 야당인 것을 보면 그 내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이다. 단체장은 여당인데 상반기의장은 야당이었다. 하반기의장단 구성에 관심이 쏠린다.의회의원이 되는 것은 그 사람이 잘나고 똑똑해서만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실력 있는 사람을 뽑으려면 선거가 아니고 시험을 치러 채용되어야 하지 않을까. 지방자치제를 말 그대로 생각해보면 지방의 일을 자치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면적으로는 직접 민주주의의 요소가 강하게 개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민들이 직접 지방자치에 참여하여 자신들의 일을 결정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직접 실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의 대의제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고…
청주시 차량등록 대수가 2012년 3월을 기준으로 28만298대를 넘어섰다. 청주시 전체 세대가 25만2천113세대임을 감안하면 이는 가구당 1대를 훨씬 초과하는 양이다. 대로, 소로를 구분할 것 없이 넘쳐나는 차량으로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며, 긴급 차량은 꽉 막힌 도로를 빠져나오기 위해 하염없이 사이렌을 울린다.1리터당 2천원을 훨씬 넘긴 고유가가 무색하게 도로 위의 차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차량은 갓길은 물론 뒷길까지 완전히 점령해 버린 상태며, 이 때문에 주민 간의 시비가 붙는 일도 비일비재하다.지난해 흥덕구에 접수된 불법 주정차 접수 민원은 3천20건이며 과태료 부과율은 100%에 달한다. 특히 복대동 지웰시티 상가 주변과 가경동 일대는 민원인의 항의가 끊이지 않는 상습 불법주차 지역이다. 흥덕구는 빗발치는 민원에 매일 단속을 하고 있지만, 효과는 한시적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이러한 불법 주정차에 의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특히 응급차량의 진행을 방해하여 피해를 키우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구급차의 현장 도착 소요 시간은 평균 8분18초로 골든타임(심정지 상태에서 대뇌가 비가역적 손상을 받
전남 구례에 있는 조선시대 고택 운주루에는 특별한 쌀뒤주가 있다. 이 뒤주에는 '他人能解(타인능해)' 라는 네 글자가 씌어져 있는데, 이는 주인 외에 다른 사람이 뒤주 문을 열어도 된다는 뜻이다. 뒤주의 문을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열어도 된다고 허용한 것은 참으로 파격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이 뒤주는 낙안 군수였던 류이주의 생활철학에서 나왔다. 실제로 운주루에 있는 이 뒤주는 마을에 배고픈 사람이 생기면 누구나 쌀을 퍼 갈 수 있도록 했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운주루가 그 원형을 보존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웃과 공존하는 '나눔의 정신'이 배어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지난 2003년 도입된 '충북교육사랑카드'는 도교육청에서 학생과 교직원의 복지 향상을 위해 농협중앙회와 제휴해 만든 신용카드로 사용금액의 일정액을 복지기금으로 조성한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해까지 모두 17억5568만원의 복지기금을 조성해 난치병학생과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 학생 7천여명에게 기금을 전달했다. 도내 교직원들이 참여하는 제자사랑 실천을 위한 '사랑의 우수리 모금 운동'도 해마다 회원이 늘어나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한다. 인간성은 사람다운 품성으로 가져야 할 개인과 그 사회 구성원의 공유와 이해다. 평화와 공존을 염원하는 유대감 공감대 협력시대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지구촌의 단어들이다. 인간다움은 상대에 대한 적대감이나 폭력과 파괴의 이미지란 존재하지 않는다. 왕따, 공격성, 무력진압, 독재, 억압 등 폭력성의 목적은 대부분 인간의 소유욕과 잔인성에서 비롯된다. 즉 남을 복종시키고 다스리려는 지배적 욕망으로, 마음 내키는 대로 하고자하는 이기심이다. 그런데 요즈음 연일 보도되는 사회의 비리를 보면 심상치 않다. 사회 전반의 부조리와 비리는 인간성을 파괴하는 아노미(Anomie) 같다. 즉 공통된 가치관과 목적이나 이상이 상실된 사회적 인간성 파괴다. 협력과 화해의 부재에 시달리는 정치 특권 의식의 다툼이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예로 아직 학교폭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폭력과의 전쟁을 선언한지 엊그제, 금방 소탕할 것 같은 단호함이 생생하다. 그러나 베어도 움돋이처럼 달라져 보이지 않는다. 살인적인 사금융, 공직선거파행, 무차별 살인, 학생의 교사 구타, 왕따 패거리, 자살 등 사회병리적인 현상은 끊이지 않는다. 무차별 성폭행 후, 토막…
