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났다. 대학입시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바야흐로 시작되는 겨울이 저들에게는 고난의 계절이 될 것이다. 예전 나의 대학 입시 즈음의 풍경이 떠오른다. 벌써 삼십여 년 전의 일이 되었건만 예비고사를 치르기 전 날의 떨리던 가슴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전날 밤부터 긴장이 되어서 심지어 어머니에게 내 방에 같이 있어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 공부했던 것이 전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고, 내가 알고 있는 내용도 하나 없이 백지 상태가 된 것만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루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달라진다고 생각하니 무섭기만 했던 것이다. 주변에 재수, 삼수를 하는 학생들을 흔히 본다. 지인의 딸도 삼수를 했는데 이번 수능에서 시험지를 받아드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제대로 문제를 못 풀었다고 한다. 시험을 치른 당사자 뿐 아니라 그 엄마도 며칠을 몸져 누웠다. 유난히 교육열이 강한 우리나라는 이렇듯 대학입시철이면 온 국민이 몸살을 앓게 되는 것 같다. 전에 어느 유명한 목사님 설교를 들을 때였다. 그분도 대학에 떨어진 적이 있다고 한다. 너무 낙심이 되어서 강물로 뛰어내릴 결심을 하고 다리 한가운데 섰는데, 시퍼런 물이 무서워 차마 뛰어내
사람들을 자극하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행동심리학자인 수잔 M. 와인생크가 쓴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학'은 사람들을 자극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요인을 분석한 책으로 흥미롭게 읽힌다. 사람들을 자극하는 요인은 숙달에 대한 욕구, 소속 욕구, 이야기에 담긴 힘, 당근과 채찍, 본능, 습관, 마음의 속임수 등이다. △덜 후회하게 하려면 선택의 폭을 줄여라 △독립적으로 행동하게 하고 싶다면 돈에 대해 언급하라. 반대로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게 하려면 돈에 대해 언급하면 안된다 △보상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처음에는 지속적으로 보상한 다음 가끔씩 보상의 내용을 바꿔라 등을 조언한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뇌졸중, 기억력 감퇴, 치매 등 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점을 겨냥해 '뇌를 위한 파워푸드'는 미국 정신의학 전문가인 닐 D. 버나드 조지워싱턴대 의과대 겸임 부교수가 음식을 활용해 젊은 뇌를 유지하는 방법을 담았다. 뇌는 늙지 않으며 어떤 것의 공격으로 뇌세포가 망가지거나 죽기 때문에 치료란 거의 불가능하고 오직 예방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유독성 금속이 몸에 축적되지 않게끔 고기 대신 채소로 단백질이나 철 등 영양소를 섭취하라고 조언한다
요즈음 대학졸업반 학생들은 취직을 위해 많게는 100여개 회사에 이력서를 제출하는 것이 다반사이고 취직은 하늘의 별따기이다. 이러한 구직난은 1997년 IMF사태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당시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고, 인수합병으로 인해 졸지에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져서 실직자들이 양산되었다. IMF사태 이후 사회구조와 기업 환경은 격변했고, 그 여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눈부신 과학기술 발전에도 심각한 취업난의 한 원인이 있다. 제조업, 서비스업 등 모든 업종에서 사무자동화와 생산설비자동화가 진행되어 저 인력, 고 생산성을 지향하여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은 상시적으로 이루어진다. 더군다나 한국경제가 저성장시대에 진입했으니 사회전반에 걸쳐 취업난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사회문제 중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는 청년실업문제일 것이다. 사실 필자는 일자리가 많았던 70-80년대 고도산업 성장시대에 대학을 다녔고 취업을 했기에 취직 걱정을 별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직장을 골라서 취업을 했던 행복한 시절(?)을 살았다. 그래서 요즈음 대학생들을 보면 너무도 안타깝다. 대학 학창시절 내내 학문연마는 뒷전이고 취업준비에 전전긍긍해도 군입대자, 대학
