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이라는 표현이 있다. 검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지만 날이 양쪽에 있는 까닭에 도리어 자신이 상처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한나라당 충북도당이 일부 인사들의 입당과 관련, 하는 일을 보면 스스로 양날의 검을 손으로 쥐려는 듯하다. 17대 대통령 선거가 2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대선 주자들은 대권의 꿈을 안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결과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누가 승자의 미소를 지을지 아직 알 수 없다. 한나라당은 대선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한나라당 충북도당에선 자꾸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입당과 관련한 형평성 논란 때문이다. 충북도당은 최근 과거 해당 행위자로 규정, 영구제명까지 불사했던 인사까지 복당시켰다. 하지만 다른 당에서 탈당한 일부 인사들의 입당은 결사적으로 막고 있는 듯해 그 배경에 의아함이 더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많은 충북도민들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대선이 코앞인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대선에 나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입장에선 속이 터질 일이다. 지금 한나라당이 집중해야 할 선거는 대선이다. 총선이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BBK문제 등으로 골치 아픈 상황에
봄부터 가을까지 계절을 따라 마라톤을 하던 시· 군 축제가 무서리가 내리면서 마침표를 찍고 있다. 충북의 축제는 청풍명월 예술제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마감됐다. 1990년대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축제는 줄잡아 1천100여개에 이르고 있다. 1년을 통틀어 매일 2~3개의 축제가 전국 어느 곳에서 열리고 있는 셈이다. 이로 보면 ‘마쯔리’(축제)가 넘쳐나는 축제의 나라 일본보다도 일단 가지 수에서 앞서고 있다. 1960년대에 충북에는 청풍명월 예술제의 전신인 충북예술제 하나 밖에 없었다. 그때는 ‘청풍공자 명월공주’ 선발대회에 전 시군이 참여하다시피 했다. 이 범주에 머물던 축제가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오늘날에는 국·도비 지원 축제를 포함해 면단위 축제까지 합치면 무려 60여개를 웃돌고 있다. 그러니까 시· 군마다 서너 개의 축제를 매년 열고 있는 셈이다. 주민화합을 기원하고 농산물 생산에 대한 홍보와 감사의 마음을 공유하는 농산물 관련 축제는 농촌 공동체의 구심점이 된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무슨 농산물, 산나물 채취대회라든지, 과일 빨리 먹기 대회 등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는 축제를 범 시· 군민적인 축제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투표성향은 여전히 인물 의존가 높다. 후보나 정당의 정책보다 ‘대세론’이나 ‘연고주의’에 이끌려 투표를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국민은 이제 성공한 대통령, 진정한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정치지도자를 원하고 있다. 소원대로 될지 의문이다. 중앙선관위가 지난주 홈페이지를 통해 대선에 참여하는 한나라당,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의 핵심 정책을 비교·공개했다. 한나라당은 시장의 자율화와 안보를 강조하고 있다.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대통합민주신당은 금산분리 원칙 등 시장의 규제와 한반도 평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은 FTA체결 확대에 반대하는 등 다른 정당의 정책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어느 후보가 새대통령에 당선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새 대통령 당선자를 중심으로 ‘그의 시대’가 개막될 것이다. 기대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에도 정당정치와 정책 대결은 사라졌다. 대선의제에 대한 명확함도, 확고함도 없어 보인다. 온통 BBK와 김경준씨가 대선정국을 지배하고 있다. 후보와 정당은 검찰 수사결과에 승부와 명운을 거는 형국이다. 범여권은 아직까지 정리되지 않