코코 샤넬. 패션과 스타일에 관한한 불멸의 이름이다. 복식(服飾)으로서 20세기 초반의 여성들에게 새로운 자유와 해방을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샤넬은 디자이너로서 위인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1971년 영면한 코코 샤넬이 요즘 우리 집에서 하루에도 수차례 부활하고 있다. 한 달 전 구입한 페르시안 고양이 두 마리에게 코코와 샤넬이라는 이름을 붙였기 때문이다. 시대를 앞서간 창의적이고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로 인식되어 있는 샤넬은 설령 고양이에게 자신의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과히 기분 나쁘게 여기지는 않으리라. 더구나 아름답고 우아하며 기품 있는 태도의 페르시안 고양이라고 하면 샤넬도 너그러이 자신의 이름을 허용하지 않을까 싶다. 하얗고 예쁜 페르시안 화이트 암컷고양이는 샤넬, 살짝 잿빛이 섞인 귀여운 수컷 페르시안 친칠라 고양이는 코코다. 이제 태어난 지 두 달 정도 된 녀석들을 키우게 된 건 물론 아이들 때문이다. 아이들이 아니라면 집안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발상은 꿈에도 생각해 본 일이 없기 때문이다. 동물 특유의 냄새와 털은 도무지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완동물을 사주면 게임을 일체 끊겠다.'는 작은 녀석의 선언에
박물관에 근무하면서 '직지가 어떻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었으며, 반환을 받을 수 없는 것인지' 라는 것에 대하여 많은 질문을 받게 된다. 아마도 작년에 외규장각도서의 반환과 관련하여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직지는 1377년 7월에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이다. 이 책의 본문에 구결로 보아 조선 초까지 읽히다가 불복장(불상의 내부 공간에 넣는 유물)에 들어갔으며, 임진왜란때 꺼내져 조선후기에 앞뒤 표지를 붙여 붉은 실로 다섯 구멍을 뚫어 꿰맨(오침안정법) 것이다. 1842년 아편전쟁이후 서양의 열강이 동양으로 진출할 때, 조선에서는 대원군이 쇄국정책을 펴며 서양세력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하였다. 프랑스의 경우도 서양 열강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으로 진출하면서 조선에 신부들을 파견하여 포교활동을 전개하였다. 이때 조선에서는 프랑스 신부를 붙잡아 한강 새남터에서 신도들과 함께 참수형에 처하였다. 이에 프랑스는 보복조치로 중국에 파견되어 있는 로즈제독이 이끄는 극동함대를 강화도에 파견하였다. 이 사건이 1866년에 일어난 '병인양요'이다. 이때 강화도를 점령하면서 약탈한 문화재가 외규장각도서이다. 이 도서를 작년에 돌려받은 것
나는 늘 복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인복이. 따라서 나는 언제나 내 삶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고 또 나 역시 다른 이들에게 복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한다. 특히, 은사님들과 직장 선·후배 교수님들 그리고 학계와 중앙 및 지역 인사들과 함께 의미있는 시간을 자주 보낸다. 더욱이 친구나 가족이 내게 보내주는 애정과 보살핌은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사할 뿐이다. 물론 나 역시 많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많은 부족함이 있을 것임이 분명한데도 배려하고 이해해 주는 부분에 대해 감읍할 뿐이다. 그 중에서도 은사님의 부족한 제자에 대한 배려와 이해는 끝이 없는 것 같다. "위기관리를 연구하기 시작한지 20년이 되었다. 20년 전인 1991년 1월 어느 날, 은사이신 김형렬(金炯烈) 교수님의 석사논문 연구 주제를 보름 내에 제출하라는 말씀은 당시 대학원 입학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내게 얼마나 깊은 고민을 안겨주었는지 모른다. 그 고민의 와중인 1991년 1월 내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던 것은 걸프전쟁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죽어나갔고, 불쌍한 아이들이 부모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무리 훌륭
"선생님, 5월은 여러 가지 행사가 있어서 너무 바쁘시지요? 몸 건강하게 챙기세요. 저는 선생님 덕분에 이제 공부가 쉬워졌어요. 앞으로도 열심히 공부할게요. 선생님, 사랑해요~" 얼마 전, 지난해에 우리 반이었던 수민(가명)이가 열심히 꾸며서 직접 만든 편지봉투에 정성껏 쓴 편지를 담아 수줍은 얼굴로 내게 내민 편지의 내용이다. 저학년임에도 불구하고 배려심이 많은 성격을 고스란히 담아 어른스런 말투로 선생님을 챙기는 마음이 느껴져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아침에 교문을 들어서면 삼삼오오 몰려 인사하는 아이들 속에 가끔 수민이가 섞여 '선생님,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한다. '오늘은 기분이 유난히 좋아 보이네?', '아침 먹었니?', '어제는 뭐하고 놀았어?' 등으로 인사를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도 있다. 짧은 순간이지만 수민이와 내가 나누었던 시간이 많기에 그 안에 오가는 우리들의 감정은 남다르다.학년 초에 진단평가를 하니 몇몇 아이의 성적결과가 좋지 않았다. 학년 초마다 있는 일이라 성적부진의 원인을 여러 방면에서 찾고 해결방법도 생각하며 수업시간마다 그 아이들을 챙겼다. 그 아이들 중 다른 아이들은 수업 중에 발표를 시키거나 개별학습, 가정학습과제를