지난 주 평일 저녁 남루한 옷차림의 중년 남자가 찾아왔다. 전작이 있었는지 술냄새가 약간 나기도 하고, 오랫동안 씻지 않아서인지 땀에 쩐 역한 냄새가 나는 것이 그 동안의 경험으로 미뤄 정상적인 손님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에 앉은 그는 삼겹살 1인분을 주문했다. 주문을 받아 온 아주머니가 어찌해야 하는지 몰라 내게 눈짓을 보냈다. 물을 마시고 있는 그에게로 다가가 최대한 정중하게 말했다. 점심이면 몰라도 저녁에는 1인분을 팔지 않습니다. 저녁에는 주로 단체 손님들이 많은데 혼자 오는 손님들을 받다 보면 장사를 하지 못합니다. 삼겹살 식당은 점심보다는 저녁 장사 위주여서 실제 영업시간이 짧습니다. 식탁 하나에 최소한 2명 이상 돼야 받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녁에 여럿이 오시든가 혼자라도 낮에 오시면 대접해드리겠습니다. 그는 별 대꾸 없이 일어났다. 여기도 1인분을 팔지 않느냐, 그럼 다음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총총히 사라졌다. 삼겹살 식당에서는 1인분을 팔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도 일부러 들러본 것이다. 그러나 막상 보내 놓고 마음이 영 개운하지 않다. 사실 전에도 이런 경험이 여럿 있었다. 외지에서 출장 오는 사람들이 삼겹살 거리 인근 모텔에 많이
충청권의원들이 충청권 인구는 약 526만 명 정도이고, 호남권 인구는 충청권보다 약 1만 7000명 정도 적은데도 전라도 국회의원 수는 30석이고, 충청도는 25석으로 인구가 많은 충청권이 오히려 국의의원 선출 숫자가 적다는 것은 지역차별이므로 이의 시정을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11월 14일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의원이 헌번재판소에 국회의원선거법 제15조 제3항이 헌법에 보장된 선거권을 침해하고 평등선거의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위헌조항이라며 위헌법률심판을 제기하였다고 한다. 평등선거(平等選擧)의 원칙(原則)은 평등의 원칙이 선거제도에 적용된 것으로서 투표의 수적(數的) 평등을 말하는 것으로 복수투표제 등을 부인하고 모든 선거인에게 1인 1표(one man, one vote)를 인정함은 물론 투표의 성과가치(成果價値)의 평등을 의미한다. 헌법이 요구하는 투표가치(投票價値)의 평등은 선거제도의 결정에 있어서 유일, 절대의 기준이라고는 할 수는 없으며, 우리 헌법 역시 그 범위를 국회가 정하도록 위임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는 자율적으로 선거구를 결정함에 있어서 합리적인 다른 정책적 목표도 고려할 수 있는 것이지만, 적어도 선거구의 획정에 있어서는 인구비례의…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금메달을 얻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 게임을 한 것이나 또 금메달을 따기 위해 뼈를 깎는 듯한 훈련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금메달을 목에 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메달을 딴 사람은 메달 자체 때문만이 아니라 그것을 위해서 계속 노력해온 점을 인정해주어야 할 것이다. 인생에서의 성공이나 직장에서의 승진도 비슷한 것 같다. 운이 좋아서 남들보다 별로 수고한 것도 없는 것 같고 쉽게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성공한 사람들의 대다수의 삶을 돌아보면 반드시 성공의 요인이 있다고 본다. 그들은 대개 정확한 목표를 세웠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을 했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절제와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아직 성공을 바라보고 있는 입장에 서 있다면 누구든지 현재의 결과에 그것이 끝이 아니고 시작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조금 앞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로 부터 배울 점을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보면 좋겠다. 한편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인생의 달음질에서 어떤 성공이 진정한 성공이고 무
