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2.08.16 17:30:1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천미선

도예가

항주에서 어느새 한 학기를 마치고 방학이다.

언제고 기회가 되면 가보리라 마음먹었던 티벳을 가기로 하고 여장을 꾸렸다. 중국에서 중국인도 비자가 필요한 유일한 자치구이다.

비행기를 이용하면 4시간이면 되는 거리를 3박4일을 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함께 동행 할 7명의 친구들이 입을 모아 기차를 타면 비용도 저렴하고, 바깥 풍경도 보고 천천히 올라가니 고산병에 걸릴 염려도 없고 가는 동안 좋은 추억이 될 거라 했다. 출발 전 동행하기로 한 화교(華僑)인 친구가 출발 시간과 여행 일정을 먼저 영어로 같은 내용을 중국어로 해주었다. 그런데 왠일인지 미안한 표정으로 열차좌석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7시간은 앉아서 가야하고, 나머지 시간은 침대칸이야 괜찮겠어요" 나는 물론 좋다고 했다. 7시간쯤이야 문제없다고 생각했지만, 아! 어쩌란 말인가 기차를 타고서야 그 표정의 의미를 알았다. 반대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침대칸에서 7시간이고 나머지 4일이 의자에 앉아서 가야 하는 것을 그토록 가고 싶던 티벳 여행은 출발부터 순탄 하지 않는다. 영어, 중국어 둘다 정확하게 듣지를 못하니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고생인지, 고행인지.....

창밖으로는 끝없는 들녘과 초원을 지나 광활하고, 척박한 돌산이 끝없이 이어지고(불현듯 그 아래 매장된 무한한 자원들) 이러한 아름다운 풍광들이 앉아서 밤을 보내는 여행자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었다.

티벳에 도착하는 첫날 목욕을 하면 감기에 걸린다고 한다. 피부의 모공이 모두 열려 있기 때문에 수축이 될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한다고 한다. 마침내 라싸에서의 아침 몇 걸음만 걸어도 숨이 차다 그러나 가슴은 뜨겁고 설레였지만, 티벳의 아이들은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남누한 옷차림과 구두닦이 통을 메고 낯선 이방인을 보는 눈빛이 서글프다. 마치 한국의 옛 흑백 사진을 보는 듯, 어쩌면 오래전 내게 있었던 기억처럼 아렸다. 식당 밖으로 몇몇의 아이 들이 우리들의 음식을 쳐다보고 있고, 때로는 들어와 손님이 먹고 남은 음식을 먹기도 하며, 은근슬쩍 다가와 흘린 음식을 가져다 입에 넣는 것이 아닌가. 난 더 이상 목이 메어 먹을 수가 없어 내 것을 양보 하고 나서는, 주인에게 만두를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하고는 먼저 일어섰다. 밖으로 나와 울지 않으려 해도 가슴 깊이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러한 내게 티벳 현지인인 가이드가 조용히 조심스럽게 티벳의 어려운 실생활을 이야기 해주었다. 나는 티벳에 머무는 동안 항상 조금의 빵과 음료수를 챙겨 아이들과 나누는 것으로 작은 마음을 전하곤 했다.

라싸의 포텔라궁에서 부터 시작하여 에베레스트의 해발 5,200고지 베이스캠프까지 여행하는 동안 나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 어찌 슬플 때만 눈물 흘리겠는가.......

포텔라궁 입구에서 오체투지 하는 수많은 사람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물건들, 바다인양 수평선이 보이고 일렁이며 파도치는 호수, 만년설의 설산 ,사원의 벽면마다 가득 채운 섬세한 만다라며 탕카들, 몇 시간씩 격한 논쟁을 벌이듯 수행하는 승려들,

가끔씩 한가한 시간에 짬이 나면 티벳의 독립에 대해 이야기하는 가이드의 진지한 눈빛과 무리지어 일정한 시간에 순찰을 도는 중국군인들 그리고 곳곳의 건물 위에서 내려다 보는 망원경을 보면서 이곳이 중국속의 티벳임을 실감한다.

돌아오는 길에서 만난 오체투지를 하는 가족들 그들의 간절한 염원은 무엇일까? 또 난 이곳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을까? 그리고 이곳에 왜 있는 걸까?

어찌 사람이 슬플 때만 눈물 흘리겠는가…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