돈을 '물 쓰듯'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 인식에서 물은 대가가 필요한 대상이라기보다 공짜라는 단어와 가깝다. 사람은 매일 2∼3ℓ의 물을 마시고 있으며, 물 없이는 1주일도 견딜 수 없다. 이렇듯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물이지만,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의하면 오는 2020년 기준으로 최대 4억6천 톤의 물 부족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러한 물 부족에도 불구하고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일 1인당 물소비량은 333ℓ로, 덴마크 114ℓ, 독일 151ℓ, 영국 139ℓ 등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생활·공업용수의 이용량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물 부족 문제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 부족 문제의 근원적 처방은 강우를 담아두는 물 그릇(댐)과 그 물을 정수해 공급하는 시설(광역 상수도)를 건설하는 것이다. 하지만 댐과 광역 상수도의 건설에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건설 기간과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1973년 소양강댐의 톤당 건설비용은 약 400만 원이었으나 2003년 장흥댐의 건설비용은 약 42억 원으로 증가했다. 성숙
삶(Life)이란 '살아있음'을 의미한다. 지혜(智慧)란 '슬기'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삶과 지혜는 불가분의 관계가 아닐까. 사람이 일평생 태어나서 생명을 다할 때까지 삶과 지혜는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삶과 지혜는 일심동체이도 하다. 삶에는 아름다운 삶이 있는가하면 아름답지 못한 삶이 있다. 아름다운 삶의 주체는 이 세상에 꼭 있어야 할 사람이다. 아름답지 못한 삶의 주체는 이 세상에 꼭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자기 자신에게도 해가 되고 타인에게도 해가 되는 사람은 자기 자신과 타인에게 필요한 존재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는 온유와 지혜를 창조해야 한다. 온유하고 따뜻한 성품을 가진 사람은 자기 자신과 타인을 따뜻하게 해준다. 부드러운 성품을 가진 사람은 자기 자신의 영혼을 밝게 해주고 타인을 부드럽게 해준다. 온유한 성품은 인내하는 성품이며 예의바른 성품이다. 온유한 성품은 화평하며 막히면 기다리고 준비하는 성품이다. 억울함을 가슴에 품고 이해하면 성공하나, 앙갚음으로 풀려하면 실패할 수 있다. 온유한 성품은 누구나 공유할 수 있다. 온유함을 사모하는 자는 이를 소유하고 형성할 수 있다. 온유함은 선천적
바야흐로 스마트(smart) 시대다. 제품에서 사람까지 스마트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쳐지기 십상이다. 스마트라는 의미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핵심요소 중 하나는 디자인이라고 생각된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인 애플의 성공에는 혁신적인 제품과 이를 뒷받침하는 심플하고 직관적인 디자인이 효과적으로 결합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도 마찬가지이다. 스마트하고 경쟁력있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도시의 철학이 디자인으로 구현되어져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도로 등 공공공간과, 공공시설물의 디자인은 도시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형성하는 도시 경쟁력의 중요 요소이다. 공공디자인이 잘 발달된 나라로는 일본을 들 수 있다. 일본은 90년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 도시재생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도시에 디자인을 입히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도시가 요코하마로,거리의 맨홀 하나에도 도시의 특색을 담은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요코하마의 도시디자인 성공사례를 보기 위해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방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도시들도 경쟁력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각 도시의 공공디자인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과 예산
