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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교

진천소방서 소방위

우리 속담 중에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말이 있다. 언 발에 오줌을 누면 잠시는 따뜻할지 모르지만 젖은 발이 더 꽁꽁 얼어붙어 결국 발을 잘라야 한다. 임시 변통은 될지 모르나 그 효력이 오래가지 못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그 사태가 더 나빠짐을 이르는 말로 흔히 쓰인다.

산업사회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언제부턴가 우리는 조급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문화가 돈내기라는 것인데, 이는 일정한 분량의 일을 단위에 따라 품삯을 미리 정하고 하는 형태로 일제강점기 잔재 중의 하나로 우리의 국민성을 교묘히 이용해 노동력 착취 수단으로 활용했던 것이다. 특히 60,70년대 공업화가 본격화 되는 과정에서 뭐든지 빨리 빨리를 내세워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결과물에 집착한 병폐와 일맥상통 한다. 그렇다고 어떤 일에 빠른 속도와 최선을 다하는 우리 국민들의 근면성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우리의 부지런함이 세계 최고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기다림의 미학을 잃어버린 이중성을 갖고 있다. 이는 위정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가 앓고 있는 질병이 아닐 수 없다.

흔히들 외국에서 우리의 국민성을 일컬어 냄비에 비유하곤 한다. 쉽게 달아 올랐다가 쉽게 사그라지는 조급증을 빗댄 비속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은 어떠한가. 수년을 넘기지 못하는 근시안적 정책으로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갈팡질팡하는 우리의 입시정책에 비해 백년 넘게 같은 정책을 유지하는 국가도 여럿 있다. 분명 그 나라도 처음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인내심을 갖고 지금의 제도를 정착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책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입시정책도 바뀌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교육은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처다. 그만큼 정책 하나를 입안함에 있어 돌다리를 두들겨 가는 심정으로 접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때 그때 달라요' 하는 식의 땜질 처방식의 정책은 이제 버려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전 정부의 잘못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반대를 위한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파를 떠나서 좋은 정책은 계승하고, 특히 교육정책에 있어서는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틀 안에서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의 대학입시제도 변천사를 살펴보면 해방직후에는 대학별 자율적인 단독시험제도에 이어, 대학정원의 140%를 국가연합고사로 선발한 뒤 본고사를 치루는 제도를 거쳐, 대학입학 자격고사, 예비고사, 학력고사,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이후에도 수시로 변하는 크고 작은 입시정책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돈은 반복을 거듭하고 있다.

2014년은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해다. 벌써부터 6. 4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으로 이번 연말은 그 어느때보다 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름지기 선거란 뽑는 사람과 뽑히는 사람과의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것을 의미한다. 벼농사를 지어본 사람이라면 피살이를 해 봤을 것이다. 농부가 논에서 잡초를 뽑는 것과 유권자가 후보자를 뽑는 것은 동음어이나 뜻은 완전히 다르다. 농부는 피를 뽑음으로 벼를 살리는 것이고, 유권자는 여러 후보자 가운데 한 사람을 뽑는 것은 그로 하여금 우리 모두가 잘살려는 의미다. 분명 같은 뽑힘이지만 하나는 죽고, 하나는 산다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에는 우리 유권자들이 피를 뽑을 것이냐, 아니면 일꾼을 뽑을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따위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지금의 혼란스러운 정국이 모두가 공생하기 위한 길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라 위안을 삼으며 2014년을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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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