해방직후, 청주여고를 졸업한 나의 고모는 서울대를 가겠다고 떼(?)를 썼다.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판에 여자가 무슨 대학이냐고 할머니는 펄쩍 뛰었다. 그것도 여느 대학이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 명문대인 서울대를 가겠다고 하니 할머니의 걱정은 이만 저만한 게 아니었다. 시험 당일, 할머니는 일부러 떨어지라고 미역국을 끓여 주었다. 그 눈물의 미역국을 먹고 새벽 열차로 상경한 고모는 여보라는 듯 서울대에 합격하였다. 시골동네가 생긴,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온 동네가 떠들썩했다. 할머니는 축하인사를 받기에 바빴다. 기쁨 반, 걱정 반이던 할머니는 오랜 장고 끝에 재산목록 1호인 황소와 산 다랑이 논 몇 마지기를 팔기로 했다. 보릿고개에 찔레 순을 꺾어 먹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대학에 보내야겠다는 결심이 선 것이다. 상아탑이 우골탑이 된 것은 실로 오래전 부터였다. 내 낭군 알성급제를 성황님께 빌고 빌던 조선시대의 아낙은 아침저녁으로 정안수를 떠놓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었다. 고된 시집살이에 짠지 쪽 같은 눈물을 수도 없이 흘렸지만 훗날 정경부인, 숙부인의 꿈을 남편의 과거를 통해 이루자며 온갖 아픔을 감내했다. 청운의 꿈을 안은
나의 이념적 성향은 보수인가 진보인가. 쉽고도 어려운 질문이다. 무엇이 보수이고, 무엇이 진보인가라는 물음에 다다르면 더욱 어렵다. 보수냐 진보냐를 구분할 수 있는 일관된 틀이 없기 때문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지난 주 대선 출마 입장을 밝혔다. 대선정국에도 상당한 지형 변화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여·야 혹은 보수 대 진보 대결이라는 양자 구도에 대한 통념은 여지없이 깨졌다. 현 상태로만 보면 ‘보수바람’이 대선을 휩쓸고 있다. 분명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진보 진영 후보들은 그동안 입만 열면 보수진영을 ‘수구·부패세력’이라 비난했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이번 대선의 향방이 정책 대결이 아닌 보수진영의 권력다툼에 의해 결정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 4분의 1 가까운 숫자가 아직 이 전 총재를 지지하고 있다. 대권3수 금지법 같은 법도 없다. 그런 마당에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일방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진정한 보수인 자신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그의 판단에는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당수 중산층과 서민 등이 참여정부에 실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념지형까지 확연하
아리랑은 영원한 한국인의 향수다. 아리랑은 우리의 정서를 가장 잘 담은 국민가요다. 지금까지 시간 장소를 막론하고 아리랑처럼 많이 불러진 노래는 없다. 한일 월드컵에서도 붉은 악마들은 아리랑을 응원가 삼아 합창하였고 남북 이산가족이 만날 때에도 아리랑을 서럽게 서럽게 부르며 혈육의 정을 확인했다. 아리랑이 이토록 국민 애창곡 1위를 기록하며 한국인의 영원한 노래로 회자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그것은 아마도 아리랑만이 담고 있는 한국인의 정서 때문일 것이다. 한국인의 정서는 정(情)과 한(恨)으로 대변된다. 영어로도 번역이 곤란한 이 별난 정서는 수 천 년을 이어져오며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무슨 정과 한이 그리 많길래 시도 때도 없이 범민족적인 정서가 아리랑으로 형상화되며 그리움이라는 폭넓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는 것일까. 참았던 눈물, 서러움 등 아픔의 요소들이 내재되고 응축돼 있다가 어느 시기를 만나면 화산처럼 분출되고 마는 것이다. 북방 유목민족과 달리 농경정착문화를 가진 우리는 늘상 피붙이와 이웃을 확인하고 사는 한솥밥 공동체의 문화를 형성해왔다. 그 평화의 밥그릇은 이민족의 침입이나 어떤 정치적 사회적 변수로 번번이 깨어
