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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석

충북중앙도서관 영양사

가벼운 마음으로 수목원을 찾아 산책길에 나섰다. 가을은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실행 하고 있다. 풀은 꽃을 지우고 씨앗을 멀리 보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며 나무들은 욕심껏 채웠던 자신을 비우는 중이다. 봄과 여름 최선을 다하여 살아냈다고 더 이상의 욕심은 부리고 싶지 않다며 이제는 비우고 또 비우는 자연 앞에서 아름답기보다는 숙연한 마음이 든다. 그들은 제자리에 그대로 서서 자신의 숙명을 탓하지 않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자세히 보아야 안다. 그들이 살아가기 위한 치열함은 우리의 삶보다 더욱 힘겨운 것이며 우물쭈물 살아가는 것들은 하나도 없다. 주어진 환경을 탓 하거나 거부 할 수 없는 운명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자신의 몸으로 터득 할 뿐 변명은 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은 때를 알고 있다. 싹을 틔워야 할 때 그리고 꽃을 피울 때, 열매를 맺어야 할 때, 자신을 버릴 때를 알고 자연의 시간에 순응 할 뿐이다.

나는 늘 때를 놓치고 살아온 것 같다. 무엇인가 선택해야 때 우물쭈물 하면서 망설이던 적이 참으로 많았다. 돌이켜보니 지금까지의 삶이 우물쭈물 연속이었다. 꿈과 목표가 확실치 않아 우물쭈물 인생을 허비 했고 아이들은 우물쭈물 키우다 보니 성인이 되어있었다. 재산 증식의 기회가 있었지만 우물쭈물 하다 보니 그도 못하였다. 친구와 사소한 말다툼으로 인해 사이가 소원해 졌음에도 때를 놓쳐 화해의 손을 내밀지 못하고 우물쭈물 시간만 보내다 친구를 잃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우물쭈물 하다가 때를 놓친 나에 삶의 결과인 것이다. 이제 가을로 접어든 나의 인생에 결과물로 알곡을 가득 채워 고개 숙이지 못하고 빈껍데기로 고개를 반짝 처 들고 부끄러움을 모를까봐 겁이 난다. 고개를 숙이는 일 그것이 최선을 다한 삶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수학능력평가 시험이 끝났다. 우리아이들이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한 것을 평가 받는 시험이다. 시험 점수의 결과에 따라 그들의 대학생활은 정하여질 것이다. 우리아이들을 식물에 비유 하자면 지금까지는 하우스 안에서 지극한 보살핌을 받은 연약한 식물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숲이라고 한다면. 이제 아주 조금 내린 실뿌리를 옮겨 심는 일 그것이 대학 생활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부터는 홀로서기에 최선을 다 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뿌리를 깊게 내려야 한그루의 나무로 크게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물쭈물 학창시절을 보낸다면 혹독하고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에 실패 하여 숲을 이루는 한 그루의 건강한 나무가 되기 어려울 것이다. 우물쭈물 할 시간은 없다. 각자 처해진 환경에서 최선 을 다해 살아가다보면 봄은 올 것이다. 봄을 맞이하려면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맞기도 하고 세찬 비바람도 피 할 수 없을 것이다. 뜨거운 태양은 여름 내내 땀방울을 요구 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각종 해충에게 자신의 잎은 뜯길 것이며 추운 겨울 을 사시나무 떨듯이 떨어야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얻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견딘 자만이 숲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올바른 삶이라고 정의 하기는 어렵다. 저마다의 처 해진 환경이 다르고 추구하는 목적이 다르며 노력하는 자세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세상 살아가는 동안 때를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여 열심히 살다보면 그 숲에 아름다운 나무로 함께 서 있을 것이다. 인생을 그냥 우물쭈물 살 일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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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박해운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이 "이달부터 동계 강화훈련을 추진해 내년도 전국체전에서 6위 탈환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박 사무처장은 1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전국체전에서는 아쉽게 7위를 달성했지만 내년 전국체전 목표를 다시한번 6위로 설정해 도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초 사무처장에 취임한 박 사무처장은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우수한 선수가 필요하고, 우수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선 예산이 필수"라며 "전국 최하위권 수준에 있는 예산을 가지고 전국에서 수위를 다툰다는 점에선 충북지역 체육인들의 열정과 땀의 결실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체육 분야에 대해서만 예산지원을 요구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 향상을 위해 예산 확보를 위해 다각적으로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무처장은 도체육회 조직확대 계획도 밝혔다. 현재 24명의 도체육회 인원을 29명으로 증원시키고 도체육회를 알려나갈 홍보 담당자들에 대해서도 인원을 충원할 방침이다. 박 사무처장은 "현재 도체육회의 인원이 너무 적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전국에서 가장 도세가 약한 제주도의 경우에도 체육회에 3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