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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부터 가을까지 계절을 따라 마라톤을 하던 시· 군 축제가 무서리가 내리면서 마침표를 찍고 있다.

충북의 축제는 청풍명월 예술제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마감됐다. 1990년대부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축제는 줄잡아 1천100여개에 이르고 있다. 1년을 통틀어 매일 2~3개의 축제가 전국 어느 곳에서 열리고 있는 셈이다. 이로 보면 ‘마쯔리’(축제)가 넘쳐나는 축제의 나라 일본보다도 일단 가지 수에서 앞서고 있다.

1960년대에 충북에는 청풍명월 예술제의 전신인 충북예술제 하나 밖에 없었다. 그때는 ‘청풍공자 명월공주’ 선발대회에 전 시군이 참여하다시피 했다. 이 범주에 머물던 축제가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오늘날에는 국·도비 지원 축제를 포함해 면단위 축제까지 합치면 무려 60여개를 웃돌고 있다. 그러니까 시· 군마다 서너 개의 축제를 매년 열고 있는 셈이다.

주민화합을 기원하고 농산물 생산에 대한 홍보와 감사의 마음을 공유하는 농산물 관련 축제는 농촌 공동체의 구심점이 된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무슨 농산물, 산나물 채취대회라든지, 과일 빨리 먹기 대회 등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는 축제를 범 시· 군민적인 축제와 혼동해서는 안 되고 그러한 이벤트가 축제의 핵심을 차지하는 것 또한 곤란하다.

기본적으로 축제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성공할 수 있다. 첫째는 그 지역의 역사적 당위성 도출문제이고 둘째는 컨셉트(개념)의 설정문제이며 셋째는 지방화와 국제화라는 시대의 화두에 어떻게 부합하느냐에 있다. 이 세 가지 과제를 무시하고 일단 열고 보자는 식의 축제는 생명력이 짧다.

특정 축제를 이 고장에서 왜 열어야 하며 또 어떻게 열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접근과 자기 성찰 없이는 이상적인 축제를 만들 수 없다. 이웃 마을에서 저런 축제를 하니까 우리 마을에서도 이런 축제를 열자는 식의 따라가기 축제는 그 지역의 특성을 충분히 살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템도 이웃 마을을 흉내 낼 우려가 다분히 있다.

지금은 한물갔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무슨 아가씨선발대회가 홍수를 이뤘다. 지금은 선발대회에 내보낼 후보 찾기가 농촌에서 어려워 거의 도태됐다. 타 시· 도의 수범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얼마든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판박이 식으로 엇비슷한 아이템을 백화점 식으로 나열해선 성공하기 힘들다.

주민의 흥풀이 마당을 폄하하자는 게 아니라 비슷비슷하고 그 지역의 지역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축제가 가을만 되면 난무함으로 이제는 축제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주민화합은 잘 도모했는지, 투자 대비 확대 재생산 효과는 얼마나 있는지 면면을 따져보고 분석한 연 후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지자체내 유사한 축제나 다른 축제와의 통폐합을 시도해야 한다.

축제를 금세 경제적 효과로 환전하기란 쉽지 않으나 같은 값이면 축제도 즐기고 돈도 벌어들이는 흑자축제를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계 유수의 축제도 바탕엔 역사성을 깔지만 경제적 유발효과를 따지며 실속을 차리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축제는 지방화, 세계화의 명제를 어떻게 충족시키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경쟁력이 없는 축제에 대해서는 통폐합 또는 퇴출작업이 필요한데 이러한 문제접근에 대해서는 논의하기를 꺼려한다. 아마도 욕을 먹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회 일각에서는 ‘축제 공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경쟁력 없는 특정지역의 특정축제를 고집스럽게 여는 것은 낭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행여 자치단체장의 권위, 업적 등에 편승한 축제는 없을까 냉철히 주변의 축제를 뒤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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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