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언론보도와 방송을 접하다보면 '정치의 계절이 시작 되었구나' 하는 실감이 든다. 총선과 대선이 한 해에 열리니 각 당에서는 정권을 잡을 호기라고 대대적인 폭풍공세가 한창이다. 특히, 그 어느 때 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이 여의도 정가를 떠나 전국적으로 반향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시점이 되었다. 얼마 전 영남권에 광풍을 몰고 온 동남권신공항이 경제성 부족 등의 이유로 폐기 처분 된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정치권에서는 제2의 표밭인 영남권을 향해 읍소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러한 구애에도 불구하고 제2 신공항 즉, 남부권 신공항이라는 의미로 탈바꿈되어 불리는 국제공항의 건설은 쉽지 많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나 정치력 부재를 겪고 있는 입장에서 경계심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구·경북권, 부산·경남권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 즉, 먹은 마음들이 다르기 때문에 합일점을 찾기가 어렵지만 남부권 신공항이 의미하고 있는 부분이 충분히 청주국제공항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란의 시작은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으로부터 촉발된 듯 하다. 지난 9일 "남부권 신공항을 4·11 총선과 대선 공약으로 채택해서 추
군 생활을 카투사로 지냈다. KATUSA란 Korean Augmentation Troops to United States Army로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 육군에 파견되어 근무하는 한국군을 말한다. 35년 전 내가 카투사로 들어갈 땐, 지금처럼 지원이 아니고 차출이었다. 그저 허우대가 좋고 신체 이상이 없으면 차출되어 소양고사를 보고 영어를 쬐끔만 흉내 내도 합격이었다. 지금은 카투사 경쟁률이 높을 땐 9.8 : 1. 낮을 땐 6.3 : 1. 평균 7.7 : 1이라니 참 들어가기 힘든 곳이 되었다.내가 근무하던 부서는 작전과 였다. 오피스 내에는 6명이 근무를 했다. 그러니까 5명이 미군이고 한국인은 나 하나였다. 어느 부서에서 근무를 하던 미군과 함께 생활을 하려면 영어가 유창해야 애로사항이 없다는 건 당연하다. 특히 작전과는 한국군과 연합훈련이 잦은 관계로 영어회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곳이다. 자칫 작전계획이 잘못 전달이 될 시는 엄청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전달이 잘못되는 날에는 포탄이 민가에 떨어질 수도 있고, 자칫 아군과 아군이 대립되는 상황도 벌어지게 되며, 최악의 경우 전쟁이 유발될 수도 있다.이런 관계로 통역할 때는 긴장이 되고 항상 영어
"생거(生居)" 진천은 산수가 수려하여 자연관광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물이 넓고 비옥한 진천평야에 온후한 기후로 일찍부터 농업이 발달하여 사람이 살기 좋은 곳 이다. 언제부터인가 생거진천 사거용인 (生居鎭川 死居龍仁)이라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진천 지방은 옛날부터 평야가 넓고 토지가 비옥하여 산물이 풍성하고, 한해와 수해가 별로 없어 농업경영이 순조롭고 사람들의 인심이 좋아 살만한 곳이기에 생거진천(生居鎭川)이라 하였고, 용인은 산세가 순후(順厚)하여 사대부가(士大夫家)의 묘소가 많기에 사거용인(死居 龍仁)이라 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진천은 태고시대 환웅의 홍익인간(弘益人間) 현장으로 종교교육을 담당한 지역이며 진천의 진(鎭)은 진중하고 무거운 자세, 즉 참된 자세를 의미하니 도(道) 닦는 모범(시범)이 있는 고장이 진천이라는 뜻이 내포 되어 있어 생거진천 사후용인도 살아 있을 때 鎭川으로 가서 道 닦는 법을 익혀두어야 한다는 의미로 태고시대부터 전해왔다는 설도 있다. 이렇듯 우리고장 진천은 태고역사를 간직한 인심 좋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전국에 널리 그 명성을 높여 가고 있는 지역이 바로 생거진천인 것이다.