언제부턴가 위험에 처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국민들의 의식 속에 각인된 전화번호는 다름 아닌 119다. 이것이야말로 박근혜정부가 표방하는 안전정책 가운데 최고의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올해로 51주년을 맞은 소방의 날, 예전에는 한낱 전화번호에 불과했던 119가 이제는 안전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흔히들 브랜드의 가치는 기능적 가치에서 심리적 가치로 진화해 간다고 한다. 기능적 가치가 2차원적이라면 심리적 가치는 기능적 가치를 아우르는 3차원으로, 재난현장에서 국민들의 육체적 고통을 덜어주는 소방활동이 기능적 가치라면, 평상시 안전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 수 있는 안식처로 자리매김해 국민들의 안전욕구와 감성을 충족시키는 건 심리적 가치라 하겠다. 언제부턴가 국민들의 잠재의식 속에는 119란 화재, 구조, 구급에 국한된 소방영역이 아닌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안전을 책임져 주는 브랜드가 되었다. 모름지기 현대 공직사회도 브랜드의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다. 국민 위에 군림하던 공직사회가 이제는 국민을 고객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모든 게 국민의 눈높이와 생각으로 처리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국민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공무원에게 그에 상응
지난 10월 31일은 '막걸리의 날'이었다. 벌써 세 번째다. 막걸리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정부는 "일본에 편중된 막걸리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특히 유럽시장에도 한국의 막걸리가 알려지고 수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작 행사의 주인공인 막걸리 업계의 분위기가 싸늘하다. 수출이 줄고, 내수의 위축으로 돈 버는 재미가 없어서다. 올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 54%, 내수 10%로 감소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막걸리의 위기를 불러온 주요인이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에서의 수요 감소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시장에서의 저조는 전체 수출액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 양조장은 명맥이 끊길 위기라고 한다. 양조장 대표들은 이구동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2011년에는 전혀 딴판이었다. 막걸리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몰랐다. 막걸리 수출 소식은 뉴스의 단골손님이었다. 막걸리 업계는 주문받느라 정신없었다. 그때 막걸리 파는데 한류(韓流)도 제 몫을 다했다. 그 이후로 현재까지 회복의 기미가 없어 보인다. 그러니 올해는 우울한 '막걸리의 날' 일 수밖에 없다. 외화벌이에 전시성 행사나 단기성 정
"찌릉, 찌릉, 찌르르." 새들이 떠드는 소리에 아침 이슬이 푸르르 옷깃을 털어낸다. 덩달아 마님도 기지개를 켜며 눈을 뜬다. "쯧쯧……. 올해는 모과가 몇 개 안 달렸구먼. 저걸 누구 코에 붙인디아." 궁시랑 대는 소리에 마님이 벌떡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창문을 연다. 샛별이 할머니가 뒷짐을 지고 마당을 한 바퀴 둘러보고 막 나가는 참이다. "할머니!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세요" "아니여. 차는 무신……. 피곤헐틴디 어여 더 자." "할머니! 모처럼 오셨다 그냥 가시면 섭섭하잖아요." 마님이 현관문을 열고 나가서 할머니를 부른다. "아니여. 어제 김장을 혀서 한포기 가져왔는디, 늙으니까 입맛두 손맛두 다 떨어지는구먼. 맛이 있을런지 몰르겄어." 할머니가 허적허적 나가시는 모습을 잠깐 눈에 담고 발밑을 내려다보던 마님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이고, 뭘 이리 많이 가지고 오셨담." 김치통이 자그마치 세 개나 있고 그 위에 어렸을 적에 보았던 손때 묻은 소쿠리에 군고구마와 노란 알전구 같은 홍시가 수북하게 담겨있다. 마님은 김치통과 소쿠리를 식탁에 올려놓고 뚜껑을 열어본다. 하나는 배추김치, 하나는 알타리, 하나는 깍두기다. "어휴, 할머니는 손도 크시지만 정도