중국 역사의 대표적인 청백리로는 포청천과 함께 범중엄이 꼽히고 있다. 포청천(포증 999-1062)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인물이다. 지난 1994년 국내에 방영된 대만 드라마를 통해 더 잘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국내 정·관가에선 청백리는 고사하고 그 비슷한 이야기도 들을 수가 없다. 오히려 스캔들만 봇물 터진듯하다. 관행에서 나온 나쁜 결과물 현직 국세청장이 국세청 개청이후 처음으로 검찰 수사실 의자에 앉았다. 국세행정의 최고 집행기관인 국세청장이 사상 처음으로 구속 위기에 놓인 셈이다. 국가 공권력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연인 신정아씨를 출세시키기 위한 권력형 비리라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건 못지않은 권력 스캔들이다. 국정감사를 마친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으로부터 과도한 접대를 받은 추문은 관심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다. 상납 관행이라니, 그것도 지방청장이 국세청장의 부족한 업무추진비(판공비)를 보조해주는 것이 관행이라니 말이 되는가. 그럼 세무관서마다 각 기관장의 업무추진비를 하급기관들이 보조해 주는 관행도 존재한다는 말인가. 말이 잘 안 된다. 국민들이 뜨악해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국세청장의 혐의 없음을 믿고 싶은 심
충북은 국토의 중심에 있는 관계로 예로부터 남북을 잇는 고리 역할을 했다. 게다가 백두대간이 충북을 통과하며 기호지역과 영·호남을 갈라 큰 고개도 많다. 추풍령, 괘방령, 조령, 하늘 재(계립령), 죽령 등이 거기에 해당한다. 지방출장을 오가는 관리들은 물론, 청운의 꿈을 안은 선비도, 봇짐, 등짐을 짊어진 보부상도 이 길을 통해야만 목적지에 이를 수 있었다. 옛 길에는 수많은 전설이 널려있고 문화재가 남아있으며 선인의 정취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주막거리에서 해장국과 탁배기 한잔으로 몸을 푼 남도 과객은 날이 저물기 전에 서둘러 고개를 넘었다. 행여 산적 떼라도 만나면 봇짐을 털리기 일쑤고 경국대전에도 없는 통행료를 지불해야 했다. 선남선녀가 만나 불륜의 씨를 잉태하기도 했던 풀 섶에는 이름 모를 풀들이 계절을 이어 달리며 밀어를 속삭인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선인의 애환이 서린 옛길 네 곳을 명승으로 지정 예고했다. 국가문화재로 지정될 네 곳은 문경새재 중 경북 문경읍 상초리∼새재 1·2·3관문 6.5km, 죽령 옛 길 중 경북 풍기읍 쪽의 2.5km, 강원도 양양∼홍천을 잇는 옛 길로 양양쪽 2.36km, 문경∼상주를 잇는 토끼비리 500m에 이른다. 고개
기자들의 정치참여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고유의 역할과 사명을 망각한 행위라는 비난이 크다. 반면 전문가 집단의 현실 정치 참여는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선거 때마다 충돌하는 해묵은 과제다. 그러나 마냥 관망하기에는 우리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이 적잖다. 폴리페서(polifessor)와 폴리널리스트(polinalist)에 이어 폴리테이너(politainer)라는 조어까지 나왔다. 폴리페서는 정치교수란 의미다. 폴리널리스트는 정치참여 언론인을 지칭하는 말이다. 폴리테이너는 정치연예인을 뜻한다. 오늘 내가 주로 하고 싶은 얘기는 내가 천직으로 삼고 있는 기자의 정치 참여 문제다. 즉 폴리널리스트에 관한 소견이다. 폴리널리스트의 양산이 갖는 몇 가지 중대한 문제점 때문이다. 우선 기자들의 정치참여는 언론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킬 수 있다. 언론이라는 외피 속에서 비판의 날을 세우던 기자가 어느 날 특정 후보의 대선 캠프로 자리를 옮겼다면 일반인들의 의구심은 당연하다. 기자 시절 가했던 정치비판이 언론인으로서 역할이었는지, 정치계에 입문하기 위한 사전 활동이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펜은 기자들의 자존심이자 생계 수단이다. 그런데
가을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푸른 하늘과 오색단풍, 그리고 선들선들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일상생활에서 탈출하고픈 일탈의 심정을 부채질한다. 계절의 감각도 모르고 살아온 자신에 대한 성찰이 가을만 되면 실눈을 뜨는 것이다. 가난한 마음을 영글게 하고 싶은 욕망도 가세를 했을 것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남도기행 시사랑 열차’였다. 기차도 타보고 싶고, 흔들리는 차창너머로 볏가리 쟁여놓은 가을 들녘도 바라보고 싶고, 김밥이나 삶은 계란도 먹고 싶었다. 동행하는 탑승객은 140여명에 이르렀다. 아침 일찍 조치원역을 출발한 ‘시 사랑 열차’는 호남선을 타고 남도 천리 길을 재촉했다. 남행열차엔 허형만 시인(목포대 교수)을 비롯하여 임승빈 시인(청주대 교수), 김창규 시인 심억수 시인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열차 안에서는 춤과 노래대신 릴케의 시, 허형만 시인의 시 등이 낭송되었고 허 시인의 펜 사인회는 남행열차처럼 꼬리를 물었다. 이 열차엔 ‘봉숭아 선생님’ ‘마술 선생님’으로 통하는 오하영 씨가 탑승했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직을 했지만 열정만은 아직 청춘이다. 간단한 마술과 함께 풍선으로 하트모양, 강아
