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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교

진천소방서 소방위

오월 가정의 달이 우리에게 주는 이미지는 행복이다. 가정과 관련된 행사가 오월에 집중된 탓도 있겠지만 봄이 절정으로 치닫는 계절 분위기도 한 몫을 한다. 밥을 같이 먹는다하여 식구로 불리는 가족은 사랑을 전제로 이루어진 가장 원초적인 사람들의 집단으로 결혼과 더불어 주어지는 일종의 자격증 같은 것이다. 그러나 젊은 층의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결혼 연령이 갈수록 늦어지기 때문이며, 청년 실업률 상승도 중요한 요인이다.

결혼적령기 남녀들의 눈높이는 높아져만 가는데 현실의 자기 조건은 그렇지 못한데서 오는 열등감은 배우자를 고르는데 더 많은 고민을 안겨준다. 물론 능력을 다 갖춰 배우자를 맞이하면 좋겠지만 직장생활 몇 년 해서 집을 장만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기에는 무리여서 그만큼 선택의 조건은 까다로워지는 것일게다. 또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년층 1인 가구 역시 늘어나 전체 가구 수의 25%를 넘어설 전망이라니 이러다가 가족의 개념마저 바뀌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예전에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국가라는 민족주의와 순혈주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무척이나 강했다. 이런 유교적 사상으로 인하여 120만 명을 넘겨 다문화 국가로 변하고 있는 세태에도 불구하고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단지 피부색과 언어가 다르고, 경제 후진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업신여기는 풍토는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전쟁 이후 값 싼 인건비로 미국이나 독일, 캐나다 등지로 이민을 떠났던 이민 1세대들이 정착하기까지 당했던 멸시와 설움을 지금의 우리들이 다문화 가정에게 은연중 드러내는 건 아닐까.

한때는 우리나라 농촌 남성들의 독신 해결과, 주변 후진국 여성들의 빈곤탈출이라는 이해타산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장려됐던 국제결혼이지만 지금의 다문화 가정은 당초의 불건전했던 취지와는 다르게 사랑을 중심으로 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하루빨리 뿌리 깊은 국수주의에서 벗어나 이해의 시선으로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면 보일 것이다. 다문화 가정이야말로 흔하지 않은 사랑의 결정체임을,

남녀 간의 사랑에는 시효가 있다고들 한다. 어떤 전문가는 남녀 간의 사랑이 지속되는 시기가 약 3년이라고 한다. 이성에게 호감을 느낀 두 남녀 사이에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 덕분에 사랑이 시작되며, 뇌에서 페닐 에틸아민이 분비되면서 행복을 느끼고, 감정이 깊어진다고 한다. 뇌하수체 후엽에서 뿜어져 나오는 옥시토신을 친밀감, 신뢰감, 편안함으로 느끼며 남녀는 연애를 지속해 나가는데, 문제는 이들 호르몬이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분비를 멈춘다는 것이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행복했던 두 남녀가 가정을 이루다 깨어지면 결손가정이 생겨나기 마련인데, 그 아픔이 고스란히 자식들의 몫으로 남는 것은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낳은 슬픈 자화상이다.

가화만사성이라 했다. 세상 모든 일은 가정에서부터 비롯된다는 뜻으로 가정은 공동생활이 이루어지는 최소 단위이자, 사회생활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공동체의 근간인 가정이 화목하지 않으면 가족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의심하고 미워하는 마음으로 인하여 결국에는 가족이 아닌 타인보다 못한 관계가 되어 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가정의 달 오월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가정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과 연관된 갖가지 기념일을 통하여 우리들은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오월에는 담장을 빙 둘러 피는 넝쿨장미의 아름다움과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시기다. 예부터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야트막한 담장은 이웃끼리 서로 왕래했던 소통의 공간이었다. 가슴팍 높이 울타리를 사이로 아침저녁 안부를 묻거나, 음식을 건네 나눠 먹는 정이 살아 있었다. 애써 이웃들의 속내를 훔쳐보려 애쓰지 않아도, 밥상머리에 숟가락 몇 개까지 속속들이 알고 사는 가족 같은 모습들이 담장 가득히 풍경화로 내걸렸던 그런 시절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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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황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장 인터뷰

[충북일보]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충북 오송에 둥지를 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은 지난 10년간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 양성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제2의 도약을 앞둔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 구상하는 미래를 정재황(54)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지난 2월 취임한 정 원장은 충북대 수의학 석사와 박사 출신으로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선임연구원, 충북도립대 기획협력처장을 역임했고, 현재 바이오국제협력연구소장, 충북도립대 바이오생명의약과 교수로 재직하는 등 충북의 대표적인 바이오 분야 전문가다. -먼저 바이오융합원에 대한 소개와 함께 창립 10주년 소감을 말씀해 달라. "충북바이오산학융합원(이하 바이오융합원)은 산업단지 기업지원과 R&D, 인력양성이융합된 산학협력 수행을 위해 2012년 6월에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바이오헬스 분야 산·학·연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창업 생태계 조성과 기업성장 지원,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충북 바이오헬스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부 재정지원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