오늘의 학교 폭력은 헤아려 보면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닌 것 같다. 가정, 학교, 사회 등 지금의 환경에 자생하여 깊이 뿌리 내린 것이다. 이 또한 속전속결로 뿌리 뽑을 수 있을까 의문이 간다.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체계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학교 현장은 속칭 담배 빵(담배 불로 피부를 지진다), 칼 빵(칼로 피부 에 흠집을 낸다), 쌘 척(선생님께 대든다), 일진회(쌈 짱, 일종 비밀 조폭 문화) 등이 판친다. 가정교육, 학교지도, 사회 법 질서 등 공동의 실제 위력을 발휘할 협력체계가 이미 존재해 있어야 한다. 우선 학생 폭력의 근본적인 책임은 대부분 가정교육 부재에서 비롯된다. 지금 자식의 태도를 형성한 것은 가정, 그 중 부모의 영향이 가장 큼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이를 학교나 사회를 탓하는 것은 부모 본인의 책임을 망각하는 처사다. 자기 자식 챙기기에는 급급하면서 자식 잘못한 점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서 이유와 원인을 찾으려한다. 하기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자식이 하나나 둘 뿐이니 이해가 된다. 매일 매사 자식의 사고와 행위를 공유해야 하는 동일체 의식은 부모만이 갖고 있는 특권이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요즈음 생활고의 어
바야흐로 졸업시즌이다. 꽃다발을 든 앳된 얼굴의 학생들이 상기된 표정으로 거리를 오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졸업과 더불어 상급학교로 진학하거나 사회로 나서는 저들의 마음에는 어떤 새로운 결의가 깃들었을까. 서운하고 아쉬운 표정보다는 홀가분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예전의 졸업식에서 경건히 울리는 풍금 소리와 더불어 졸업식 노래를 부르던 것이 생각난다.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 우리나라 새일꾼이 되겠습니다."에서는 모두 흐느끼느라 노래를 제대로 잇지 못했다. 졸업식에서 꼭 눈물을 흘려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졸업식에서 무감동을 넘어서 악의적 행동이 자행되던 근래 졸업행태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요즘은 거의 사라진 듯하지만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폭력적 졸업식 뒷풀이가 사회 문제로까지 번져 파장이 컸다. 어른들도 밀가루나 계란 세례, 교복 찢기 등의 행동을 나무라고 처벌하기만 했지 왜 그런 식으로 표출하는 지에 대한 근본적 관심은 부족했다. 마음으로 진정 존경하는 선생님, 헤어지는 것이 정말 서러운 친구가 많아도 그런 행동이 나타났을까. 이별의 정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하루 해가 모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물려받은 책으로 공부 잘하며/우리는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우리나라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졸업식 노래 중에서지금으로부터 사십여 년 전, 6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떠나는 졸업식장에서 이 노래를 부르면서 펑펑 눈물 흘렸던 기억이 새롭다. 그 시절엔 중학교가 의무교육이 아니었기에 졸업한 친구들 중 절반 정도만 진학을 했다. 그래서 정든 교정과 선생님 곁을 떠나야하는 아쉬움에 너나없이 많이 울었다. '형설의 공'이란 의미를 지닌 금박의 반딧불이가 붙여진 식장 앞에서 재학생 대표의 송시를 들으며 간신히 눈물을 참다가, 졸업식 노래를 부르면서 조금씩 훌쩍거리기 시작해서 삼절을 부를 때쯤이면 온통 울음바다가 되곤 했다. 나 역시 졸업식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내가 울었던 것은 헤어진다는 슬픔 외에 다른 이유가 있어서였다. 그것은 바로 6년 개근상을 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께서도 무척이나 아쉬웠는지 졸업식이 끝난 뒤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물으셨다고 한다. 그러자 담임선생님께서 일학년 때 결석이 한…