10.30 보궐 선거가 여권의 승리로 끝이 났다. 정치권의 이러한 시류는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의 부동산 시장에 관해서 생각해 본다. 얼마전 한 공중파 방송의 심야토론 프로그램을 보면서 토론에 참가한 정치권 패널들이 동일한 사안과 문건에 대해서 쌍방 간에 어쩌면 그렇게 다르게 해석하고 이해하는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많은 부분이 왜곡되어 있다.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격은 하락하지만 전세가격과 월세가격은 끝을 모르고 상승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왜곡되어 있는 부동산 시장이 올바른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왜 매매가격의 90퍼센트 이상의 전세가를 지불하면서도 부동산을 취득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또 늘어나는 것일까. 부동산 투자과정에는 여러 가지 위험(Risk)이 존재한다. 학문적으로나 실무적으로 이러한 위험을 체계적으로 잘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항으로 인식되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분류해 보면 부동산 투자과정에는 체계적인 위험과 비체계적인 위험이 존재한다. 쉽게 이해하자면 전자는 부동산 시장의 힘에 의해서 야기되는 위험으로 모든 부동산에 영향을 주는
가벼운 마음으로 수목원을 찾아 산책길에 나섰다. 가을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실행 하고 있다. 풀은 꽃을 지우고 씨앗을 멀리 보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며 나무들은 욕심껏 채웠던 자신을 비우는 중이다. 봄과 여름 최선을 다하여 살아냈다고 더 이상의 욕심은 부리고 싶지 않다며 이제는 비우고 또 비우는 자연 앞에서 아름답기보다는 숙연한 마음이 든다. 그들은 제자리에 그대로 서서 자신의 숙명을 탓하지 않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자세히 보아야 안다. 그들이 살아가기 위한 치열함은 우리의 삶보다 더욱 힘겨운 것이며 우물쭈물 살아가는 것들은 하나도 없다. 주어진 환경을 탓 하거나 거부 할 수 없는 운명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자신의 몸으로 터득 할 뿐 변명은 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은 때를 알고 있다. 싹을 틔워야 할 때 그리고 꽃을 피울 때, 열매를 맺어야 할 때, 자신을 버릴 때를 알고 자연의 시간에 순응 할 뿐이다. 나는 늘 때를 놓치고 살아온 것 같다. 무엇인가 선택해야 때 우물쭈물 하면서 망설이던 적이 참으로 많았다. 돌이켜보니 지금까지의 삶이 우물쭈
과거 15여 년 전만 해도 국가에서 시행하는 자동차운전면허시험은 전국적으로 많지 않은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운전면허시험을 보려면 접수단계에서부터 최종시험에 합격하기까지의 과정은 참으로 지루하고 여러 번의 패배의 고배를 마신 후에야 겨우 합격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 대부분으로 그만큼 운전면허 취득이 어려웠다. 자동차운전면허증은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누구나 하나씩은 갖고 있을 자격증이다. 20대 초반 자동차운전면허 학원에 몇 달을 고생하며 차례를 기다려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브레이크와 엑셀을 조심스럽게 밟았던 기억도 갖고 있다. 국가운전면허시험장에서 제복만으로도 무섭게만 느껴졌던 시험관들 앞에서 떨리는 손으로 기어를 넣었던 일들은 아련한 추억이다. 한 번에 척하니 붙었으면 좋겠지만 너무나 긴장된 분위기 속에 치러진 시험이라 어떻게 주차를 했는지조차 기억에서 가물거리고 아쉽게도 불합격이라는 붉은색 고무인을 받았던 추억이 떠오른다운전면허 시험은 불편하고 까다로웠을 뿐만 아니라 도로에서 양심적으로 법규를 준수하는 양질의 운전자를 배출하는 것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었기 때문에 교통사고 사망자가 매년 증가하는 교통사고 왕국이라는 불명예도 안고 사는 것이 사실이
전통사회에서는 개인의 덕성함양과 사회성 계발을 우선시하는 교육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전통사회의 교육은 가정교육에서 출발하여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으로 일관되게 이어져 왔다. 이처럼 가정교육이 교육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전통 가정교육은 아이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이 바로 '태교(胎敎)'다. 태교란 임신 중 임산부의 심리적·정신적 상태가 태아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서, 심신(心身)이 건강한 아기의 잉태와 출산을 위하여 부모가 될 부부가 임신을 준비하는 기간부터 아이의 출생 때까지 수행하는 모든 교육적 노력을 말한다. 이러한 태교는 임신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즉 부모가 임신 이전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임신을 위한 준비를 함으로부터 태교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또 전통 태교는 어머니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태교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는 임신과 자식의 양육, 그리고 자녀교육에 대한 부부 공동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태교를 통해 전통사회에서는 부모로서의 역할에 미리 대비함으로써, 장차 태어날 아이에 대한 교육적 효과를 꾀하였던 것이다. 자녀가 태어난 후의 가정교육에서