1990년대 말부터 소규모학교 통폐합정책이 갑자기 불어 제켰다. 충주시의 사례를 봐도 통폐합 전의 초등학교 수가 무려 60여 개교나 됐었지만 지금은 그 반수로 줄었다. 마치 통폐합문제가 우리교육을 당장 어떻게 변화라도 시킬 수 있는 양 단기간 내에 밀어붙이느라 난리를 쳐댔었다. 지나친 무리수는 또 다른 새로운 문제에 부딪게 되나보다. 시골의 작은 면민들로부터 통폐합 및 폐교조치에 반기를 들기 시작하자 교육부를 위시한 도교육청이 주창해 대던 통폐합이 주춤해졌었는데, 근간 또 그 망령이 되살아나자 이번에도 해당 주민들의 극구 반대가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소규모학교의 통폐합을 주창하는 사람들이 누군가 한 번 살펴봐야 할 일이다. 교원들인가· 학부모인가· 혹여 학생들이 간청이라도 하던가· 학부모는 아니지만 국가를 염려한 나머지 어느 주민들 다수의 희망사항이었는가· 학교통폐합이나 폐교조치가 무엇을 위한 일인가 냉정하게 재점검 해봐야 한다. 혹여 작금에 우리 국민들 모두가 걱정하고 있는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해법이라도 되는가· 농촌이 공동화 현상을 나타내기 시작한 지 오래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고령자들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오늘의 공동화 현상이 돼
새 천년을 맞이하는 2000년 길목의 이야기다. 그 무렵 충북도에서는 새 천년맞이 상징 사업으로 천년대종 주조와 천년각 건립이라는 특별한 사업이 추진되었다. 서울의 보신각종이나 경주의 에밀레종에 버금가는 천년대종을 천년각에 설치하여 후대에 문화유산으로 남기려는 야심찬 사업이었으니 세인들의 관심이 컸던 것은 당연지사. 이 때 공교롭게도 종을 만들려는 분은 이원종 도지사였고 그 종을 국토의 중심인 중앙탑이 있는 충주에 설치해야 한다고 나선 분이 이시종 충주시장 이었다. 결국 많은 논란 끝에 청주예술의전당 부지에 설치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당시 호사가들이 "원종이 먼저냐 시종이 먼저냐"는 등 우스개 소리를 생산해 회자되기도 했다. 각설하고 세월은 흘러 그 당시 도백이었던 이원종 도지사는 3선의 고지를 목전에 두고 아름다운 용퇴라는 수식어를 남기며 유유히 정계를 떠났고 이시종 충주시장은 지역에서 3선 시장과 재선 국회의원을 거친 뒤 어렵다는 세간의 예측을 깨고 도지사에 당선되어 현재 민선 5기 충북호의 선장으로 맹활약 중이다. 이원종 지사는 대학 석좌교수로 후진양성을 하며 초청강연과 지인들의 자녀 결혼식 주례와 골프 등으로 무욕의 삶을 즐기고 있다. 이시종 지사
봄이 오는가 싶더니 어느 덧 여름이다. 많은 사람들이 산, 바다, 호수를 찾아 떠나는 때이다. 필자는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충주호에 나들이를 갔다. 필자에게 충주호의 푸른 호수와 멋들어진 산세는 찌는 일상에 청량제와 같은 것이기에 자주 발걸음을 내딛는 곳이다. 충주호를 찾을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이 있다는 점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다고 하지만 충주호는 변치 않고 늘 푸르름으로 충만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변한 것은 충주호에 다가가는 사람들, 더 다가가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과거에는 그저 감상하고 유람하는 것에 만족했으나 이제는 걸어보고 만져보고 안으로 들어가 체험하려 한다. 훌륭한 자연자원인 호수를 더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따라 사람과 자연에 득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다. 소득이 높아지고 주5일제 근무가 시행되는 등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관광패턴은 다양화·복잡화되기 마련이고 그 변화의 범주에 '호수' 역시 포함되어 있다. 더욱이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이 친수공간의 활용도를 높여 이러한 국민의 관광욕구에 부응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댐과 호수'에 대한 활용이 필연적인 것임을…
우리는 흔히 남으로부터의 구속이나 간섭에서 벗어나는 것을 자유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남의 구속이나 간섭에서 벗어나는 것도 자유의 한 단면이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라 순간적인 도피행위일 뿐이다. 도피행위는 곧 원상회복을 꿈꾸게 된다. 마치 일상생활의 속박이 싫어 무인도나 산중의 절로 간 사람이 며칠만 지나면 다시 일상생활의 분주함을 그리워하는 것과 같다. 자유는 자신의 의무와 책임이 상호 통합된 일상적인 세계로부터 분리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이 상호 의존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한다면 주변이 자신을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인생에 값진 열매를 맺게 해주는 뿌리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청주와 청원이 그렇다. 뿌리를 같이 하지만 소통과 공감을 하지 못해 따로 또 같이 살아가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역이나 사회가 부과하는 짐을 이용하려는 생각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자신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제한이라고 생각함으로써 참다운 자유를 잃어버리고 만다. 참다운 자유란 곧 타인과 손잡고 실천해나가야 할 가치이며, 현실에 적응함으로써 체득되는 창조적인 원동력인데도 말이다. 불교의 화엄사상에서는 "일즉다 다즉일"이란 말을…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