요즈음 학교폭력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나타난 결과가 아니다. 가정교육이 사라지고 개인의 삶을 중요시하다보니 이기적인 사회로 갑자기 변한 뻔한 결과이다. 오래 전부터 생긴 문제점이 골마 터진 것이다. 또한 가정은 있으나 가족이 없고 가족간의 소통이 사라진 결과이다. 부모의 희생이 없이 자식을 돈에 의존하여 위탁하여 기르려다 보니 가족관계가 무너진 것이다. 사회의 위계질서나 기본이 망가져 버린 결과이다. 교육학자 테일러박사는 "어린이와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의 90%는 부모에게서 오고, 나머지 모든 영향을 합한 것이 10%라고 했다. 지금부터 200여년전인 조선조 후기에 학자 유희의 모친인 사주당이씨는 태교신기라는 책에서 스승의 십년가르침이 어미뱃속 열달만 못하느니라. 분(忿)한일, 흉(凶)한일, 난(難)한일, 급(急)한일은 임부가 경험하지 않도록 하며, 어미의 칠정(七情)인 희노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을 태아가 닮으니 임부곁에는 늘 착한 사람이 있어 임부의 거동을 돕고, 임부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어야 한다고 적고 있다. 모든 교육학자들이 인성은 이미 영유아기때 형성된다고 하였다. 단지 그 형성된 인성을 유, 초, 중, 고 학생시절에
분주한 아침, 아들 녀석들의 등교 준비를 챙겨 학교에 보내며 언제나 똑같이 하는 말 "친구들하고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이다.자녀가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 길 바라는 것은 어느 부모나 똑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는 듯하다.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방과 후 학원을 두 세 개 씩 다녀야 하고, 좁은 교실 공간에 30여명의 아이들이 꽉 짜인 수업 시간 속에 묻혀 하루를 보낸다.요즘은 학교폭력이라는 높은 벽에 부딪쳐 아이들이 설 공간이 더 작아졌다. 아이들의 엄마, 그리고 대한민국 경찰 사이에서 학교폭력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옛말에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고 했던 것은 진짜 옛말이다. 싫다고, 아프다고, 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장난으로 시작한 것이 하루 이틀 반복되고, 당하는 아이는 마음에 상처가 곪기 시작해 온 몸으로 번져 가고 있다면, 신체적 정신적 치료를 먼저 해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아이들은 자란다. 키도 마음도 커 가는 진행형이다.지금 학교 폭력 피해를 당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이는 보듬어 주어 밝게 자라게 해야 하고, 가해를 가한 아이 또한 세상 관심 속 굴레를 벗고 당당하게 자랄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모두 소
"가정 내 불의의 재난사고 중 가장 우려하는 재난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0%가 "화재"를 꼽았다. 그러나 집이나 사무실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있는 경우는 58%에 불과했고, 단독경보형감지기에 대해서도 65%는 알고는 있지만 절반 이상이 설치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소방방재청의 국민여론 조사 결과이다.지난해 국민들과 소방관서의 노력으로 화재 및 사망건수가 감소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지만 주택화재는 여전히 전체화재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로 인한 사망자도 크게 차지하고 있다.그간 소방동의 대상이 아닌 주택은 소방시설 설치의 적정여부를 확인할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확인절차 없이 사용승인이 이뤄지고 있었으며 단독ㆍ다세대ㆍ연립주택ㆍ상업용 건축물 내 주택 등 주거용 건축물의 경우 기초소방시설 설치의무가 없어 화재에 무방비한 상태였다. 개인주택의 경우, 화재 대부분이 심야시간에 발생하여 화재사실을 조기에 인지하지 못해 대피지연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농촌·외곽지역 등의 나홀로 주택 및 노후주거시설 등은 화재에 대한 초기대응능력이 미흡해 화재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는 클 수밖에 없었다. 최근 국내·외에서 입증된 간단한 '단독경보형감지기'만 설