세상이 시끄럽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사건과 비리에 어지간한 일에는 무감각해질 지경이 되었는데도 최근의 사태에 그만 복장이 치밀어 올랐다. 그나마 믿었던 교육계 쪽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드러났고 좀 나아지나 기대했던 정치권도 대치국면을 향해 내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어둡고 무겁다. 분통이 터져 죽을 지경이다. 하늘도 화가 났나보다. 여름 같은 가을이 계속되다가 갑자기 겨울 같은 가을이 되어버렸다. 마치 하늘이 경고라도 하는 것처럼. 멀리서 친구들이 왔다. 딸아이 결혼자금을 증권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친구, 삼십년을 전세 살다가 아파트를 무리해서 구입했더니 아파트 값은 내리고 융자금의 이자는 자꾸 올라 진짜 재수 나쁘다는 친구, 아이 유학을 반대하는 남편과 이혼까지 들먹이며 유학을 보내놓고 너무 버거워 죽을 지경이라는 친구, 대학 졸업하고 군대까지 다녀왔지만 여전히 무직인 아들을 둔 마음 아픈 친구가 바람을 쐬러 왔다. 어디라도 좋으니 데려가 달란다. 그녀들과 미륵리로 향했다. 지릅재를 넘으니 아랫동네와 사뭇 느낌이 달랐다. 싸한 찬기가 코끝을 찡하게 스치자, 잔뜩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슴이 확 트이고 복잡했던 머릿속도
그렇게도 따가 왔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의 문턱으로 접어든다. 점차 무르익으며 머지않아 가을은 끝없이 깊어만 간다. 몸속으로 파고드는 서늘한 바람이 가을의 완숙미를 더한다. 이런 가을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다. 푸르던 산들이 온통 붉게 물든 등산로를 따라 산책을 했다. 바짝 말라버린 나뭇잎을 밟을 때 음률에 섞여 들려오는 영롱한 낙엽소리를 듣는다. 저 위 나무숲 사이로 펼쳐진 푸른 하늘공간은 나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고 있다. 산 중턱 끝자락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연실 땀을 닦아내고 가빠진 숨을 몰아쉬며 사람들이 오르고 있다. 다들 처음 만났지만 정상까지 얼마나 거리가 남았는지 물어보며 서로 인사를 건넨다. 같은 장소에 와 있다는 동질감이 만들어 낸 결정체이다. 정상에 오른 뒤 느끼는 희열은 이로 말할 수 없다. 세상에 찌들어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여유와 쉼을 가을이 주고 있다. 도로 옆에 심겨진 코스모스와 햇살을 만끽하며 훌쩍 커버린 해바라기는 삭막한 운전대를 잡은 나에게 무엇인가를 속삭여 준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가세요. 우리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사랑을 느껴보세요"어찌하여 이런 음성이 들렸는지 신기하다. 가을이 주는 정취가 나를 그 안으로 빨
청주서부소방서에서 의무소방으로 생활한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소방서에서는 출동 벨이 울리면 30초 이내에 차에 타고 현장으로 출동을 한다. 이러한 모습은 어느 소방서나 같을 것이다. 이처럼 빠르게 출동하는 이유는 소방서에서의 출동은 사람의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속하게 출동을 하는 것은 소방관으로서의 사명이다. 하지만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소방관의 노력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 동안 수많은 출동을 해보았지만 출동을 할 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이번 출동은 현장에 더 빨리 갈수 있으면 좋겠다."소방서에서 출동은 자동차 경주와 비슷하다. 소방서에서 출동 벨이 울리면 신속히 차에 몸을 싣는다. 5분 안에 현장으로 도착하길 바라면서 경주가 시작된다. 경주가 시작되면 수많은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먼저, 소방차가 출동하고 있음을 인지하고도 양보운전을 하지 않는 자동차이다. 