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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2.10 16:29:3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박천호

황간초 교장

"기쁘기도 하나/ 실상은 웬일인지 이기고 나니/ 기쁨보다 알지 못할 설움만이/ 복받쳐 오릅니다.// 남승룡과 함께/ 사람 없는 곳에 가서/ 남몰래 서로 붙들고 /몇 번인가 울었습니다.// 이곳의 동포들이/ 축하하는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눈물만 앞섭니다.//(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후 손기정 선수의 소감 중에서)"

손기정은 1936년8월9일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그러나 우승의 기쁨보다도 나라를 잃은 슬픔으로 가슴에 일장기를 단채 시상대에 올라야 했다. 사실 그날 올림픽 경기장을 가득 메운 독일인들은 당연히 게르만의 후예가 가장 먼저 스타디움을 들어설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광적인 나치즘으로 열광하던 베를린올림픽 스타디움에 제일 먼저 모습을 드러낸 선수는 이를 악물고 달려 온 작고 깡마른 체구의 스물네 살 조선 청년 손기정이었다.

지난달 25일 부산을 출발해 일주일동안 523.8km의 레이스를 펼치며 파주 임진각에 일등으로 골인한 팀 역시 놀랍게도 충청북도 선수단이었다. 충북 육상 중·장거리 남녀선수들이 한국육상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작성하는 순간이었다. 충북의 이번 우승은 58년 역사의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에서 무려 17번째 쾌거이기 때문이다. 충북은 1961년~1963년까지 3연패, 1998년~2004년 7연패, 2006~2012년 다시 7연패를 기록했다. 더욱이 올해 처음으로 민간인출입통제선 코스를 추가한 가운데 부산~밀양~대구~김천~대전~천안~서울~임진각 구간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첫날부터 줄곧 선두를 지켰다. 충북육상경기연맹 임원 및 일선 지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17명의 남녀 선수가 한마음이 되어 오랜 시간 연습에 흘린 값진 땀방울의 결과였다. 경기가 끝난 뒤, 충북 팀의 감독은"전력 면에서 충북이 서울과 경기도에 뒤지는 게 사실이지만, 선수와 지도자가 똘똘 뭉쳐 큰일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충북에 마라톤을 육성하는 전문 실업팀 창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대구광역시에서 개최되었던 93회 전국체전에서 충북은 종합 순위 1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위 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 기록은 어쩌면 충북이 위치한 면적이나 인구 수, 재정 규모 등 지역 여건에 근거해서 나온 예견된 결과라 하겠다. 그런데 충북이 목표 달성에 접근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고등부 선수들의 고른 활약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그간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3년 연속 종합 3위를 차지했던 어린 꿈나무들이 고등학교에 연계 진학한 결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차후 충북체육에 대한 발전 방안도 논의해 보아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선적으로 전국소년체전에 참가한 유망한 선수들이 지역 중·고·대학에 연계 진학해야 하고, 도내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취업하여 마음 놓고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또 밤낮없이 선수들 훈련에 매진하는 일선 체육현장의 코치나 지도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700만 관중의 프로야구 시대가 오고, 지역 연고의 종목별 프로팀이 운영되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도세(道勢)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남의 집 담장 너머로 뒷짐진 채 구경만 하고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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