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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09.11 23:52:1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세상엔 어처구니없는 일도 많다. 암을 잘 고치기로 소문난 의사가 암에 결려죽었다든가, 고위 공직자 비리수사를 잘해서 명성을 날리던 특수부 검사가 비리혐의로 조사를 받는 다든가 하는 일들이다. 신문은 남의 잘못을 잘 찾아서 날카롭게 비판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직업이다. 그러니 누구보다 정직해야하고 매사에 완벽해야만 남을 비판해도 공감을 얻을 수가 있다.
문제는 그렇지가 않다는데 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취재시스템 문제도 상당부분은 정부에서 잘못하는 것이지만 대통령이나 국정홍보처장의 주장을 경청해보면 공감하는 분야도 적지 않다. 남의 잘못은 기를 쓰고 까발리면서도 자신의 허물엔 지나치게 관대한 신문이 되어서는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가 없다. 신문이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고, 돈 때문에 고치지 못하는 것이라면 이해할 수도 있다.
신문을 어떻게 편집하느냐는 문제는 성의에 관한 것으로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고칠 수가 있는 사항이다. 그런데도 불합리한 관행을 고수해오는 것은 외부의 비판을 의식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7일자 한 중앙 일간지를 예로 들어 편집상의 문제점을 도출해보겠다. 요즘 웬만한 중앙일간지는 매일 책 한권 분량의 신문을 배달한다. 이날 K신문 1면에는 ‘역주행하는 교육부’, ‘신당엉터리 경선집계’, ‘현대차 631억 과징금’ 등의 기사를 부각시키려고 애를 쓴 흔적이 역역했다.
필자는 이중에서도 ‘신당 엉터리 경선집계’ 기사에 눈길이 갔다. 그 기사를 읽으면서 관련기사가 A5면에 있다는 것을 보고는 관련기사까지 다 읽었다. 혹시 다른 기사는 또 없을까하는 아쉬움을 느꼈지만 아무런 표시도 없어서 페이지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경선관련기사가 사방에 숨겨져 있는 게 아닌가. 정부가 대학에 옹졸한 보복을 하고 있다는 기사를 집중보도한 지면의 끝 부분에 ‘엉터리 경선 집계도 언론 탓’이란 제목의 기자수첩이 보였다.
교육관련 기사를 읽다가 갑자기 경선관련 기자수첩을 읽는 다는 게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마치 밥을 먹다가 책을 읽고, 그러다가는 또 밥을 먹는 식으로 한 가지에 몰두할 수가 없다. 이것으로 경선기사가 끝이 났다면 지면 배정상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문제는 경선관련 기사가 계속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오피니언 란에 ‘범여 신당의 어이없는 날림 경선’ 이란 제목의 사설이 실려 있었고,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보다 낫겠다.‘라는 칼럼도 보였다.
만약에 이렇게 다양한 관련기사를 처음부터 쭉 읽었다면 독자는 이 분야에 관해 전문가 이상으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가 있었을 것이다. 허지만 다른 기사를 보다가 읽는 식으로 읽다가보니 읽긴 다 읽었는데 도대체 무엇을 읽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불평할 수밖에 없었다. 신문이 이 정도로 뒤죽박죽으로 편집되어서 나온다는 것을 알고부터 필자는 신문을 이 잡듯 뒤지는 습성이 생겼다. 1면에 요약해 놓은 중요기사를 읽고는 중간에 관련기사를 찾아 서 읽는다.
그 다음엔 혹시 기자수첩이나 사설, 칼럼이 없는지도 찾는다. 그러자니 신문을 이 잡듯 뒤져야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책 한 권 분량의 신문을 만들면서 철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문을 십여 번 뒤적이다 보면 제대로 접히지도 않고 펴지지도 않게 된다. 만약에 신문 1면에 중요기사의 목차를 싣는다거나 중요기사의 끝머리에 관련 기사나 기자수첩, 사설, 칼럼도 있다는 표시를 해놓는다면 이런 불편은 격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어느 신문만이라고 특정할 수가 없을 정도로 일반적인 현상이이다.
우리 신문이 한글전용이나 가로쓰기를 하는데 수십 년이 결렸듯이 책 한권 분량의 신문에 철을 하고 목차를 넣는데도 얼마나 많은 세월이 걸릴지 모른다. 독자들은 일목요연하게 편집된 신문을 보고 싶어 한다. 이제 신문도 관행이란 이유로 독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가 없는 비판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뜻이다.
/최 종 웅 <논설위원>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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