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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선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각 정파의 지엽적인 잘잘못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거짓 없이 감동을 주는 큰 정치에 표를 던져왔다. 언제나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고 선택했기 때문이다. 올해 대선후보들도 이 점을 잘 읽어내야 대업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짝퉁’이 더 ‘명품’같은 시대다. 치밀한 가짜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아 보이기도 한다. 너무 빨리 성공한 덕에 정체도 빨리 드러난 신정아 사건은 단적인 예다.
신씨는 야심으로 똘똘 뭉친데다 아주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일도 열심히 했다고 한다. 옷도 세련되게 입었고 부유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의 유능하다는 진짜들이 후원세력이 됐을 정도다.
‘짝퉁시대’를 입증하듯 거짓말이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희망이 상실돼 가는 분위기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러나 거짓말이 드러났을 때 상실감의 파장은 평온의 시기 때보다 훨씬 더 크다. 때론 사회적 문제로 번지기도 한다.
요즘 거짓말들은 학력 속이기 혹은 병역 의무와 관련된 특징을 갖고 있다. 둘 다 우리 사회에서 아주 민감한 영역이다. 유력한 대통령 후보도 병역 관련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하면 곧 저항할 수 없는 아킬레스건이 돼 왔다. 학력이나 학벌 문제도 높으면 높은 대로, 낮으면 낮은 대로 공론화되면 뜨거운 콤플렉스 덩어리로 작용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대선 정국의 절정을 향하고 있다. 여야 모두 대선 후보를 확정하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표심확보에 전력투구 하고 있다. 나름대로 진정성과 무게감, 안정감 등 대권 후보가 지녀야 할 덕목을 두루 갖췄다고 자부하고 있다.
문제는 진정성이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이미 ‘내가 실제로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것을 말해도 유권자들이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일반 국민 대다수는 거짓말 하는 사람들의 말 속 진실을 알 수 없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의도적일 때도 있고, 자연발생적일 때도 있다. 가장 흔하고 단순한 거짓말은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기대가 너무 높을 때 나온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이 실제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상대방이 착각할 때 한다.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다. 이는 곧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거짓말은 ‘마음읽기(theory of mind)’라는 고도의 정신활동을 필요로 한다. 마음읽기란 자신을 타인의 입장에 놓고 생각하는 능력이다. 즉 내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한 상대방은 모를 것이라고 확신해야 가능하다.
그러나 거짓말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거짓말에 대한 반응이다. 예를 들어 우리사회는 병역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반면 부동산 투기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하다. 또 당사자가 누구이든 세간에 알려진 것보다 거짓말의 정도가 훨씬 낮음을 고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일종의 안쓰러움을 느끼곤 하는 게 사실이다. 결국 국민 스스로 당사자가 누구이든 거짓말의 정도에 따라 동정을 해왔다는 증명이다.
거짓말의 정도가 약하다고 거짓말이 아닌 것은 절대 아니다. 거짓말은 거짓말일 뿐이다. 그 당사자가 대권 후보라면 아주 큰 문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수많은 사람들이 별다른 양심의 거리낌 없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묵인하는 사회분위기를 적절히 이용, 성공의 계단을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말은 거짓말의 동기가 ‘사회 분위기 탓’으로 귀착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거짓말은 용서돼서도, 묵인돼서도 안 된다. 용서나 묵인은 결국 큰 화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거짓말의 당사자가 대권 후보라면 나라의 존망과도 연결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거짓말 하지 않는 진실한 창조적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 실용의 옷을 입고 국민에게 희망을 파는 지도자들을 원하고 있다. 거짓말 하는 대선 후보를 가리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앞으로 5년은 또 어두울 수밖에 없다. 거짓말에 대한 묵인과 용서는 거짓말에 대한 습관을 끝내 고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함우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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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