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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10.02 23:31:3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공예는 인류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창조되고 진화하여왔다. 공예문화는 삶의 언저리에서 단순히 포장지 역할을 한 게 아니라 삶의 본질 속에 깊숙이 용해되어 문화발전을 촉진해왔다. 특히 충북지방의 공예 문화는 한반도, 더 나아가 세계의 공예문화 중심축에 서 있다.
50만 년 전, 문의 형각강 옆 두루봉 기슭에 충북인이 둥지를 틀던 그때 사람들은 석기를 만들어 동물을 사냥하고 식물을 채집하면서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목걸이를 거는 미의식을 발휘하였다. 동굴 입구에 진달래꽃을 심어 치장하였고 사슴뿔로 치레걸이(목걸이)를 만들어 연인의 목에 걸어주었으며 짐승 뼈 표면에 사람의 얼굴을 그려 넣기도 했다.
1만7천 년 전, 단양 수양개 유적에서는 작은 돌날을 떼어 생활 용구로 삼았으며 삼각형의 날카로운 슴베찌르개를 만들어 짐승과 물고기를 사냥하였다. 첫 소(原牛)의 정강이 뼈에 물고기를 새기면서 풍어를 빌었고 곱돌로 목걸이를 만들어 꽃단장을 했다.
농경문화가 시작된 신석기 시대에는 바람소리 맑고 달 밝은 남한강, 금강 가에서 토기를 빚으며 정착했다. 빗살무늬토기는 신석기 시대의 대표적 토기이다. 왜 토기의 표면에다 빗살무늬를 새겨 넣은 것일까. 한마디로 미의식의 표현이다. 그런데 빗살무늬 종류는 수도 없이 많다. 한강 주변에서는 가는 빗살무늬를, 낙동강 주변에서는 굵은 빗살무늬를 그려 넣은 데 비해 그 점이지대인 금강 가에서는 이 두 가지 양식이 혼합하여 나타난다.
청원 쌍청리의 빗살토기는 우리고장을 대표할만한 토기이다. 마치 토기의 비엔날레라도 벌이듯 온갖 무늬의 빗살토기가 등장한다. 굵은 무늬, 가는 무늬, 격자(格子)무늬, 손톱무늬, 파도무늬, 마름모꼴 무늬 등 형형색색의 토기가 5천년의 잠에서 깨어났다. 어떤 무늬는 어느 형식에도 분류할 수 없어 이른바 ‘충청도 식’ ‘금강 식’ 토기로 명명하였다.
이렇듯 충청도의 토기문화는 삼국문화의 형성이전부터 수용과 숙성과 재창조라는 융합문화상을 보여왔다. 후기 구석기시대에 단양 수양개의 사냥도구인 슴베찌르개는 공주 석장리, 전남 화순 대전을 거쳐 일본 큐슈로 전파되었으니 이 고장에서 공예 비엔날레의 국제성은 아득한 태고부터 비롯된 것이다.
이른 백제시대의 유적인 신봉동 백제고분서 출토된 유물을 보면 금속세공기술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환두대도(손잡이 부분에 둥근 고리가 달린 긴칼)의 둥근 고리부분은 금,은 등으로 장식하였는데 그 중에는 상감기법으로 용, 봉황등을 수놓은 예술품이 여러 점 나왔다.
명암동 우회도로 공사도중에 고려시대의 무덤에서 고려 먹인 단산오옥(丹山烏玉:단양먹) 이 발견된 것은 충북이 선비의 고장이라는 점을 입증한 것이며 연풍 한지의 우수성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뛰어난 금속세공기술과 먹과 한지가 만나 슬기를 쏟아놓으니 이것이 즉 청주 흥덕사에서 찍어낸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이다.
서해안에서 잇따라 발견되는 해저 보물선에선 비취빛 고려청자가 천년의 꿈에서 깨어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서산 마애삼존불 아기부처의 미소는 모나리자를 압도하고 백제인의 반가사유상이나 신라인의 석굴암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압도하는 마스터 피스다.
공예문화의 역사가 수천 년, 수만 년 응축되어 있는 이곳에서 ‘창조적 진화-깊고 느리게’를 주제로 2007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팡파르를 울렸다. 청주에서 국제 공예비엔날레가 열린 것은 기막힌 역사의 산물이다. 공예문화의 어제를 뒤돌아보고 오늘을 재조명해 보며 내일을 가늠해 보자.
그런 동작을 반복적으로,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다 보면 청주의 공예비엔날레는 베니스, 휘트니,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어깨를 견주며 세계 속으로 파고 들 것이다.
/임 병 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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