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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심

한전 옥천지사장·경영학박사

인생은 지나가는 것이다. 그리운 사람에 대한 달콤한 추억도, 슬픈 이별도 다 지나간다. 아침이면 새롭게 피어나는 꽃처럼 다시 힘차게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삶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 그리움도 어김없이 지나간다. 내 가슴을 철렁이게 할 단 한사람, 내 존재 깊은 곳을 떨게 하는 이 지구상에 단 하나만이 존재하는 그 사람또한 지나가고 있다. 육체가 정신을 이길 수 있을까, 진심이 편견을 이길 수 있을까, 의지가 우리의 환경을 이길 수 있을까· 이 또한 가슴에 담고 싶지만 정신, 편견, 환경도 매몰차게 지나간다. 얼마 전 쓰나미가 느닷없이 한 마을을 쓸어버렸다. 인간이 아무리 과학의 힘과 초능력을 내세울지라도 자연 앞에서는 종이 한 장 후~ 불면 날아가듯 그렇게 허무하게 주저앉고 말았다. 그곳 뿐만 아니라 재앙은 세계 도처에서 우는 사자와 같이 삼킬 자를 찾고 있다. 산에 비가 내린다. 빗물이 땅속 깊이 스며들어 계곡을 따라 흘러 강이 되어 평야를 적시고 바다로 흘러가듯 인생도 강물이 되어 흘러가고 매몰차게 지나간다.

그러나 희망은 '가까운 곳'과 '멀지 않은 곳'의 사이, '무한'과 '유한'의 사이에 살고 있다. 그것은 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이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며, 진실을 진실로 믿으며 사는 것이다. '현재'와 '아직'의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돌고 있어 주저하는 사이 인생은 왕복표를 발행하지 않기에 일단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고 지나가버릴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항상 다 아는 것처럼 자신의 길을 떠나고 있는 것 같다.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에서 돈 많은 여자와 결혼한 주인공은 아내와 사파리(safari)여행을 하던 중, 그만 괴저병에 걸리고 만다. 온몸에 퍼진 병균으로 그의 다리는 서서히 마비가 되면서 그렇게 아름다운 킬리만자로(Kilimanjaro)의 산 아래에서 조금씩 죽어간다. 하늘에는 흉측한 독수리들이 원을 그리며 그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침대에 누워 마지막 가쁜 숨이 차오르기를 기다리던 주인공은 잠시 자신의 과거를 회상한다. 뛰어난 재능 덕분에 그는 상류사회에서 쾌락과 안락에 안주해 왔지만 이제 그의 열정과 욕망은 서서히 고갈되어 어둠의 시간만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인생의 길을 떠나기 위해서 미리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필요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 만큼 신중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을 잘 결정해야 할 것이며, 그 끝없이 영원히 펼쳐질 작은 인생의 항해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 필요한 필수품을 채워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에 갇혀 꼼짝 못하고 있을 때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인생이 속히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 책임 또한 자신이 져야 할 것이다!

온갖 부귀와 영화를 누리고 살았던 성경의 인물 중 솔로몬이 쓴 전도서에 보면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들이 가깝기 전에... 흙은 여전히 땅으로 돌아가고 영은 하나님께로 돌아가기 전에 기억하라'고 말하고 있다. 흙에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 창조주인 하나님 앞에 가서 심판받아야 하는 인생임을 한 순간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겸손히 나아가야 하리라. 찬란한 저 태양도, 때로는 막막한 어둠의 터널에 홀로 갇혀 햇볕을 기대하기 조차 힘들어해야만 하는 순간도, 내 힘으로 어느것 하나 어찌 할 수 없는 처지일지라도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셰익스피어는 "자갈 덮인 해안을 향해 파도가 이는 것처럼 시간은 끝을 향해 빠르게 흘러간다"고 시간의 유한성에 대해 말하였고, 세네카는 "우리에게 삶을 허용하는 시간은 매순간 줄어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시한부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영혼이 몸과 언제 이별하게 될 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이 너무나 짧은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게 우리 인생은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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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