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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2.05 16:21:03
  • 최종수정2013.12.05 16:21:03

손희순

충청북도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한 나라의 교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교육정책은 장관이 바뀔 때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령모개 식으로 변하여 교육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실패하였다고 본다.

최근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학교폭력예방 및 근절을 위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등의 정책과 제도를 개정·발표하는 등 비상대책에 돌입하여 일선 학교에서 학교폭력(성폭력) 예방 교육 강화, 생활지도, 상담을 대폭 증가하고 교육과정 관련 학교폭력예방 교육을 강화하는 시기에 교육부에서는 앞뒤 맞지 않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생들 개별 면담 및 상담 시간을 늘리고 학부모 및 학생들과 SMS를 통해 교감 하는 등 교과 시간 외에도 밀접한 관계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고, 인성교육을 위해 담임, 상담교사, 등 전 교사가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헌신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데 찬물을 끼얹고 있다. 겨우 안간힘을 다해 교실붕괴, 학교붕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교단에 교직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무너뜨리고 학원 강사와 다름없는 시간제 교사를 학교에 투입한다· 미래를 책임 질 후진 양성을 위한 교육 정책의 발상인지 감히 의심스럽다.

시간제 교사는 현 정부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로드맵' 정책의 일환으로 하루 4시간(주 20시간) 근무를 기본이며, 정년이 보장되고 승진·보수는 근무시간에 비례하는 정규직 교사이다. 교육부는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별도 임용 시험을 거쳐 2학기부터 일선학교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 일환으로 정규직 시간제 일자리로 경력단절 여성이나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취지는 이해는 하나 그 대상 직종이 무엇인지, 그 직업이 어떤 직무를 수행하는지 면밀하게 따져보지 않고 시간제 일자리만 만들어낸다면, 오히려 불필요한 사회비용이 만들어질 것이다.

교사라는 직업은 시간제 일자리에 적합하지 않다. 교사는 학생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학생들을 관찰하면서 개별학생들에게 맞는 피드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교사가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는 점과 교육은 무엇보다 지속성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분야이다. 또한, 학생과의 주기적 상담을 통해 학생의 진로지도, 재능, 꿈을 키워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임만이 할 수 있다. 시간제 교사제도는 수업의 지속성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습의 지속성도 저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줄 교사가 시간제 근무 시간이 지나 자리에 없다면, 학생들은 과연 누구에게 상담해야 할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19∼21일 전국 유ㆍ초ㆍ증ㆍ고교 교원 4,157명을 대상으로 '정규직 시간제 교사 관련 설문'을 시행한 결과 82.7%가 '제도 도입에 반대한다' 고 답변했다. 반대 이유로 '교사로서의 학생 생활지도, 진로상담 등 책무성 담보 곤란'이 51.0%로 가장 많았고, '담임 업무 및 각종 행정업무 등 타 교원의 부담 증가'(23.3%), '교원신분에 따른 현장 위화감 조성'(16.1%), '학교 교육과정 편성 및 각종 행사 등에서 타 교원과 협업 곤란'(9.6%)이 뒤를 이었다.

시간제 교사에게 맡기기 곤란한 업무로 담임 업무와 학생 생활지도, 학부모 상담, 정규 교과 등을 꼽았다. 반대율은 경력이 낮을수록 높았다. 10년 이하는 93.0%, 11∼20년은 87.9%, 21∼30년은 73.9%, 31년 이상은 70.8%였다. 직위별로는 교사 95.8%(부장교사 80.6%), 교장ㆍ교감 75.1%가 반대했다.

또한, 훌륭한 교사가 되고자 원대한 꿈을 갖고 있는 교대와 사범대생들에게는 청년실업 해소가 아니라 오히려 정규 교원 선발인원이 줄어든 격이니 양질 일자리 창출에 맞지 않는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경제가 아닌 인간에 기초를 둔 인간적·철학적·신앙적 이념'으로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지적, 정의적, 도덕적인 전인교육을 책임질 질 높은 교원, 교과교육(학습지도)과 인성교육(생활지도)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지도기술을 갖춘 전문 인력이 교단에 있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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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기업 돋보기 5.장부식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

[충북일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 있다. 국내 시장에 '콜라겐'이라는 이름 조차 생소하던 시절 장부식(60) 씨엔에이바이오텍㈜ 대표는 콜라겐에 푹 빠져버렸다. 장 대표가 처음 콜라겐을 접하게 된 건 첫 직장이었던 경기화학의 신사업 파견을 통해서였다. 국내에 생소한 사업분야였던 만큼 일본의 선진기업에 방문하게 된 장 대표는 콜라겐 제조과정을 보고 '푹 빠져버렸다'고 이야기한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그에게 해당 분야의 첨단 기술이자 생명공학이 접목된 콜라겐 기술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분야였다. 회사에 기술 혁신을 위한 보고서를 일주일에 5건 이상 작성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던 장 대표는 "당시 선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일본 기업으로 선진 견학을 갔다. 정작 기술 유출을 우려해 공장 견학만 하루에 한 번 시켜주고 일본어로만 이야기하니 잘 알아듣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장 견학 때 눈으로 감각적인 치수로 재고 기억해 화장실에 앉아서 그 기억을 다시 복기했다"며 "나갈 때 짐 검사로 뺏길까봐 원문을 모두 쪼개서 가져왔다"고 회상했다. 어렵게 가져온 만큼 성과는 성공적이었다. 견학 다녀온 지 2~3개월만에 기존 한 달 생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