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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교

진천소방서 소방위

언제부턴가 위험에 처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국민들의 의식 속에 각인된 전화번호는 다름 아닌 119다. 이것이야말로 박근혜정부가 표방하는 안전정책 가운데 최고의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올해로 51주년을 맞은 소방의 날, 예전에는 한낱 전화번호에 불과했던 119가 이제는 안전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흔히들 브랜드의 가치는 기능적 가치에서 심리적 가치로 진화해 간다고 한다. 기능적 가치가 2차원적이라면 심리적 가치는 기능적 가치를 아우르는 3차원으로, 재난현장에서 국민들의 육체적 고통을 덜어주는 소방활동이 기능적 가치라면, 평상시 안전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 수 있는 안식처로 자리매김해 국민들의 안전욕구와 감성을 충족시키는 건 심리적 가치라 하겠다. 언제부턴가 국민들의 잠재의식 속에는 119란 화재, 구조, 구급에 국한된 소방영역이 아닌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안전을 책임져 주는 브랜드가 되었다.

모름지기 현대 공직사회도 브랜드의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다. 국민 위에 군림하던 공직사회가 이제는 국민을 고객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모든 게 국민의 눈높이와 생각으로 처리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국민들은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공무원에게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요구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과 공무원 간 현실의 벽에는 분명한 괴리감이 있다. 특히 안전과 관련된 기관들 간의 부처 이기주의는 팽배해 있다. 국민들로부터 119의 브랜드 가치가 치솟으면서 재난 관련 업무를 서로 맡겠다는 행태는 국민들의 시각에서는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것이다. 가령 보건복지부에서 소방의 구급대를 통합하려는 움직임과, 환경부에서는 유독물 관련 재난현장 통제권을 장악하려는 것은, 다년간 각종 재난현장에서 재난을 수습해 온 소방의 현장 경험을 무시하는 책상물림들의 탁상행정이 아닐 수 없다.

소위 몸으로 때우는 일은 119가 하고 저들은 지시만 내리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모두가 공감하듯이 재난현장의 특성은 시시각각 상황이 급변하는 곳으로 일사불란한 지휘통제만이 재난현장을 효율적으로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굳이 외국의 사례를 들먹거리지 않아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 숱한 대형재난을 겪으면서 형성된 공감대다. 현장에서 지휘통제권이 이원화 된다면 많은 사공들로 인해 배가 산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외부의 강력한 도전과 견제 속에서 119의 브랜드 가치를 업그레이드 시켜 나가는 건 이제 소방의 몫으로 남았다. 그동안 국민들로부터 절대적인 신뢰와 지지를 등에 업은 소방조직은 안전을 매개체로 하는 다른 조직과의 차별화가 절실하다. 공직사회 건 시장경제 건 모두 경쟁을 테마로 한다. 시장경제에서는 광고 등 마케팅에 의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데, 이는 해당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위치를 선점해 새로운 브랜드의 진출을 막는 거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공직사회도 마찬가지다. 소방은 각종 현장에서 국민들의 생생한 숨소리를 통하여 그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한 집단으로 묵묵히 임무만 수행한 게 사실이다. 이에 비해 다른 조직은 작은 것도 크게 부풀리고, 각종 로비를 통하여 조직을 비대화 시키는데 머리를 굴리고 있다. 즉 언론플레이를 잘한다는 것이다. 이제 소방도 다양한 욕구의 집합체인 국민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안전시스템을 개발해서 국민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다. 가령 급격하게 진행되는 고령화 시대에 걸 맞는 소방시스템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이제 고객만족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재 만족하고 있는 고객이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충성스런 고객으로 남아 있지 않듯이, 국민도 이와 마찬가지로 늘 새로운 복지와 서비스에 목말라 한다. 그런 국민들에게 119는 어떤 브랜드로 다가갈 것인가에 대해 소방의 날을 앞에 두고 소방인의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에게 많은 시간, 선문답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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