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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2.19 17:40:13
  • 최종수정2013.12.19 17:40:13

손희순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한 해를 보내며 계사년 마지막 달력 앞에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과 후회들로 가득하다. 신년을 맞이하며 당차게 계획했던 나 자신과의 수많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에 어깨가 움츠러든다. 작년 이맘때도 이랬는데 똑같은 전철을 되풀이 하며 지나간 추억의 필름을 하나씩 들춰본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어야 하는 아픔들인데도 내 욕심에 내 발등만 쳐다보고 나만 아프다고 아우성치던 시간들이 부끄러워지고, 작고 소소한 일들이 나를 얼마나 행복하고 즐겁게 했는지 알아채지 못하고 커다란 행복이 어디 없나 두리번거린 시간들이 허망하다. 납기일 지난 고지서가 빚인 것처럼 마음의 빚을 가득 지고서도 고맙다는 인사조차 미루고 있는 시간들이 후회되고, 고단하고 고단한 사람들에게 내 고단함을 더 얹어주었음에도 내 등이 가벼워졌음에 모른 척 하던 시간들이 아픔으로 다가온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과 공기와 자연이 주는 혜택을 가졌음에도 시간이 없다고 허둥대고 숨이 막혀서 못살겠다고 덥다고...춥다고...발 동동 구르던 시간들이 어리석었음을 이제야 알게 된다.

그러나 아쉽고 후회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결코 1년이란 시간은 짧지 않으며 덧없이 흘러가지만은 않았다. 새로운 사람과 맺은 소중한 인연들, 함께 나눈 다사다난한 추억들로 행복한 순간들도 많았다. 중년의 시간에 주어진 학창 시절,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강의실을 찾고 학교 교정을 누비며 카페에 들려 음악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던 순간들, 늦깎이 학생이지만 교수님과의 열띤 토론으로 강의실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학우들, 너른 세계로의 체험학습의 순간들, 거스를 수 없는 세월 앞에 아쉬움이 절실하여 새롭게 도전해보고자 뭉쳤던 지리산, 덕유산 산악 종주 팀들, 빗줄기 속에서의 마라톤 완주로 쾌재를 불렀던 순간들,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을 소중히 간직하고자 쌓았던 추억을 가슴 깊이 새기며 행복한 기회가 주어졌음에 진심으로 감사하기도 하였다.

금년 한 해는 특히 전국에 있는 동료들과의 만남으로 인연의 소중함이 더욱 깊다. 소중한 인연을 노래한 시인 김춘수도 '꽃'이라는 시가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소중한 만남으로 인간은 의미를 찾는 존재이고 본성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 그러한 의미 있는 만남을 통해 우리의 삶이 얼마나 풍성하고 행복해졌는가· 이제는 그 소중한 인연들과 아쉬운 작별을 나눠야 하는 순간이다. 지나간 추억들을 가슴에 묻으며….

누구나 다 같은 마음이리라. 그래서 아쉬운 마음을 서로 나누려 해마다 이맘때면 송년 모임으로 인연의 끈을 다진다. 초, 중, 고, 대학 동문 모임, 부부동반 모임, 동료 모임 등 함께 모여 한 해를 되돌아보며 정산한다. 함께 한 추억의 시간을 찾아 웃고 즐기며 학창 시절로 되돌아가기도 하고, 부부모임에서는 중년답게 건강관리와 자식, 손자 이야기가 화두이다. 모임별 다양한 빛깔로 한 해를 마무리 하며 그 순간만은 모두가 넉넉한 마음으로 행복에 젖어있다.

한 해를 보내며 올리는 기도'를 소개하며 겸허하게 마지막 달력을 보내리라.

마지막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시간, 저 멀리 지나가 버린 기억 차곡차곡 쌓아

튼튼한 나이테를 만들게 하소서. 한해를 보내며 후회가 더 많이 있을 테지만, 우리는 다가올 시간이 희망으로 있기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소서.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 안부를 띄우는 기도를 하게 하소서, 욕심을 채우려 발버둥쳤던 지나온 아픈시간을

비우고 용서하기에 아직 늦지 않았음을 기억하게 하소서. 작은 것에 행복할 줄 아는 우리 가슴마다 웃음 가득하게 하시고 허황된 꿈을 접어 겸허한 우리가 되게 하소서. 맑은 눈을 가지고 새해에 세운 계획을 헛되게 보내지 않게 하시고 우리 모두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모두가 원하는 그런 복을 가슴마다 가득 차게 하시고 빛나는 눈으로 밝은 세상으로 걷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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