2000년! 뉴밀레니엄을 맞아 세계가 떠들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세계 언론에서는 지난 천년을 되돌아보는 특집기사들을 보도하였다. 우리 인류가 발전하는데 기여한 기술적인 혁명이 무엇이었을까? 대다수의 언론에서 금속활자의 발명을 1위로 선정하였다. 그 이유는 금속활자를 발명함으로써 지식정보의 유통이 활발해 졌고,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시민혁명, 과학혁명, 산업혁명, 근대 자본주의, 민주주의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바로 금속활자 인쇄술의 영향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금속활자의 발명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독일 구텐베르크로 알고 있으나, 사실은 13세기 초에 한국에서 발명되었다. 중국의 경우는 8세기 초에 목판인쇄를 발명하였다. 활자 인쇄는 1040년경에 필승이 교니(흙)로 활자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심괄의 『몽계필담』에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교니활자는 흙으로 동전두께로 얇게 만들어 반복사용이 어려워 실패하였다. 13세기 후반에는 석(주석)활자를 만들었으나, 금속에 잘 달라붙는 인쇄용 먹을 개발하지 못하여 실패하였다. 그래서 1298년에 왕정은 목활자를 만들게 된다. 일반적인 금속활자 인쇄는 1490년에 화씨회통관에서 시작하였다. 한국에서는 1
살다보면 그리고 스포츠경기를 구경하다 보면 아주 가끔은 경기에 이기고 심판에 지는것처럼 느껴질때가 있다 바로 지난7일에 있었던 2016년 전국체전 충주유치가 대한체육회이사회의 5차전 최종라운드 투표에서 8:7로 표에서는 이겼지만 과반수에 한표부족으로 실사팀이 낸 현장실사점수로 결정하는 바람에 충남 아산으로 넘어간 현상이 바로 그러한 경우라 할수 있다 충주시승격 60주년,충청북도 정도 120주년의 해가 된다는 2016년의 전국체전이라는 명분하나 빼고는 딱히 내놓을것이 없는 절망적인 상황을 딛고 투표로는 한번도 포항이나 아산에 1등을 빼앗긴적이 없이 5차의 결선투표에서 최고의 득표를 하고도 실사단의 실사점수에서 패하기까지 결전을 벌였다는 그사실은 그동안 충주시가 얼마나 눈물겨운 사투를 벌여 왔는가를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 뜨거운 현장의 한가운데에 윤진식유치위원장과 이시종지사.이종배시장이 있었음은 물론이지만 그리고 실무자들의 밤.낮을 잊은 준비도 있었지만 55년만의 강추위를 무릎쓰고 실사위원들이 가는곳마다 몇시간씩 서서 기다리며 22만 시민들의 여망을 담아낸 환영의 깃발을 뜨겁게 흔들고 박수치며 환호하던 1만여 시민의 열정은 너무나도 자랑스런 것이었
작년 말 무역수지 총 규모가 1조 달러였다. 수입은 4,850억 불 수출은 5,150억 불 무역흑자는 300억불을 낳았다. 세계에서 9위에 해당된다.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선전한 결과였다. 어려운 여건에서 이룬 쾌거라고 생각 된다. 그러나 설마 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의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감소로 무역수지가 2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우리경제를 지탱하는 무역전선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유럽재정위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장기간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역조건이 개선될지 의문시 된다. 작년 한 해 동안 우리 경제는 극과 극을 달렸다. 조마조마함이 마치 풍랑을 만난 화물선과도 같았지 않았나…. 연초부터 무역수지가 적자로 나타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1월 수출입통계를 추산한 결과 19억 5천 9백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434억 9천 4백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6% 늘어난 반면 수출은 415억 3천 7백만 달러로 6.6%나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금용위기 여파가 심했던 2009년 10월 이후 29개월 만이다. 국민
