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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호

시인

앞서가던 산악자전거를 제치고 시원하게 뚫린 샛강을 따라 질주를 한다. 신선한 새벽공기가 폐까지 깊숙이 스며들어 상쾌함을 더해주는 듯하다.

시냇가 버드나무 아래에서 무엇인가 움직이고 있다. 안개 속이긴 하지만 움직이는 것이 분명해 다가가 보았다. 고라니다. 물을 마시러 내려온 모양이다. 조심스레 접근 하는 동안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큰 기침을 하자 그제야 깜짝 놀란 고라니가 한동안 두리번거리다가 나를 발견한 후에야 후다닥 갈대숲으로 달아났다.

고라니가 있던 버드나무로 가보았다. 몇 백 년은 실히 묵었겠다. 버드나무는 내가 다가가도 고라니처럼 도망치지 못한다. 동물과 식물의 차이다. 동물과 식물의 차이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동물들은 활동성에 중점을 두지만, 가장 간단하고 구조적인 차이는 자립성이다.

이 세상에는 법칙이 있다. 자연법칙이다. 식물이 정적이라면 동물은 동적이다. 나무나 식물은 씨앗이 뿌려진 곳에서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려 한곳에서 살다가 싹틔운 곳에서 생을 마감한다. 그러나 동물들은 다르다. 직접 스스로 에너지원을 찾아 다녀야한다. 식물은 햇볕이 좋은 남쪽으로 가지를 더 뻗고, 뿌리를 수분이 많은 쪽으로 내릴 정도가 고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음양오행설이 발달하였다. 모든 대상을 음과 양으로 양분하는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하다. 심지어 숫자도 홀수는 양이고, 짝수는 음이라 분류한다. 그것을 동식물에 대입하면 동물은 양이고 식물은 음이다. 그리고 음이 성하면 양이 되고, 양이 성하면 음이 되는 상생의 원리를 갖고 있다. 즉 동물은 식물을 먹음으로서 생존하지만 그 동물이 죽어 땅에 묻히면 식물의 거름이 된다. 또한 동물은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뿜어내지만 식물은 반대로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산소를 배출한다. 모든 것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서 상생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차이점도 많아서 식물은 빛과 엽록소를 통하여 자가 영양을 하고 동물은 식물과 다른 동물로부터 유기물을 얻는 타가 영양을 하는데 식물은 움직이면 죽게 되고 동물은 가만있으면 죽게 되는 것이다. 동물과 식물의 궁극적인 차이점은 자기 것만 챙기느냐 아니면 타자에게 무언가를 주느냐에 있다. 동물은 자신이 더 움직이지 않아도 될 만큼 끌어 모으기 위해 안달이고 식물은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하여 씨앗을 넓게 퍼트리려고 안달이다.

식물은 그 자리에서 항상 베풀기를 원하고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으며, 어떠한 보복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먹는 생물에게 건강과 평안을 준다. 동물은 나눠주는 일보다는 챙기는 일에 앞장선다. 아무리 배부른 사자라도 잡은 고기를 다른 동물에게 나눠주는 경우는 없다. 즉 나누는 삶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가 없는 것이다.

사람은 식물이 아닌 동물로 분류 된다. 그러나 사람은 여타동물과 달리 정신이란 게 있다. 인간 형성은 육체와 정신이다. 사람에게서 정신을 빼면 동물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이 사는 이 사회는 동물적 기질을 통제하고 규제한다. 윤리나 질서 도덕성 등을 교육시킴으로서 바른 감정, 양심, 도리를 주입시키는 자제력을 가르치는 것이다.

숲이나 들에 가면 대체로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가 된다. 이는 식물이 주는 나눔의 사랑을 받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스스로를 영장류로 규정하고 모든 동물의 우두머리로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삶의 방식이 식물이 갖고 있는 특질보다도 못한 경우가 많다. 끌어안음보다 나눔을 생각할 때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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