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3.11.12 17:52:08
  • 최종수정2013.11.12 17:52:08

도민재

청주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

전통사회에서는 개인의 덕성함양과 사회성 계발을 우선시하는 교육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전통사회의 교육은 가정교육에서 출발하여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으로 일관되게 이어져 왔다. 이처럼 가정교육이 교육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전통 가정교육은 아이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이 바로 '태교(胎敎)'다. 태교란 임신 중 임산부의 심리적·정신적 상태가 태아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서, 심신(心身)이 건강한 아기의 잉태와 출산을 위하여 부모가 될 부부가 임신을 준비하는 기간부터 아이의 출생 때까지 수행하는 모든 교육적 노력을 말한다. 이러한 태교는 임신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즉 부모가 임신 이전에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임신을 위한 준비를 함으로부터 태교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또 전통 태교는 어머니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태교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는 임신과 자식의 양육, 그리고 자녀교육에 대한 부부 공동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태교를 통해 전통사회에서는 부모로서의 역할에 미리 대비함으로써, 장차 태어날 아이에 대한 교육적 효과를 꾀하였던 것이다.

자녀가 태어난 후의 가정교육에서는 부모의 책임과 역할이 더욱 강조되었다. 조선 중기의 실학자인 이덕무(李德懋:1741~1793)는 ··사소절(士小節)··에서, 부모의 교육적 책임을 다음과 같이 강조하였다.

세속(世俗)의 자제 중에는 부모를 속이지 않는 자가 극히 드물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모두가 어린 아이 때에 부모가 사랑하기만 하고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에 속임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만일 부모가 있으면서도 자녀를 가르치지 못한다면 이는 그 부모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내가 일찍이 남의 부탁을 받아 수 십 명의 아이를 가르쳤으나 결국에는 성취한 자가 적었으니, 그것은 모두가 부형(父兄)의 편협한 사랑에 기인한 것이다. 처음에는 비록 신신당부하며 행여 엄하게 통솔하지 않을까 염려하지만, 만약 매라도 때리면 크게 괴이한 일로 여기고 아이도 배반하고 가버렸다. 그러므로 엄한 스승이 있더라도 어진 부형이 없으면 어질지 못한 자제는 금수(禽獸)처럼 되어 못할 짓이 없을 것이니, 그것은 사우(師友)의 허물이 아니라 바로 부형의 무식(無識) 때문이다.

어린아이 때에 사랑만을 베푸는 것을 경계하고, 사랑과 함께 가르침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와 같이 가정 내에서의 부모의 교육적 역할은 자녀의 인성 형성과 밀접하게 연관되며, 이는 나아가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므로 어린아이들의 인성교육에서의 부모의 역할이나 자세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이에 이덕무는 자녀교육에서의 부모의 자세에 대해, "너무 엄하면 사나운 자식은 떠나가게 되고 너무 사랑하면 교활한 자식은 방자하게 되니, 어버이 된 도리는 엄함과 사랑의 중간을 취해야 한다"고 하여, 부모가 자녀를 대함에 너무 엄해서도 안 되고, 너무 사랑해서도 안 된다고 하였다.

이처럼 우리의 전통 가정교육에서는 '엄부자모(嚴父慈母)'라고 하여, 부모가 엄격함과 자애로움의 역할을 서로 분담하여 상호보완적인 태도를 지니고 가정교육을 이끌어 왔다. 이는 성격이 한편으로 치우칠 수 있는 부작용을 예방하고, 원만한 자녀의 인격형성을 위한 지혜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가정교육은 모든 교육의 기초가 된다. 가정에서의 균형 있는 덕성교육이 있어야 학교교육과 사회교육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핵가족화와 산업화 등으로 인하여 가정의 기능이 많이 약화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전통적인 '엄부자모'와 같은 균형 잡힌 부모의 교육적 역할이 더욱더 필요한 시대라 하겠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