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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호

시인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은 하늘이다. 얼마나 높은지 그 끝을 알 수 없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하늘아래 존재 할 수밖에 없다. 하늘의 높이를 알 수 없듯이 넓이 또한 알 수 없다. 그래서 하늘은 무한이다. 무한이란 어떠한 수학적 논리로도 측정이 불가능하다.

하늘이 얕아진다. 땅을 향해 가까이 가라앉는다. 아득히 멀기만 한 하늘이었다. 비가 올 조짐인 것이다. 최대한 가까이 땅에 떨어질 정도까지 접근했다. 그리고는 모든 생명에게 비를 뿌린다. 이같이 스스로를 만물에게 내주면서도 자기를 최대한 낮추는 하늘이다. 이 얼마나 겸손함인가. 그러므로 모든 생명들이 우러러보는 위대한 하늘이리라.

올해는 선거의 해이다. 머지않아 4월 11일 국회의원선거와 연말에는 18대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술렁이기 시작했다. 선거사무소를 개설하고 사람들을 끌어들이느라 발이 부르트게 쫓아다닌다. 출판사를 경영하고 있는 나도 덩달아 분주하다. 몇 사람 예비후보자들의 명함을 박고, 연말연시 연하장을 찍고, 자전에세이집을 출간해 주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철새들. 한동안 '너무 먼 당신'처럼 군림했던 새들과 신출내기 새들까지. 표를 먹고사는 철새들이 몰려온다. 선거가 끝나면 다시 날아갈 새들이다. 선거꾼들은 하늘과 많이 닮았다. 낮은 자세로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지만 외적으로 그러하나 목적은 전혀 다르다. 하늘은 조건 없이 아낌없이 주는 편이고, 철새들은 목적을 위한 표를 동냥한다는 면에서 크게 차원이 다르다.

나훈아의 노래가 생각난다. '사랑은 주는 것. 아낌없이 주는 것'. 하늘의 사랑이 그런 것인데 철새들은 한껏 몸을 낮췄다가도 목적이 달성되면 명예와 권력을 움켜쥐고 고자세로 위세를 부린다. 권력이란 그런 것이다.

권력을 움켜쥔 자 앞에서는 얼음판과 같다. 요즘 기온이 들쑥날쑥 이다.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으로 비가 많이 오는 등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면서 겨울이 봄 날씨 같이 포근한 날이 많다. 그러나 밤이 되면 기온이 뚝 떨어져 질척질척 녹였던 길바닥을 얼려 놓아 아침이면 빙판을 만들어 놓는다. 아침 출근 길. 제아무리 위세 당당한 이도 빙판길에서 누구나 당당히 걷는 사람이 없다. 권력 앞에 벌벌 떠는 사람들을 연상케 하곤 한다.

빙판//거기가 어느 안전이라고 감히/고개를 꼿꼿하게 세우고 활보한단 말인가?/어느 누구 할 것 없이 그 앞에만 가면/살금살금 쥐를 본 고양이가 된다/온 신경은 발가락 끝에 집중되고 긴장이 고조되어/발자국도 제대로 띠지 못하고 신발을 질질 끌며/간이 콩알 만해져 벌벌 떤다/그렇게 잘나고 똑똑한 너/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던 고고한 너/씩씩하고 용맹하여/세상 무엇이든 겁내지 않는 의기양양한 너까지/자칫 우쭐대다가는 쌍코피 터진다던가, 또 어쩌면/점잖다는 체면에 엉덩방아를 찧고 만다/조심해야한다/고관대작, 그 앞에만 서면/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얼마 전에 지은 '빙판'이라는 시다. 권력이란 무서운 것이다. 빙판과도 같다. 빙판에서 미끄러질 수도 있지만 딛고 일어선 사람은 빙판의 위대함을 누릴 수 있다. 승자는 정치인이란 명제가 붙는 것이다. 정치라는 용어는 국가의 제도와 행정뿐만 아니라 각 민족국가들 간의 권력투쟁이나 국가 내에 존재하는 여러 집단에서의 의사결정 등 국제정치와 시민사회 내에서의 정치영역에서 사용된다. 이러니 정치인은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비가 오려는 지 하늘이 내려온다. 정치인도 아무 조건 없이, 목적 없이 다가오는 저 하늘같을 수는 없을까. '사랑은 주는 것. 아낌없이 주는 것' 나훈아의 멋들어진 노래를 다시금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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