초등학생 아들 녀석은 요즘 백제관련 역사책 읽기에 푹 빠져 지낸다. 지난해 TV에서 인기리 방영됐던 '계백'이 한 몫을 단단히 더했다. 케이블 채널의 재방송분을 다시 시청할 만큼 흥미가 대단하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백제역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곤 하는데 머뭇머뭇 대답하느라 진땀을 흘렸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이런 부끄러움을 만회하고자 아이 겨울방학이 끝나갈 즈음에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부여로 여행을 갔다. 중학교때 수학여행을 시작으로 경주에는 여러번 가봐서 신라의 문화와 유물들에 대해선 많이 알고 있었으나, 백제문화권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부여에 가기 전 아들에게 일일 문화해설사가 되어 주고 싶은 마음에 백제 문화재에 대한 자료를 꼼꼼히 살피고 유적지에 대한 정보도 모조리 외웠다. 충남 공주의 금강을 건너 공산성과 무령왕릉을 지나 부여로 가는 길은 그 옛날 웅진에서 사비로 도읍(都邑)을 옮겼던 백제의 신비를 품은 채 음산하고 경건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도착하자마자 백제가 남긴 부여의 네가지 국보인 백제창왕면석조사리감, 백제금동대향로, 금동관음보살입상, 정림사지오층석탑 등을 살펴보며 일정표대로 곳곳의 유적지 탐방을 했다. 지친 허기를 달래고
엽기적이다. 아름답다. '벌 핀치의 그리스·로마신화'를 다시 읽고 단 두 마디로 요약된 소감이다. 그리스의 디폴트 위기가 유럽 금융 붕괴를 거쳐 세계 불황의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갑자기 신화의 나라 그리스에 대해 궁금해졌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지중해성 바닷바람, 황금빛으로 빛나는 오렌지향을 맡으며 이오니아해(海)와 에게해에 둘러싸인 그 대지를 종횡 무진하는 그리스 신들을 만나는 일은 흥미로웠다. 그리스는 고대 이스라엘의 구약성서에 뿌리를 둔 헤브라이즘과 함께 서양정신의 양대 산맥인 헬레니즘 문명을 꽃피웠다. 근대 영국에서 구축한 민주정치를 약 3천년전에 폴리스를 통해 이룩했고, 알렉산드로스를 통해 중동과 서남아시아까지 그 영역을 망라했던 대제국이었다. 아직까지 서구 정신세계와 문화, 예술 모든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깊이가 읽는 내내 느껴졌다. 메두사의 문양이 세계적 명품 베르사체의 트레이드 마크이고, 미국의 유명한 스포츠브랜드 나이키가 그리스 승리의 신 니케이다. 그리스 신화의 영향은 수천년을 횡단하여 지금껏 우리도 모르게 함께 숨 쉬고 있는 것이다. 수많은 은유와 상징으로 시공을 가로지르는 그리스의 신화 중에서 유독 엽기적으
1970년대 학생들 가슴에는 늘 리본이 달려있었다. 툭하면 무슨 주간이니 뭔 강조기간이라느니 하며 패용하지 않았던 날이 거의 없었을 지경이었다. 우리 삶이 조금 넉넉해지자 기관마다 거리마다 현수막이 펄럭이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이란 현수막을 보지 못한 국민은 없을 게다. 최소 근 5년은 넘도록 초중등 학교 교문마다 내걸렸었으니까 말이다. 공문 이첩에 따른 일방적으로 지시에 따른 일이다. 지시는 검찰로부터다. 힘없는 교육계는 어떤 항변도 못한 채 오직 지시에 순종 할 수밖에 없었다고나 할까· 결국 학교는 불안한 장소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 게 맞겠다. 그 현수막과 관련해 두 가지 우스꽝스런 일화가 있었다. 한번은 지역 검찰지청 회의에 나갔었는데 회의가 상당히 개방적이었고 기탄없는 난상토론으로 이어졌다. 검찰지청장에게 서슴없이 질의를 해봤다. 현수막을 꼭 학교교문에 걸어야 할 이유를 질의했다. 특히 산골짜기 학교교문에까지 걸어야 할 이유를 묻자 상부 지시일 뿐이란 우답이 돌아왔다. 검찰지청회의에서는 근간 문제가 되고 있는 학생들 설문지에 대한 문답도 있었다. 경찰관이 설문조사를 했을 때와 교원들이 했을…
충북과 충남은 원래 한 몸이었다. 충주의 忠자와 청주의 淸자를 따서 명명한 충청도로 오랜 세월 한 몸을 이루며 살았었다. 느린 말투와 온후한 심성을 지닌 양반들이 사는 청풍명월의 고장으로 대대로 효자 효부와 의좋은 형제가 많을 뿐 아니라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하면 유관순 이봉창 열사같이 민초들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우국충절의 고장이다. 고려 예종 원년인 1106년에 충청도로 명명된 후 1896년 8월에 충청북도와 충청남도로 분리 된 이후에도 충청도와 충청인 이라는 일체감과 문화적 정서적 공감대를 공유하며 살았다. 어느 정치인이 무심히 내뱉은 멍청도, 핫바지란 발언에 함께 분노하고 함께 본때를 보여주기도 했으며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지역의 공생 번영을 추구해 왔다. 그랬던 충북과 충남이 민선자치를 하면서 지역이기주의 발현과 국책사업의 선점 등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과 대결의 구도가 형성되곤 한다. KTX 호남선 분기 역을 놓고 천안과 오송이 치열한 싸움을 했고 세종시를 특별시로 할 것인지 충남의 관할 시로 할 것인지를 놓고 싸웠으며 최근에는 2016전국체전 유치를 놓고 충주시와 아산지가 박빙의 혈전을 펼친바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학·국책기관·우
