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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호

영동 황간초 교장

LPGA(미국여자프로골프대회) 경기를 위성중계방송으로 보면서 한국 낭자들의 뛰어난 활약상에 참으로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세계 각국의 유명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겨누고 늘 우승권에서 선전하는 모습은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보는 것 같아 신이 나기도 한다. 잘 알다시피 골프는 18홀을 돌며 규정된 타수에 비해 누가 더 적게 점수를 내는가를 겨루는 경기다. 대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나흘 동안 매일 18홀을 돌며 72타를 규정 타수로 정해놓고, 한 점이라도 적은 타수로 마치는 선수가 이기는 스포츠이다.

얼마 전, 호주에서 열린 LPGA 개막경기에서 정말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마지막 날 한국의 여자 선수 두 명이 선두를 달리고 있어 올해 첫 우승이 기대되는 경기였다. 더구나 마지막 18번 홀을 남겨두고 두 선수가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 한 타차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마지막 홀에서 파만 기록해도 우승은 한국 낭자들의 것이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두 선수는 18번 홀에서 1m 안팎의 파 퍼트를 놓치며 연장 승부를 허용하였고, 결국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둘 중 한 선수만 파 세이브를 했더라도 LPGA 시즌 첫 우승을 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 더구나 우승과 준우승 상금 차이는 자그마치 일억이 넘는 액수이니 마지막 홀 파 퍼트 실수로 상금에서도 엄청난 거금을 날리고 말았다. 나중에 언론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두 선수는 평소 소문 날 정도로 친한 사이였다고 한다. 그러나 우승을 앞두고 둘은 서로 상대방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적대감에 빠지는 우를 범하고 말았던 것이다. 같은 조에서 함께 경기하는 내내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을 보였다고 한다. 결국 이런 심리적 불안은 어렵지 않은 짧은 거리의 퍼팅을 넣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골프에서 가장 이기기 힘든 적은 자기 자신'이라는 말을 수없이 한다. 그러나 우승을 눈앞에 두고 그들은 자기 자신과 싸움을 벌이지 않고 상대방 친구와 쟁투를 벌이고 말았던 것이다. 이들의 신경전은 1m 거리의 파 퍼트를 넣지 못했고, 둘 다 스스로 자멸하는 우를 범했던 것이다.

사람들은 골프를 곧잘 인생에 비유 한다. 인생의 첫 단추를 잘 끼우면 평생의 삶이 순탄한 반면, 출발 자체가 고달프면 멀고도 험한 길을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골프는 평탄하고 완만한 푸른 잔디 위를 평화롭게 걷기도하지만,·때로는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거나 내리막 경사에서 볼을 치기도 한다.·어떤 홀은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급하게 돌아가고,·연못에 빠지기도 하며, 모래웅덩이로 된 벙커를 만나 고생을 하기도 한다.·더욱이 다급한 마음에 쉬운 길로 가려고 욕심을 부려 힘이 들어가면·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 마음을 비우고 동반자를·배려하며 자기와의 싸움에 이겨야 경기가 잘 풀리게 된다.

요즘 국내외 민감한 사안들로 각 단체 간 의견이 분분하다. 서로 자기들 주장이 옳다고 사활을 건 투쟁을 벌인다. 각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가긴 하지만, 양쪽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는 형편이니 참으로 딱하고 답답하다. 다만 멀리 보지 못하고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다투다가 방휼지쟁(蚌鷸之爭)의 우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방휼지쟁(蚌鷸之爭)

둘이 싸우면 엉뚱한 제삼자가 이익을 본다는 뜻. 도요새가 조개를 쪼아 먹으려고 부리로 공격하자, 조개도 도요새의 부리를 물고 서로 다투니 지나가는 사람이 도요새와 조개를 모두 잡았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 어부지리(漁夫之利)와 같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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