출동을 하다보면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피해주거나 비상등을 켜 소방차가 출동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고마운 시민들이 있다. 이런 고마운 시민들이 있는 반면에, 소방차 앞에서 곡예 운전을 하거나 교차로에서 소방차가 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필자가 경제기획원 조사관리국 시절부터 국가통계를 생산하는 소임을 맡아 통계청에서 일해온 지 어느덧 31년이 되었다. 우리나라 경제규모와 국격이 당시에 비해 현저히 향상되었음에도 통계조사 환경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실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경우 응답을 거부하는 불응률이 지난 2007년 17.2%에서 지난해 20.2%로 5년 사이 3%포인트 상승했다. 단순히 수치만 놓고 보았을 때, 10가구 중 2가구가 조사를 거부한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응답환경을 느껴보면 조사를 위해 응답자를 만나는 것 자체도 쉽지가 않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탓도 있겠지만, 통계조사원에게 잠깐의 시간을 할애해 주는데도 인색한 경우도 빈번하다. 정책부서에서 정확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통계자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조사원들은 응답자의 인정에 호소하여 통계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일부 통계에 비관적인 응답자들은 다소 괴리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정말 아쉽다. "금전적인 혜택이나, 피부에 직접 와 닿지 않는다고 통계가 불필요한 일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정확한 통계는 통계를 생산하는 조사원의 노력만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지나온 여정을 되돌아보며 상념에 젖는다. 지독한 고독의 잉잉거림으로 잠을 설치기도 하고, 황홀했던 삶의 마디마디를 생각하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가슴 시리고 아픈 일 때문에 어둠의 뒷골목에서 눈물을 흘린다. 고단한 일상을 탈출하고 싶고, 내 삶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그 무엇을 갈망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대지의 여행을 떠난다. 산으로, 들로, 호수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도시의 구석구석을 정처없이 떠돌기도 한다. 때로는 비행기를 타고 먼 나라로 마실 다녀오기도 한다. 새로운 세상에서 보고 느끼고 겪은 이야기가 마중물이 되어 삶의 활력을 찾지 않던가. 나의 삶에 진정한 출구가 없다고 생각할 때, 각다분한 세상에 정신이 아득해져올 때 길을 걷는다. 그리고 길에서 만난 맑은 풍경소리에 마음이 젖고, 구순해지며,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 나는 캐나다 밴쿠버에서의 추억을 잊을 수 없다. 한 여인의 집에 초대 받아 방문했는데 그 곳에는 각양각색의 인종과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로 붐볐다. 낯선 사람들과의 어색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언어 때문에 의사소통이 불편한 것 말고는 서로가 서로에 대해 궁금해 하고,…
집을 떠나 여행을 하며 그 며칠간의 식사 문제로 몇몇 찬을 준비해 가는 여행객이 있다. 냄새가 심하게 나지 않고 현지 이동 간에도 부패정도가 심하지 않은 통조림 깻잎이나 낱개 포장의 김을 들 수 있다. 튜브타입 고추장도 아주 요긴하게 사용된다. 그런데 굳이 포장용 김치를 가져오는 경우가 있다. 항공기 기내압(해발 2000미터 유지)과 따뜻한 차내 온도 등의 보관 여건으로 여행 삼일 째가 넘어가면 임신 8개월 산모 배처럼 아름다운 곡선을 보여준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배가 더 커진다는게 문제이다. 안하무인의 무식함으로 밀폐된 현지 식당[만약에 에어컨까지 작동중이라면 최악의 사태발생]에서 포기김치를 개봉하게 되면(11년간의 가이드 생활 중 두 차례 경험) 현지 식당의 냄새와 뒤섞이며 우리도 맡기 힘든 쉰내가 나게 된다. 글로 표현하기 불가능한 화학탄에 가까운 냄새가 삽시간에 주위의 모든 시선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식당 매니저는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하고 종업원들은 초유의 사태를 어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해 하는 그 짧은 순간, 김치를 먹겠다는 일념으로 일을 내고야만 장본인조차 이토록 일이 커질지 몰랐다는 표정으로 단테 '신곡' 지옥편의 누군가의 표정을 짓게 된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것은 초상식적 결과였다. 