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각 정파의 지엽적인 잘잘못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거짓 없이 감동을 주는 큰 정치에 표를 던져왔다. 언제나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고 선택했기 때문이다. 올해 대선후보들도 이 점을 잘 읽어내야 대업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짝퉁’이 더 ‘명품’같은 시대다. 치밀한 가짜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아 보이기도 한다. 너무 빨리 성공한 덕에 정체도 빨리 드러난 신정아 사건은 단적인 예다. 신씨는 야심으로 똘똘 뭉친데다 아주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일도 열심히 했다고 한다. 옷도 세련되게 입었고 부유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의 유능하다는 진짜들이 후원세력이 됐을 정도다. ‘짝퉁시대’를 입증하듯 거짓말이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희망이 상실돼 가는 분위기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러나 거짓말이 드러났을 때 상실감의 파장은 평온의 시기 때보다 훨씬 더 크다. 때론 사회적 문제로 번지기도 한다. 요즘 거짓말들은 학력 속이기 혹은 병역 의무와 관련된 특징을 갖고 있다. 둘 다 우리 사회에서 아주 민감한 영역이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도 병역 관련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하면 곧 저항할 수 없는 아킬레스건이 돼 왔다. 학
지금 한나라당엔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후보 중심으로 당이 정비된 뒤 비판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대선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자아비판의 목소리는 ‘무음처리’되고 있다. ‘찍히면 안 된다’는 경계심과 ‘대선승리를 위해 쓴 소리는 안 한다’는 인내심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이 후보가 쓴 소리를 했다. 당에 퍼져가는 대세론에 대한 경고였다. 이 후보는 지난주 당 전국위원회 연설에서 “대세론은 결코 없다. 대세론에 안주하거나 편승해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또 “우리의 적은 우리 자신, 우리의 마음과 자세에 있다”며 “나부터 말과 행동을 일치 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캠프 대세론 경계 7계명’도 나왔다. 살펴보면 이렇다. ① 적은 여권이 아니다. 우리 안에 있다. ② 영입 인사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라. ③ 실세 행세 마라. 주변 사람 조심시켜라. ④ 문제되는 돈을 절대 받지 마라. ⑤ 이명박 특보란 직함을 남발하지 마라. ⑥ 투덜대지 말고 일로 승부하라. ⑦ 국회의원은 중앙에 있지 말고 지역에 가라. 모두 내부를 챙기고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내용들이다. 걱정스러운 상황에 대해 작심하고 던진 견제구라 할 수 있다.…
조선 5백년을 통틀어 국문학의 최고봉은 두말 할 것도 없이 송강 정철이다. 소용돌이치는 당파 속에 서인의 영수로 정계 출사와 은퇴, 그리고 가사문학의 주옥같은 작품을 남기기까지 송강의 생애는 정치인과 문인 사이를 끊임없이 넘나들었다. 강원관찰사로 나가 있을 때 지은 관동별곡은 송강가사문학의 백미이며 이외에도 성산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장진주사 등은 절창으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조, 한문학에 있어서도 뛰어난 재주를 보였다. “재 너머 성권농(成勸農) 집에 술 익단 말 어제 듣고/ 누운 소 바로 차서 언치 놓아 지즐 타고/ 아해야 네 권농(勸農) 계시냐 정좌수(鄭座首) 왔다 하여라“ 강직한 선비였으나 낭만과 풍류의 문인이었던 터에 그의 작품은 정제돼 있으면서도 생활 속에서 사람 사는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다. 고교 기말고사나 대학 입시에서 그의 작품이 수도 없이 등장할 정도여서 수험생들이 늘 필독서로 간직하고 읽던 작품들이다. 그와 쌍벽을 이뤘던 고산(孤山) 윤선도의 작품이 여성적이고 섬세하고 정감어린 필치라면 송강의 작품은 남성적이고 선이 굵고 호방한 면이 있다고 김갑기 동국대 교수는 평했다. 송강은 충북사람은 아니다
