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손희순

청주교육지원청 장학사

경제와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자본에 대한 투자가 필수이다.

또한 물적 자본과 함께 유능한 전문가와 기술자, 노동력 등 인적자원이 풍부해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물적 자본과 인적 자본의 투입만으로 경제와 사회의 선진화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자본 외에도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과 기업, 정부 등 사회 주체를 협력적인 관계로 연결하는 제3의 자본, 즉 사회적 자본이 풍부해야만 경제발전과 사회 안정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 사회적 자본이란 개인 간의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사회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신뢰, 규범, 네트워크 등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일체의 무형(無形) 자산을 말한다. 사회적 자본은 거래 비용을 절감해 물적·인적 자원의 생산성을 높이며, 구성원간 신뢰관계를 구축해 사회 안정에도 기여한다.

최근 들어 사회적 자본은 다른 어떤 형태의 자본보다도 경제의 선진화에 더 많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뢰가 높은 사회에서는 지연이나 학연에 의지하지 않고도 공평하고 정당한 거래를 할 수 있으며, 서로 믿기 때문에 복잡한 계약서보다도 신뢰를 담보로 하는 경제 활동이 가능하다. 이 결과 경제활동에 수반되는 거래 비용이 감소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세계 은행(World Bank)의 수석연구원 스티븐 낵(Stephen Knack)과 필립 키퍼(Philip keefer)는 사회적 신뢰도가 10% 상승할 때, 경제성장률은 0.8% 증가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또한 세계은행은 세계 각국의 부(富)를 추정한 연구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 자본이 세계 전체 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소득 수준이 올라갈수록 이러한 경향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인 견해와는 달리 물적 자본보다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자본이 부의 창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세계가치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10명 중 3명만이 대부분의 사람을 신뢰한다고 한다. 이것은 다른 민족 국가인 미국은 물론 중국과 베트남 같은 개도국에 비해서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정부를 개인보다도 더 신뢰하지 못하며, 법 제도가 공정하게 집행된다고 믿는 사람도 적다는 사실이다(제3의 자본, 이동원·정갑영).

2008년 2월 10일 저신뢰가 가져온 사회적 비극의 숭례문 방화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정부에 개인의 억울함을 수차례 진정했으나 한 번도 들어주지 않아 자신의 억울한 사정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방화를 저질렀다는 충격적인 사실 말이다.

공적 기관에 대한 강한 불신이 스트레스가 되었고, 행정과 사법 제도에 대한 불신과 기만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느껴 그 절망감과 분노가 쌓여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압축적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거치면서 권위적 위계사회에서 민주적 개방사회로 옮겨가는 전환기에 놓여있다.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선진국형 번영을 위해서는 특히 공적 제도와 기관이 높은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이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부자와 빈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가 모두 법과 규칙을 잘 지키고, 지위가 높은 사람이든 낮은 사람이든 법 앞에 평등하고 법의 집행이 공정하고 엄격할 때 신뢰는 축적될 것이다. 무엇보다 규칙을 제정하고 집행·심판하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고관대작들로부터 반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배려, 공존과 상생을 위한 협력, 이해관계의 충돌로 분출되는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 해소할 수 있는 소통 역량의 강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살다보면 타인과의 이해관계 때문에 다투기도 하고, 기관이나 제도의 문제로 상황이 불만스러워지면서 화가 나기도 한다. 그 화와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여 극단적인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요즘 빈번하게 드러나고 있다. 합리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하여 모순과 제도의 불합리성을 비교하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여유도 필요하고 평소 어려서부터 학습하고 습관화해야겠다. 개인적·제도적 신뢰와 소통, 협력에 기반한 사회적 역량인 사회적 자본의 축적을 통해 국민행복지수 높은 성숙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