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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3.06 18:38: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반영호

시인

머지않아 총선이 있고 연말에는 대선이 있다. 출마를 앞둔 후보자들의 마음이 바쁘다. 후보자들의 발길에 불이 붙은 것과는 달리 먹고 살기에 급급한 유권자들은 선거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오히려 냉소를 보낸다. 그러나 어차피 뽑아야 하는 정치인들인데 외면한다고 되는 일만은 아니다. 누군가를 뽑아야 한다면 제대로 된 사람을 선택해야한다. 나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 다수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내 생각과 뜻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사람이 당선될 수도 있다. 사람의 생각은 각자가 판단 기준이나 이해타산이 다르기 때문이다.

선택된다는 것은 높이 올라간다는 말이다. 높이 올라갔다는 것을 대신할 수 있는 말이 항룡(亢龍)이다. 항룡은 끝까지 올라간 용이다. 다른 용들을 제치고 최후에 도달한 용. 용이란 상상의 동물이다. 중국에서는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 기린, 봉황, 거북과 함께 사령(四靈)의 하나로서 천자에 견주며, 인도에서는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용중에는 잠룡(潛龍), 현룡(見龍), 비룡(飛龍), 항룡(亢龍)이 있다. 잠룡이란 이무기와 같이 물속에서 힘을 기르고 있는 용이고, 현룡은 세상에 나와 능력을 발휘하는 용, 그리고 비룡은 말 그대로 하늘을 나는 용이며, 항룡은 하늘 높이 올라가 더는 올라갈 곳이 없는 승천한 용을 말한다. 모든 용들의 목표는 항룡이 되는 것이다. 출마하는 사람들은 항룡의 꿈을 꾸는 사람들이다.

굽히거나 움츠리거나/낮추거나 엎드리는 것들을/깐이 봐서는 안 된다//자벌레의 등과/개구리의 뒷다리와/치타의 꼬리와/독수리의 날갯죽지//물속을 들여다보면/거기 비룡을 꿈꾸며/암흑 속에서 철저히 운둔하고 있는/잠룡의 으스스한 기운이 서려있다//그 여자의 가냘픈 어깨와/가는 허리와/연약한 긴 목덜미와/우수어린 눈망울에는/무엇이 가려져 있을까//전진을 위한/멀리멀리 뛰어오르기 위한/무한 질주를 위한/끝없는 비상을 위한/은밀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낮춘다는 것에 대하여'써 본 졸시 이다.

그런데 어렵게 꿈을 이룬 항용은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다.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말이다. 목표를 세우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달려 도달하였지만 막상 올라서 보면 더 갈 곳은 없고 떨어질 일만 남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아귀다툼을 벌여가며 달성한 높은 곳. 영화를 누리기도 전에 후회의 눈물을 흘린다는 용 이야기는 노자가 한 말이다.

아무리 노자의 말이 그렇다 할지라도 그 자리에 누군가는 올라야 한다. 문제는 그 자리에 올라서 항룡유회(亢龍有悔)는커녕 권력을 마구 휘두른다는데 있다. 잠룡 현룡 비룡 시절을 망각하고 마는 것이다.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약속했던 사업들을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기를 하는 것이다.

요즘 여야 모두 국회의원 후보가 되기 위한 공천이 한창이다. 세상에 나온 현룡(見龍)들이 비룡의 꿈을 꾸다가 실패한 공천 탈락자들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 잠룡의 신세가 되어 다음을 기약할 것이고, 山 넘어 山. 공천이 확정된 자들은 최종 당선의 고지를 향해 또 다른 힘겨운 투쟁을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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