정당(political party)은 정치권력의 획득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 정견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공통된 정책에 입각해 일반적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결합한 정치결사다. 특히 정권의 획득ㆍ유지를 통해 그 정견을 실현시키려는 목적 아래 모여 만든 자주적ㆍ계속적인 조직단체다. ***한나라당 정파적 욕심 버려야 정당의 최대 목표는 정권창출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분위기는 그렇지 못하다. 이 같은 기본정신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한나라당 충북도당에서는 최대 목표는 뒷전이고 오로지 차기 총선 구도에서 유리한 주도권을 쥐겠다는 정파적 욕심만 넘쳐 나고 있다. 한나라당이 최고의 정당이 되고 집권 목표를 달성하려면 화합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그 다음 정치적 논리와 철학의 힘을 키워야 한다. 그게 정당의 기본체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기본이 무시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15대 대통령선거기간 중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갈등의 결과로 탄생한 정당이다. 당시도 지금처럼 여론지지도는 압도적이었다. 그런데도 정권을 내줬다. 그리고 지금까지 되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 논리와 철학의 부재, 결집력 부족과 오만함이 원인이었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에선 경선이
공예는 인류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창조되고 진화하여왔다. 공예문화는 삶의 언저리에서 단순히 포장지 역할을 한 게 아니라 삶의 본질 속에 깊숙이 용해되어 문화발전을 촉진해왔다. 특히 충북지방의 공예 문화는 한반도, 더 나아가 세계의 공예문화 중심축에 서 있다. 50만 년 전, 문의 형각강 옆 두루봉 기슭에 충북인이 둥지를 틀던 그때 사람들은 석기를 만들어 동물을 사냥하고 식물을 채집하면서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목걸이를 거는 미의식을 발휘하였다. 동굴 입구에 진달래꽃을 심어 치장하였고 사슴뿔로 치레걸이(목걸이)를 만들어 연인의 목에 걸어주었으며 짐승 뼈 표면에 사람의 얼굴을 그려 넣기도 했다. 1만7천 년 전, 단양 수양개 유적에서는 작은 돌날을 떼어 생활 용구로 삼았으며 삼각형의 날카로운 슴베찌르개를 만들어 짐승과 물고기를 사냥하였다. 첫 소(原牛)의 정강이 뼈에 물고기를 새기면서 풍어를 빌었고 곱돌로 목걸이를 만들어 꽃단장을 했다. 농경문화가 시작된 신석기 시대에는 바람소리 맑고 달 밝은 남한강, 금강 가에서 토기를 빚으며 정착했다. 빗살무늬토기는 신석기 시대의 대표적 토기이다. 왜 토기의 표면에다 빗살무늬를 새겨 넣은 것일까. 한마디로 미의식의 표
벌써 10월이다. 올해도 이제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연초에 세운 계획들이 무색해지고 있다.‘이젠 좀 버리자.‘ 너무 거창한 계획이었을까. ‘무엇을‘ ‘어떻게‘ 버려야 할 지 아직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버리자‘는 계획을 버려야 할 지경이다. ***나무가 씨앗을 버리는 의미 산이 있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 주말과 휴일, 바람과 비를 친구 삼아 산행길에 올랐다. 혹시 부실한 계획을 허물고 고쳐지을 수 있을까 해서다. 취재를 겸해 찾은 곳은 괴산의 막장봉과 도명산이다. 하루는 바람과, 하루는 비와 우정을 나눴다. 산행은 좀 불편했다. 하지만 전혀 소득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막장봉을 찾은 토요일은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도명산을 찾은 그 다음날은 비가 내렸다. 가을바람이고 가을비였다. 다가오는 바람과 비에 몸을 맡겨 보았다. 도심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상큼함과 싱그러움을 느꼈다. 간간히 드러나는 운무 속의 조망은 훌륭했다. 운 좋은 산행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잠시 드러낸 전망을 즐겼다. 남쪽으로 펼쳐진 속리산 서북능선은 아름다웠다. 동북쪽 운무 속에 잠깐잠시 보이는 희양산은 장엄했다. 날이 흐려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힘차게 솟은 앞태는