그 당시에도 삼국중 최강국인 고구려가 통일을 할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고구려가 통일했으면 한반도의 운명이 바뀌었을 것이라 가정한다. 그러나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것이 엄연한 역사다. 역사는 가정이 가능할 뿐 바꿀 수는 없다. 최 약소국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데는 필연의 이유가 있다. 그들은 목표의식이 남달랐다. 고관대작은 물론 전국민에게 국정지표를 세뇌시키고 최면을 걸었다. 신라의 국정지표는 "덕업일신(德業日新) 망라사방(網羅四方)"이다. "국가의 덕업을 날마다 새롭게 하고 사방을 통일하여 망라한다"는 뜻이다. 신라 제22대 지증왕 4년(503) 10월에 여러 신하들이 정했다. 이렇게 해서 신라(新羅)는 세계 최초로 국호에 '신(新 New)'를 사용한 국가가 되었다. 이는 신라에게 삼국통일의 영광을 안겨줬다. 서기 503년 당시는 삼국의 각축전이 계속되던 때이다. 개도 도망갈 구멍이 없으면 주인의 다리를 문다.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키지 않으면 자국이 멸망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궁지에 처했다. 그 유일한 타개책은 단 하나, 여제를 멸망시키고 삼한일통을 이루는 것이다. 그의 목표를 달성하기
우리는 21세기 정보의 홍수사회에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 등 급속한 정보통신의 발달과 폭발적인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정보근래 SNS 활동으로 인하여 대중들의 여론형성이나 여러 가지 정보가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기존 대중매체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으로 실시간 정보가 공유되고 그렇게 생산된 정보들은 제어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전세계로 전파되어 그야말로 정보의 바다속에 살아가고 있다. 또한 오늘날 교육여건이 나아져 우리나라 대학진학율은 80% 가까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민들의 지적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숙한 사회에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발달로 인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까지 청렴하고 바르게 살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청렴하게 산다는 건 쉽지가 않다. 바로 청렴하다는 것의 기준을 세우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청렴이라는 관념의 범위가 상당히 넓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렴이라는 것이 자기 자신에게는 개개인의 주관적인 생각에 의해 기준이 완화되어 의미가 와해되기도 하니 스스로 떳떳하게 청렴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청렴하게 살자는 말이나 청렴하게 일하는 방법 등의 교육을 기존의 주
노을이 지는 황금빛 들판에서 하루 일을 마치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소박한 농촌 부부의 모습이 정겨운 밀레의 만종은 농촌의 평화로움을 담은 그림으로 유명하다. 발 밑에 감자바구니와 캐다 만 감자가 흩어져있고 멀리 교회당서 종소리가 은은히 들리는 듯한 그림은 어릴 적에는 미술책에도, 거실 달력에도 있었고 즐겨 다니던 이발소 벽면에도 걸려있었다. 어릴 적 무심히 보아 넘겼던 만종이 내가 부모가 되고, 가을걷이를 끝낸 이즈음엔 어김없이 기억나는 추억이 되어있다. 평화로운 전원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게 만드는 밀레의 만종은 이번에 유럽을 순방중인 박 대통령의 발걸음마저 멈추게 만들었다고 한다. 밀레의 만종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화로운 농촌 풍경을 보며 자연에 대한 감사와 위안을 삼았던 것과는 다르게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밀레의 그림에서 알 수 없는 슬픔과 불안감을 느꼈다. 그래서 그는 오랫동안 밀레의 만종을 관찰하고 '밀레의 만종에 관한 비극적 신화'라는 책을 쓰기까지 했다. 수 십 년이 지난 후 달리의 놀라운 투시력은 사실적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 밀레의 만종은 1932년 즈음 정신이상자에 의해 그림이 훼손되는 사고를 당하게 되었고, 그로 인