흔히 제천을 의병(義兵)의 고장이라 일컫는다. 외세의 침입에 맞서 자신의 몸을 희생하더라도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려고 했던 의병의 기개와 혼이 살아 숨 쉬는 고장이기 때문이다.특히 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계기로 나라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울 때 지역의 유생과 농민들이 중심이 돼 의병을 일으켰으며 일제침략에 맨손으로 맞서 싸웠고 전국으로 확산시켰던 자랑스러운 의병들의 피와 숨결이 서려있는 고장이기도 하다.그 옛날 선조들이 흘렸던 값진 땀방울이 헛되지 않도록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지역의 자랑과 함께 자긍심을 높여주면서 새로운 가치관을 심어주고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시민의식 선진화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42년 전인 1970년 4월22일 박정희 대통령은 전국도지사ㆍ시장ㆍ군수를 대상으로 한 중앙청 회의장에서 "우리 스스로가 우리 마을은 우리 손으로 가꿔 나간다는 자조ㆍ자립정신을 불러일으켜 땀 흘려 일한다면 모든 마을이 머지않아 잘살고 아담한 마을로 바꿔지리라 확신합니다. 이 운동을 새마을 가꾸기 운동이라 해도 좋을 것 입니다"라며 경북 청도군 청도읍 신도1리의 단아한 풍경에서 새마을운동을 착안했다며 새마을운동을 제창하기에 이르렀다.
후보매수 혐의로 1심판결에서 벌금 3천만원의 판결을 받고 교육감직에 복귀한 일을 보며 과연 이게 법치주의 나라에서 가능한 일인지 의아하기 짝이 없다.판결의 형량이 적으냐 많으냐는 법관들의 판단이니까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할 수 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찌됐던 3천만원의 벌금은 유죄판결을 내린것인데 어떻게 교육감직을 계속 수행 할 수 가 있는냐에 의문이 들어가는 것은 어쩔수 없는 현실이다.물론 대법원의 판결까지 무죄 추정원칙에 따라 직무를 할 수 있다고 하면 어쩔수 없다고 보겠다.그러나 고도의 윤리와 정직을 요구하는 교육계의 수장이라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고 보여진다.지난 강원도 도지사의 경우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며 직무가 정지되고 대법원의 판결을 받을 때 까지 도청출입도 자제되는 모습을 전 국민이 다 보아 왔는데 어떻게 같은 경우인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서울 교육감은 직무에 복귀해서 교직자들을 징계하며 군림 할 수가 있냐는 것이다.곽 교육감은 확정판결 전까지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모습이라 더욱 안타깝다. 사과 한마디 하지않는 것 같아서 반성의 빛이 없는 모습이고 서울 교육의 총수로서의 도덕적 책임감도 느
'빌 게이츠, 너는 뛰어봤자 내 발 밑에 있다. 아름다움을 모르기 때문에!' 애플사의 스티브잡스가 생전에 자신의 영원한 라이벌 빌 게이츠를 행해 던진 말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애플은 디자인 경영의 꽃이다' 라고 할 만큼 디자인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관련 제품의 판도를 바꾸어 놓은 대표적인 회사다. 스티브잡스는 모든 혁신의 중심을 디자인에 두고, iMAC, iPod, 아이폰 등 혁신적인 디자인을 채택한 PC, MP3플레이어, 스마트폰을 개발해 세계시장을 점령했다. 기술발달로 제품의 기능과 품질이 엇비슷해 지면서 디자인이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음을 일찍이 간파했던 것이다. 유심히 살펴본 분은 알겠지만 아이폰 뒷면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다. '애플사가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하고, 중국에서 조립함.' 애플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원천기술도 없이 다양한 부품의 개별 기술을 조합해 경쟁사보다도 훨씬 사용이 편리하고, 사용하는 즐거움을 선사한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스마트폰 시대를 연 것이다. 이것은 고도의 기술보다는 사용자의 경험과 기대를 디자인하여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더 중요해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야흐로 디자인의 시대