오늘은 제 신상에 관한 글을 써야겠습니다. 전 원래 언론인이 아닙니다. 안기부에서 근무를 하다가 퇴직을 한 후 언론계를 기웃거리는 이방인입니다. 그런 세월을 십여 년 동안 살았으면 언론인 취급을 당해도 될 법한데도 아직도 언론인이라는 말이 낯설기만 합니다. 누가 절 언론인이라고 부르면 괜히 쑥스럽고, 제 자신도 언론인이라는 자부심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언론과 정보기관이 상극과 같은 관계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언론인 입장에서는 안기부하면 일단은 거부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악연 때문일 겁니다. 결국 전 언론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안기부 출신이라는 조건을 안고 언론계에 들어와서 언론인으로 변신해보려고 애를 썼던 셈입니다. 처음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멋지게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 들어 온 언론은 너무도 놀라운 세상이었습니다. 안기부에 있을 때 바라본 언론은 근사해보였습니다. 막상 언론에 발을 들여놓고 본 언론은 안기부 있을 때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문제가 많았습니다. 언론계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분들 눈에는 그런 게 일상적인 일로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언론은 사회의 목탁이고, 거울이라는 선입관을 갖고…
지난 주 공전의 히트 유행어는 ‘벗을까??였다. 신정아씨 전라 사진이 한 중앙 일간지에 게재되면서부터다. 그러나 오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자의적 의미의 선정성을 내포한 ??벗을까??가 아니다. 최근 공무원 사회에 불어 닥친 타의적 의미의 시니크한??옷 벗으실까요??에 대한 가벼운 살핌이다. ***당근과 채찍 함께 줘라 ‘옷 벗으실까요??는 언제부터인가 공무원들을 만나면 하지 말아야 할 말이 됐다. 최근 공무원들과 한 번이라도 식사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철밥통 공무원 퇴출시대??란 말이 유행하면서 이 말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금지어가 됐다. 사실 이 말은 식사 자리에서 불편한 상의를 벗으라는 배려의 의미였다. 그런데 요즘 분위기상 ‘그만두라??는 말로 들릴 수도 있어 서로 삼가고 있다. 물론 이 말을 정말로 ??그만두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공무원은 없다. 그런데 청원군이 무능공무원을 선정, 퇴출키로 했다는 보도가 있은 후 이 말은 더욱 농담 반 진담 반의 우스개가 되고 있다. 청원군은 지난 주 전체 직원 중 1%를 무능공무원으로 선정, 특별근무 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직무수행능력 부족이나 근무성적 불량
세상엔 어처구니없는 일도 많다. 암을 잘 고치기로 소문난 의사가 암에 결려죽었다든가, 고위 공직자 비리수사를 잘해서 명성을 날리던 특수부 검사가 비리혐의로 조사를 받는 다든가 하는 일들이다. 신문은 남의 잘못을 잘 찾아서 날카롭게 비판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직업이다. 그러니 누구보다 정직해야하고 매사에 완벽해야만 남을 비판해도 공감을 얻을 수가 있다. 문제는 그렇지가 않다는데 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취재시스템 문제도 상당부분은 정부에서 잘못하는 것이지만 대통령이나 국정홍보처장의 주장을 경청해보면 공감하는 분야도 적지 않다. 남의 잘못은 기를 쓰고 까발리면서도 자신의 허물엔 지나치게 관대한 신문이 되어서는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가 없다. 신문이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고, 돈 때문에 고치지 못하는 것이라면 이해할 수도 있다. 신문을 어떻게 편집하느냐는 문제는 성의에 관한 것으로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고칠 수가 있는 사항이다. 그런데도 불합리한 관행을 고수해오는 것은 외부의 비판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7일자 한 중앙 일간지를 예로 들어 편집상의 문제점을 도출해보겠다. 요즘 웬만한 중앙일간지는 매일 책
