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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호

영동 황간초 교장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에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 「스승의 은혜」전문

한때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다.

일찍이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도 했다. 임금과 스승과 부모 은혜는 서로 같다고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선생님으로서 존경과 대접 받던 시절이 있었다. 어릴 때 선생님께서 집으로 가정방문이라도 오시는 날엔, 마치 잔치 준비라도 하듯 온 집안이 들썩거렸다. 삼월에 총각 선생님이 시골학교에 부임하면 온 동네 처녀들이 가슴 설레던 시절도 있었다. 선생님한테 벌을 받아 시퍼렇게 멍든 종아리로 밥상머리 앉으면 아버지는 담담한 표정으로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학교에서 맞을 짓을 했으니까 혼났겠지."

그런데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변하면서 선생님들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특히 교원능력평가라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선생님들에 대한 위상이 일순간 무너져버렸다.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적 요구에 의해 선생님들도 평가를 받아야한다는 점에는 누군들 수긍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누가,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중요하다. 더욱이 그 대상이 자식 교육을 맡고 있는 담임선생님이라면 말할 나위도 없다.

교육전문가라고 하는 교육청의 장학사나 교육경험이 풍부한 교장, 교감들도 선생님들 평가하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 학부모 수업공개 하는 날, 교실 뒤쪽에서 달랑 한 시간 수업 참관하고 학부모들이 담임선생님을 평가하는 게 오늘날 이 나라 교육현실이다. 시골학교엔 담임선생님이 누군지도 모르는 할머니에게 맡겨진 아이들이 꽤나 많이 있는데… 그런데 문제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생님을 평가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존경의 대상에서 평가의 대상으로 관점이 바뀐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새로운 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 많은 선생님들이 기존의 지식만으로는 교육현장에 버티기 어렵게 되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체벌금지법이 시행되고,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는 등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다 보니, 결국 많은 선생님들이 교육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올해 도내 전체교원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232명이 신청했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144명보다 88명(61%), 2010년 114명보다는 무려 118명(103%)이 증가한 인원이다. 또 중등교원도 2010년 65명에서 지난해 96명, 올해 176명으로 급증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지난해부터는 너무 많은 명예퇴직신청으로 인해 확보된 예산에 맞게 인원 조절을 해야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선생님 어제 왜 결근하셨어요?"

"응, 몸과 마음이 다 아팠어. 그래서 사표를 낼까 생각했다."

"예? 그렇게 좋은 직장을 왜요."

"좋긴 뭐가? 너희들 맨날 선생님 애를 얼마나 먹이는데…"

"에이 선생님, 그래도 선생님들은 돈도 많이 벌고, 시간도 많고, 방학 때 여행도 다니고 얼마나 좋아요? 철밥통이잖아요."

철밥통! 철밥통! 그 말 듣기 싫어 떠나려 했는데. 아! 선생님, 이제 어디로 가시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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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