요즘 선호도조사를 해 보면 학생들은 육류, 과일은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채소류를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불균형적인 식사선택을 하고 좋아하는 음식만을 선호하여 먹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고른 식품을 선택하여 먹을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매월 식단작성을 하면서 식품을 선택할 때 깊은 고민에 빠진다.과학적이고 건강지향적인 식단으로 학생의 영양관리를 철저히 하고 건전한 심신발달과 올바른 식사선택 능력을 배양하기 위하여 우리학교 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무지개식단』이벤트를 실시하였다. 노랑, 초록, 빨강, 보라, 검정, 흰색 그 빛깔도 예쁘지만 무엇보다 이들 색깔에 함유된 성분이 우리 몸에 유익한 작용을 하기에 더욱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식판에 색깔별로 예쁘게 담겨진 음식을 보면 눈이 즐겁고 입맛이 돌며 또한 몸이 건강해질 수 있다.오늘의 『무지개 식단』은 검정콩밥, 타우린 오징어순두부찌개, 감자튀김, 시금치나물무침, 김치, 방울토마토이다. 검은색 식품은 암과 심장병을 예방하고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등 우리몸에 유익한 안토시아닌 성분이 함유되어있다. 검은콩은 사포닌 성분이 말초혈관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어 냉증, 불안초조, 골다공증을 예방해준다.흰색 식품
전쟁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영화 '고지전'에서의 전쟁은 다만 살기 위해 이유도 모른 채, 같은 민족에게 총칼을 겨누어야 했다. 도대체 왜 싸워야 하는가.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적이라 하여 죽고 죽이는 행위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건가. 영화의 앞부분에서 "너희들은 이 전쟁을 왜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지는 거다."라고 확신하던 인민군 장교는 다시 애록고지의 비밀 장소에서 조우하게 된 국군 중위가 "왜 전쟁을 하는가?"라고 묻자, 그는 "글쎄…그때는 확실히 알고 있었어. 그런데 너무 오래돼서 잊어버렸어."라고 말한다. 인민군 장교의 답변에는 전쟁의 무의미함이 묻어난다. 몇몇 리더의 이념적 대립이나 종교적 신념에 의해서 전쟁이 시작되지만, 종국에는 그러한 명분조차 사라져 버리고 참혹한 살육만이 도드라져 남는 것이다. 지난 주, 나는 베트남여행을 다녀왔다. 북부도시 다낭과 후에였다. 베트남으로 가는 도중, 비행기 옆 좌석의 한국 노인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46년 만에 다시 베트남을 방문한다는 그분은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보고 싶었어."라고 말했다. 흘끔흘끔 창밖을 바라보는 그분의 모습에서 까닭모를 아픔이 묻어났다. 그는 또렷하게 말했다. "난…
세계 어느 곳이든 사람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나라나 기업은 발전하기 마련이다. 태초이래 모든 역사는 결국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성장하며 쇠퇴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동양 삼국에서는 인재에 대한 관념이 세계 어느곳 보다도 남다르다.일본 맥도날드의 전 사장 후지타 텐은 독특한 경영을 했는데, 그중 하나는 바로 감정투자 였다. 직원들이 존중과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후지타 텐은 회사에서 정식으로 6월과 12월에 지급하는 보너스 외에 매년 4월에 추가로 보너스를 주었다. 이것은 직원의 부인에게 직접 주는 것으로 남편들은 절대 손댈 수 없었다. 또한 해마다 호텔에서 부부동반 파티를 열었는데, 이때 우수 직원을 표창한 후지타 텐은 정중하게 부인들을 향해 말했다. "저는 여러분의 남편이 일류 인재로 성장하여 인생의 꿈을 실현하고 가정의 화목을 지키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살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남편들의 건강을 챙기는 중책을 여러분께 넘기는 바 입니다."이러한 배려는 직원들은 물론 그 가족까지 감격 시켰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세상은 작은 배려가 아름다운 결과를 만든다. 휴대폰과 반도체로…