지난 주 수요일 오후3시 청주시 서문동 삼겹살 거리 통로에서는 이색적인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일반적으로 주민설명회가 폐쇄된 공간에서 열리는 것과 달리 이날 설명회는 아케이드가 설치된 구간의 차량 통행을 제한한 채 노상에서 개최되었다. 주민설명회는 '차 없는 거리'에서 많은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지하게 진행됐다. 요즘의 도시개발 방향은 신규 개발보다는 기존 도심지 활용이 대세다. 도시 주변에 새로운 개발 부지를 확보해 도시의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 이제까지의 주된 개발방식이었다면, 요즘 개발 방식은 도심 공동화된 구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줌으로써 도시 안을 살려보자는 것이다. 더 이상 부지를 값싸게 매입하기도 어렵고, 매입할 만한 부지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현실적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해법 같다. 이날 주민설명회의 명칭도 '도심활력증진사업'이었다.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연구팀이 그동안 청주 서문시장 일대를 대상으로 검토한 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였다. 도시공학과 담당 책임교수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개발계획과 개발효과에 대해 거침없이 설명했다. 서문시장 도심활력 증진사업은 크게 3방향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어두운 거리를 밝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
지난회에 이어 마지막으로 패션 소재로 사용되는 가죽에 대한 종류와 특징에 대해 소개하겠다. Leather 6. 돼지가죽(pig leather) 돈피라고도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많이 생산되고 있는 원피로 멕시코, 남북아메리카가 주산지이다. 소가죽에 비해 모공이 크며 모공 3개가 모여 삼각형 모양으로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지방층이 많아 진피 조직은 조잡하고 표면이 거칠며 물리적 강도가 약하다. 국내의 경우 식육 목적으로 절개하다 보니 박피 처리가 필요한 원료피 획득이 부족하며, 이전에는 껍질 벗기기가 어려워 가죽을 이어 붙인 흔적이 있는 등의 문제로 돼지가죽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표면의 모양을 살리는 기법으로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마찰과 마모에 강하고 가볍고 통기성과 신축성이 있다. 식물성 기름으로 무두질하고 자연색으로 하여 사용한다. 장갑, 핸드백, 벨트, 가방, 구두, 지갑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가격도 저렴하여 최근에 많이 선호되는 소재이다. Leather 7. 뱀가죽(snake) 뱀가죽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가 주산지이며 가죽이 얇고 가벼우면서 매우 질기다. 매력적인 화려한 무늬가 있는데, 그 크기는 일정하
오랜 출근생활을 졸업하고 나서 마냥 해방감에 부풀었던 몇 년 전, 집사람이 주제파악 좀 하라는 듯 곱게 눈을 흘겼다. "고향에 있는 논 그냥 놔 둘 거유?" 마음먹고 있던 일이긴 하나 그동안 맡은 일에 충실 한답시고 집안일을 소 닭 보듯이 하며 살아 왔음을 깨우쳐 주는 한마디였다. 고향이래야 엎드리면 코가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이고, 아직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관리를 맡겼던 집안 조카와 상의한 끝에 논을 메꾸어 밭을 만들어 버렸다. 무공해 유기농 먹거리를 직접 가꾸어 보고 싶어서이다. 관할 농협에 조합원 등록을 하고 농기구도 장만했다. 어느 봄날 귀농의 깃발을 힘차게 들어 올렸으나 일꾼이라고는 나와 아내 두 사람 뿐이었다. 일손이 문제였다. 멀리 나가 살고 있는 자식들의 도움도 여의치가 않았다. 우선 버릇처럼 해 오던 새벽 등산을 집어 치우고 그 시간에 밭일을 하기로 했다. 이웃하고 살던 동네 사람들이 찾아와 살가운 영농지도를 아끼지 않았다. 첫 해엔 가장 쉬운 밭농사라는 고구마와 땅콩, 고추 그리고 푸성귀를 고루 심어 봤다. 일이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무엇보다도 협착증이 심한 허리가 따라주지 못해 진종일 밭에서 지내고 온 날…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