장자방(張子房)은 한자문화권에서 전략가나 참모를 지칭하는 대명사가 됐다. 한고조 유방을 도와 천하를 통일한 업적 때문일 게다. 역사적으로 ‘장자방??이라 불리는 인물은 많다. 현 시점에선 한나라당 대권 후보를 탄생시킨 몇 명이 거론되고 있다. 앞으론 대권 창출에 기여할 인물들이 기다리고 있다. ***뛰어난 주군 만나야 장자방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국가 건설이나 대권 창출 등 거창한 시대담론이 아니다. 우리 실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소기업 CEO와 참모형 직원의 이야기다. 사업에도 사업 전략을 지도하는 참모는 늘 필요하다. 이 참모들은 CEO에게 각각의‘장자방??역할을 한다. 그런데 기업에서 CEO와 참모 간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다. CEO의 일방통행이 지속되는 경우가 잦다는 얘기다. 역사 속의 뛰어난 주군과 훌륭한 장자방의 관계가 달라지는 예다. 주군과 장자방의 관계는 기업에도 기묘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중소기업에선 잘 안 되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상당수 중소기업 CEO들에게 적용되는 공통점에서 기인한다. ‘귀가 얇다??는 점이다. 경영이 어려운 회사 CEO일수록 더욱 그렇다. 누가 더 주군인 자신과 회사를 생각하는
나이 차이를 강조하는 말 중에 오뉴월 하루 빛이 어디냐는 속담이 있다. 평소에 이 말을 들으면 그까짓 하루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수긍하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올 여름을 보내면서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할 때가 많았다. 물론 시도 때도 없이 폭우가 쏟아지고,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것도 견디기 힘들었지만 그보다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하나같이 막무가내였다는 게 더 고통이었다. 세상만사에는 어떤 원칙이 있게 마련이다.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처럼 어떤 원칙이 있는 법이고, 이것은 어떤 경우에도 변함이 없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모든 일에 그런 원칙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한마디로 막무가내였다는 뜻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코너로 몰리는 상황도 그랬고, 열린우리당이 공중분해되는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현직대통령이 이렇게 막다른 골목까지 몰리는 경우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막무가내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이 간판을 바꿔다는 과정 역시 막무가내였다. 그 과정은 엄청나게 복잡해 보였지만 결과적으론 시민단체 간부 몇 명을 더 끌어들여 당명을 바꾸기 위한 수단이라고 볼 수…
대통합민주신당이 어제부터 사흘간의 대선후보 예비경선(컷오프)에 돌입했다. 이미 무대에 올라와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맞춤 대결 카드를 뽑기 위해서다. 민주신당은 이어 컷오프를 통과한 5명의 본선 진출자를 대상으로 오는 15일부터 16개 시·도에서 순회경선을 벌인다. 후보자 지명대회는 다음달 15일이다. ***아름다운 경선만이 살길 그러나 민주신당의 경선 레이스는 실망스럽다. 아니 찝찝하다. 경선을 위해 모집한 국민선거인단 90여만 명 중 약 3분의 1이 가짜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민 앞에서 대규모 사기극을 벌인 셈이다.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와 직접선거에 대한 중요한 위협이다. 당이‘진짜??라고 주장하는 선거인단 60여만 명의 대부분도 본질적으론 동원된 사람이란 의심을 받고 있다. 결국 민주신당 경선은 특정 주자를 지지하는 상태에서 하는 일종의 사전 투표란 오명을 받게 됐다.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얼마 전 경선을 치른 한나라당의 국민선거인단은 무작위로 뽑힌 사람들이다. 동원 잡음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경선 과정도 흥미진진했다. 그런데 민주신당 국민선거인단 구성은 과거 군사정부 시절에서나 볼 수 있는 구태였다. 아주 실망스러운 일이다. 현