오페라, 왠지 어렵게 느껴진다. 뮤지컬이나 연극과 달리, 접근하기 어렵다. 우선, 오페라는 정통클래식의 성악가들이 노래를 부르는데, 특히 가사가 원어(주로 이태리어)라 매우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몇 년전 오페라 카르멘을 보다가 중간에 나오기도 했다(반면, 뮤지컬은 우리나라 말로 하니 이해도 쉽고, 다양한 음악과 댄스 등이 추가되어 훨씬 대중적이다). 그런데, 이렇게 접근하기 어렵던 오페라가 최근 친숙하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계기는 바로 책을 통해서이다. 나는 매년 100권정도의 책을 읽는데 그동안은 닥치는 대로 읽는 편이었다. 올해는 하나의 주제를 잡아서 읽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던 중 몇 년 전부터 관심을 두었지만 친해지지 않던 클래식 음악을 올해의 독서 주제로 선정했다. 클래식 음악과 관련된 책을 읽다보니, 작곡가의 삶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그들이 작곡한 음악도 알게 되는데 그 중에 오페라 음악이 은근히 많았다. 17, 18세기에 오페라작곡료가 가장 비싸, 오페라 작곡가로 유명한 베르디는 상당한 부를 쌓았다고 한다. 오페라 읽어주는 남자(김학민, 2001, 명진출판사)를 읽다보니, "세빌리아의 이발사"가 눈에 들어왔다. 저자가 설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흑룡의 해다. 지난 한 해 답답하고 힘들었던 저마다의 가슴에는 새로운 희망을 갈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새해 새로운 기운을 받아들이고 싶을 때 '따뜻한 녹향'에 취해 한해를 설계하는 것은 어떨까. 나는 갑자기 전남 보성의 다원을 찾아가 새로운 기운을 받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다. 세상 사람들이 달콤한 단잠 속으로 빠져드는 시간 자정. 나는 카메라 장비를 챙겨 집을 나섰다. 내가 움직이는 차 소리에 따라 여기저기서 견공들의 합창소리가 산하로 메아리친다.밖은 이미 엄청난 한기로 세상의 모든 것을 얼려버릴 듯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차 앞 유리창도 하얀 성애로 가득 차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렇게 어둠을 헤치고 새벽 5시가 되어 도착한 보성 대한다원.그런데 이곳에는 생각보다 많은 눈이 오지 않았다. 아름다운 설경을 고대하고 달려온 나를 맥 빠지게 만들었다. 아직도 해가 뜨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데…. 나는 해뜨기 전까지 잠을 청하기로 했다. 고요한 새벽에 차 시동 소리가 잠을 청하기도 어렵게 만들었다. 그냥 조용히 눈을 감고 삼라만상이 깨어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묵상의 시간을 가졌다.잠시 후 동쪽 하늘에 여명이 깃들었다.
잠 못 이루는 이 밤에 창밖엔 고운 눈(雪)이 하얀 버선발 내딛듯 사뿐사뿐 곱게 내려앉네 집 대문 잠금 장치가 고장 난지 오래다. 대문이라고는 집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낮은 담장에 문짝이 하나 달랑 달린 것뿐이다. 망가진 턱에 언제나 열려있는 대문이다. 밤 낮 가리지 않고 누구나 드나들 수 있다. 집밖에 나서거나 들어설 때 문짝을 당기면 열리고 밀면 닫힌다. 밀고 당길 때마다 '덜거덕' 소리에 눈(眼)을 맞춘다. 잠깐 동안의 만남이자 헤어짐이다. 이내 집밖에 나서면 여느 때처럼 그는 싫든 좋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지난날 질곡(桎梏)의 삶이 어떠하였든 간에 대문(大門)이든 나든 홀로생활에 익숙해졌다. 현대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현상 중 그 하나. 사람들의 고립현상이다. 일찍이 핵가족화는 대가족의 해체를 가져왔다. 경제적 고소득 및 초고속산업화는 사람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친밀함보다는 치열한 경쟁 대상자로 내몰았다. 만남과 대화로 다져지는 나눔보다는 비방과 냉소(冷笑)로 일그러졌다. 소득이 많아지고 삶의 질이 넉넉해질수록 이를 즐기기 위한 여유보다는 더 많은 부(富)를 치부(致富)하기 위해 경쟁자와의 치열한 싸움을 준비해야만 견딜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