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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2.30 16:29:2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강길중

충북도종합자원봉사센터장

요즘 와서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곤 한다. 연초에 T.V화면과 스마트폰 액정을 통해 동해(東海)에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가족들의 건강과 하고자하는 모든 일 다 이루게 해달라는 소망을 빌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벌써 360여일이라는 날들을 흔적도 없이 삼켜 버리고는 며칠 남지 않은 임진년의 끝 날마저 점령하기 위해 거침없이 달려들고 있다. 어렸을 때 어른들께서 '세월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하는 것이라며 30代는 30㎞로, 50代는 50㎞로, 그리고 60代가 되면 시속 60㎞의 빠른 속력으로 세월이 흘러간다.'고 조금은 허탈해 하시면서 나누시던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그때는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고, 또 굳이 알려고 하지도 않았었다. 왜냐하면 그때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나 하고는 영원히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남의 일 이라고 여겼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순(耳順)을 넘긴 지금에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세월의 흐름이 결코 남의 일만이 아니라는 것과, 더군다나 그 흐름의 속도 역시도 비포장 도로 시절의 단순비례가 아니라 사통팔달(四通八達)로 뚫린 고속도로와 고속전철 등 온갖 물질문명의 발달추세에 걸맞게 곱절은 더 빨라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다고 보면 60代가 느끼는 세월의 속도는 60㎞가 아니라, 적어도 100㎞는 족히 넘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아마도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살아온 시간에 비교하지 못할 만큼 짧게 남아있어서 느끼는 두려움과 압박감 때문일 것이다.

필자에게는 칠순이 넘은 형님과 그 아래로 누님 두 분, 그리고 오십을 훌쩍 넘겨버린 막내 여동생 등 모두 다섯 명의 형제자매가 있다. 서울, 인천, 이천, 그리고 청주에 흩어져 살고 있어 한꺼번에 모이기가 그리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들처럼 잘 살지는 못하지만 된장뚝배기 같은 끈끈한 핏줄의 정(情)은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수년전부터 일 년에 두서너 번 1박 2일 일정으로 5남매가 모여서 까만 밤을 하얗게 세워가며 정담을 나누곤 한다. 말 할 것도 없이 지난번 만났을 때 들었음직한 얘기지만 또다시 몇 번을 되풀이 해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고 들을수록 더 애착이 가는 시골스런 이야기를 말 하고 들어주느라 뜬눈으로 아침을 맞이하기 일쑤다. 역시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면서 배운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가 보다. 부모들인 우리가 해오는 남매모임을 보아온 탓인지 언제부턴가 자식들끼리도 회비를 모아 오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이천에 사는 큰 누님 집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첫 번째 만남을 갖는 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날 오후 늦게 느닷없이 부모님들까지 다 모이라는 전화가 빗발치듯이 걸려온다. 어쩔 수 없이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저녁 7시가 다되어 누님 집에 도착을 했다. 집안을 들어서보니 시끌벅적한 것이 마치 명절 대목을 맞은 활기찬 재래시장 분위기와 다르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 이미 결혼을 한 자식들이 낳은, 그러니까 손자손녀 들 까지 무려 30여명이 한 자리에 모인 셈이다. 역시 그 부모에 그 자식들이 틀림없는 듯하다. 4촌들끼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잘거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누구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피곤하다거나 싫기는커녕 이런 만남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갔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이제 몇 시간만 지나면 다사다난 했던 임진년(壬辰年)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고 계사년(癸巳年)의 붉은 태양이 동해로부터 떠오를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또다시 가족들의 건강과 소망을 빌 것이다. 모쪼록 새해에도 소중한 우리 5남매 가족들은 물론이고, 나아가 160만 충북도민 모두의 건강과 하시고자 하는 일 모두 이루시는 그래서 통 크게 웃을 수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고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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