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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11.06 09:01:0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중국 역사의 대표적인 청백리로는 포청천과 함께 범중엄이 꼽히고 있다. 포청천(포증 999-1062)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인물이다. 지난 1994년 국내에 방영된 대만 드라마를 통해 더 잘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국내 정·관가에선 청백리는 고사하고 그 비슷한 이야기도 들을 수가 없다. 오히려 스캔들만 봇물 터진듯하다.

관행에서 나온 나쁜 결과물

현직 국세청장이 국세청 개청이후 처음으로 검찰 수사실 의자에 앉았다. 국세행정의 최고 집행기관인 국세청장이 사상 처음으로 구속 위기에 놓인 셈이다. 국가 공권력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연인 신정아씨를 출세시키기 위한 권력형 비리라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건 못지않은 권력 스캔들이다. 국정감사를 마친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으로부터 과도한 접대를 받은 추문은 관심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다.

상납 관행이라니, 그것도 지방청장이 국세청장의 부족한 업무추진비(판공비)를 보조해주는 것이 관행이라니 말이 되는가. 그럼 세무관서마다 각 기관장의 업무추진비를 하급기관들이 보조해 주는 관행도 존재한다는 말인가. 말이 잘 안 된다. 국민들이 뜨악해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국세청장의 혐의 없음을 믿고 싶은 심정은 사실 국민들이 더 간절하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 국세행정이 뇌물이나 로비에 의해 좌우될 수도 있다는 의혹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국세행정은 불신 받을 수밖에 없다.

국세청장에 대한 검찰 수사의 향방이 관심을 끄는 것은 상납금에 대한 궁금증 때문만이 아니다. 정치권력이나 재력과 함께 우리 사회의 현실적 힘의 조정자에 ‘세력(稅力)??이 있음을 확인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국세청만큼 내부 결속력이 강한 조직은 드물다고 한다. ‘재경 마피아(Mafia)??라는 말을 듣는 재경부조차도 국세청의 결속력에는 혀를 내두른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국세청을 건드리면 언젠가 조직의 복수를 당한다는 생각도 정?관가에선 일반적이다. 견제수단도 대통령의 청장 인사권을 빼고는 사실상 마땅하지 않다.

스캔들 바람은 이제 정·관가도 모자라 경제계로 번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전 법무팀장인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비자금 의혹으로 삼성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삼성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비자금과 총수 개인 문제로 현대자동차, 한화, 두산 등 국내 대표적 대기업들이 법적 처벌을 받는 사건이 꼬리를 물고 있다. 시계 바늘을 과거로 돌린 것 같아 어처구니없다. 모두 대통령 측근 비리와 정부 시스템 미비에서 비롯됐다는 게 국민적 시각이다.

참여정부는 현재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국가 청렴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두고 있다. 부패방지법과 공직자윤리법도 만들어 부처별로 공직자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청백리 시상제도도 있다. 그럼에도 공직 사회 일각에서는 각종 비리가 계속돼 왔다. 그러다 보니 정부 기구나 제도가 공직 사회에 감동을 줄 만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지 않는다. 임기 말 정권의 모럴 해저드 현상을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선우후락의 자세로 임해야

포청천이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범중엄이 뜻을 펼 수 있었던 이유는 분명히 있다. 송나라 역사상 가장 어진 군주였던 인종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백리의 탄생과 탐관오리의 출몰은 결국 시대상을 반영한 결과물일 수밖에 없다.

나는 청백리와 같은 정도의 청렴이 최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고,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지나치게 청렴을 강조하면 따르는 무리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공직자라면, 특히 지도층이라면 선우후락(先憂後樂)의 자세가 기본이라고 여긴다.

과거는 흘러갔고 미래는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다. 우리도 좀 변하자.

/ 함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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