주민직선제에 의한 첫 교육감 선거가 오는 12월1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실시된다. 아직도 3개월 이상 남아있지만 제14대 충북교육감 선거는 사실상 막이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14일 충북도선관위에서 입후보 예정자 및 선거사무 관계예정자 등을 상대로 입후보안내 설명회를 가졌으며, 지난 21일부터 예비후보등록 신청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에 처음 실시되는 직선제 교육감 선거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 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선거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되어서 신출귀몰한 초능력자가 아니고는 감당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교육감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는 자격은 교육경력 또는 교육행정 경력이 5년 이상이거나 두 경력을 합해서 5년 이상이라야 된다. 현재 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이기용(63)현교육감을 비롯해 민병윤(62)청주남성중교장과 박노성(63) 교육위원 등이다. 이들은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온 지라 자식 가르치면서 집 한 칸 겨우 지니고 사는 형편일 것이다. 문제는 직선제 교육감선거에 입후보하려면 5천만 원의 기탁금이 드는데다, 선거운동을 하는 데도 엄청난 돈이 든다는 점이다. 어떤 선거든지 법정선거자금만
자연의 대표명사는 산이다. 산의 정기는 인간 삶의 원시적 건강성을 되찾을 수 있게 한다. 그래서 문명에 지친 현대인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 곳에서 그 곳의 정기를 마셔야 한다. 산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중엔 악인이 없다. 산의 정기가 그를 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전국 명산 곳곳 쓰레기 몸살 이번에도 깊숙한 골짜기에서 대량의 쓰레기가 발견됐다. 부탄가스통과 빈 물병만 수 십 개가 넘었다. 보일락 말락 땅 속에 묻힌 소주병과 수풀 사이에 버려진 막걸리 병도 수 십 병이었다. 담배공초는 지천이었다. 자연에 저지른 인간의 만행 흔적이었다. 아직도 이기적으로 즐기는 등산객들과 행락객들이 많음을 증명하는 증거다. 아주 아쉽고 불쾌한 일이다. 인간이 양심을 버리면 산은 병들게 돼 있다. 산은 ‘몰양심??이 주는 독성을 끝내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등산만큼 호연지기를 키워주는 운동도 드물다. 산에 가보면 등산객의 숫자도 무척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여가생활이 건전해졌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자연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지 않으면 산도 쓰레기로 몸살을 앓아야 한다. 결국은 대수술을 하거나 죽음에 이르도록 손을…
낮선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사는 부부의 삶은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짝을 만나 단꿈을 꾸는 신혼생활을 제1단계라 할 것이다. 그 달콤한 신혼을 거치면서 자식을 낳게 되고, 양육이란 고된 삶을 살아야만 하는 기간을 제2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을 키워서 결혼시킬 때까지 2,30년을 한눈 한번 팔 새가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야만 한다. 이를 농사에 비유한다면 이른 봄에 씨앗을 뿌려 한여름에 땀을 흘려야만 가을에 수확을 거둘 수가 있는 이치와 같다. 맏이를 결혼시킬 때면 개혼이라고 해서 긴장도 하게 마련이지만 둘째 셋째 쯤 되면 이골이 나게 되는데, 이때를 제3단계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시집 장가를 보낼 때마다 방이 한 칸씩 남게 된다는 것이다.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을 키울 때는 그렇게 좁던 집이 점점 커 보이 게 된다. 결국 큰 집에 부부만 남게 되면서 방 하나 씩을 차지하게 된다. 남편 말이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던 아내가 이기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도 이 무렵이다. 차 한 대를 둘이서 탈 때 아내는 한 번도 세차를 한 적이 없었지만 자기 차를 갖고 난 이후부턴 닦고 쓸고 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것을 보면서 공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