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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청주 삼겹살거리 함지락 대표

지난 9월2일 자 본지에 게재된 '내려진 셔터문' 제하의 칼럼 이후 삼겹살 거리에 관한 갖가지 도청도설(道聽塗說)이 난무하고 있다. 모든 칼럼은 현상에 대한 개선과 발전을 전제로 한다. 나름대로 동시대적인 현안이나 사회적인 정서에 관한 성찰을 통해 사회가 진일보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칼럼니스트들은 글을 쓰게 마련이다. 그러나 때로 본래 의도와는 달리 왜곡되고 와전될 때가 있어 안타까울 때도 많다.

'내려진 셔터문'의 글쓰기 의도는 명료하다. 삼겹살 거리가 용두사미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다. 충북도와 청주시, 청원군까지 팔 걷고 나서 조성하기로 한 청주의 대표적인 먹거리 골목이 이 상태로는 문제가 있으니 좀 더 관심을 가져 달라는 메시지에 다름 아니다. 딱 일 년만 지원하고 두 손 탁탁 터는 듯한 모양새로는 자생력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우니 좀 더 지속적이고 집중적이 지원을 통해 자치단체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 달라는 애원에 다름 아니다. 그렇게 해서 아직도 셔터문 닫혀 있는 점포들이 덩달아 임대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삼겹살 거리가 다 죽어간다는 얘기는 전혀 아니었다.

'내려진 셔터문' 칼럼이 게재된 이후 한 지역방송 후배기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삼겹살 거리가 어렵냐고. 그래서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원해주면 분명히 전국적인 명소가 될 텐데 많이 아쉽다고 말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실제 방송에서는 그런 의도를 살려 현재의 거리 실태를 보여주며 지속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도의 취지는 옳게 파악하지 못한 채 아직도 임대되지 않은 점포들의 휑한 영상만을 보고 삼겹살 거리가 다 죽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어느 지방일간지에서 2회에 걸쳐 시리즈로 보도한 삼겹살 거리 현장점검 기사내용도 마찬가지였다. 청주시가 민선 4기이던 지난 2007년 한정식을 청주의 대표음식으로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했던 '청주 한정식' 특화사업과 비교하는 형식이었다. 당시에도 청주시는 거창하게 음식 특화사업을 추진한다고 해놓고 몇 곳 한정식당을 정해 지원하다 말았다. 메뉴개발과 표준요리법을 계발하고 주방기구 구입비 등을 일 년 동안 지원하고는 손을 뗐다. 제대로 된 기사였다면 취재 의도는 분명 청주 삼겹살이 '청주 한정식' 같은 전철(前轍)을 밟아선 안 된다는 교훈을 일깨워주자는 것일 게다.

따지고 보면, 도내 6곳에 지정된 음식 특화거리의 사정은 이와 비슷하다. 특화음식으로 지정된 이후 일 년 정도 지원을 받고는 이후 거의 중단되는 과정을 밟고 있으며, 이후의 존폐는 오로지 상인 각자나 상인회의 몫으로 돌아간다. 단양의 쏘가리, 충주의 꿩요리, 괴산의 매운탕, 진천의 붕어찜, 청원의 한우, 청주의 삼겹살 특화거리가 다 그렇다. 해당 기초자치단체의 제안을 거쳐 충북도가 특화거리를 지정하는 형식으로 추진되며 도비와 시.군비를 한시적으로 지원받는다. 이후에는 아무 것도 보장받을 것이 없다. 현재 도내 6곳의 음식 특화거리는 각각 도비와 시.군비를 포함 매년 광고비 명목으로 2천5백만 원 정도 지원받고 있다.

차제에 충북도는 기초자치단체별로 특화음식을 추가로 지정해 매년 자치단체를 순회하는 방식으로 특화음식 잔치를 벌였으면 한다. 언뜻 생각해 보면, 옥천에는 청산면을 중심으로 생선국수가 색다르며, 영동에는 염소요리가 진미인 것 같다. 또한 보은에는 사찰음식이라든가 표고버섯 요리가 남다르며, 제천에는 한방 요리, 음성에는 닭죽, 증평에는 인삼요리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자치단체를 알리고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데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상인 각자나 상인회의 노력이란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고 결정적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상인들이 나서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 다만, 아무리 노력하려 해도 상인들이 해결할 수 없는 인프라 같은 부분에서는 도움을 받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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