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천미선

도예가

눈 깜짝 할 새라는 표현에 걸맞듯 어느새 귀가의 날짜가 다가왔다. 이젠 징더전에서의 생활은 마무리하고 그동안 계획하고 있었던 여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차도구(茶道具)를 주로 제작하는 나로서는 차의 대명사처럼 일컫는 중국의 운남성(雲南省)을 가보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오래전 어느 지인의 충고처럼 만드는 사람이 "차에 대해 모르면서 어떻게 차도구를 만드느냐" 라는 뼈있는 말에 그때부터 차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면서 자료를 찾아보기도 하고, 차인(茶人)들의 찻자리에 참석해서 배우며 읽고 들었던 많은 것들 중에서도 중국의 56개의 소수민족중 26개의 민족이 운남성에서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지키며 살고 있다는 것과 차나무의 수령이 적개는 100년에서 천년이 넘는 고목으로 그 높이가 구름에 닿아 항상 운무로 덮혀져 있으며 윗부분의 찻잎만 따 덖어서 안개관음차를 만든 다는 것, 또 꼭대기의 찻잎은 어떻게 따며, 어떻게 덖는지, 어떤 방법으로 발효시키는지 등등 운남은 미지의 세계인듯 반신반의(半信半疑) 하면서도 흥미롭게 나를 설레게 했다. 특히 KBS영상사업단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차마고도"를 보고 나서는 진한감동과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마치 내가 당시의 마방이 되어 차와 말의 교역로를 횡단하고 있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심취해 있었다. 기회가 되면 꼭 한번은 가봐야겠다고 생각 하고 있었는데 비로소 기회가 온 것이다. 지금은 오월이라 차를 보기엔 다소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여행하기엔 적절히 좋을 때라고 생각하고 부푼 맘으로 기차에 올랐다. 징더전 에서 운남까지는 이박삼일이 걸리는 긴 여정이지만 이젠 익숙하게 느껴질 만큼 시간의 개념을 지운지 오래다. 연장한 비자기간도 두어달 남아 있고, 기차 좌석도 운 좋게도 맨 아래 침대칸이어서 낮 동안 편안하게 앉아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침대가 위로 두 개가 더 있지만 누울 수는 있어도 앉아 있으려면 고개를 굽히고 구부정하게 있어야 하니 낮 시간은........

창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들판엔 지평선까지 유채꽃으로 가득하다. 유채꽃을 보면서 나는 우리네 청원군 유채꽃 축제를 생각했다. 논이나 밭에 유채를 심어 축제가 끝난 후 그대로 갈아서 거름으로 사용하여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에 의미가 있고, 축제기간에는 생산한 고장의 농.특산물 홍보와 판매를 겸하는 축제와 비교할 때 실로(實路) 유채꽃의 규모가 엄청나다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꽃밭을 보면서 대륙의 광활함에 숙연해진다.

앞 침대의 월말부부의 남편을 보러 간다는 젊은 여인과 윗 침대의 출장과 겸해서 여자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이제 마흔인 남성과 도착지가 같은 쿤밍이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이름과 연고지 묻고는 질문은 여지없이 한국인인 나에게로 왔다. 혼자 여행하는 목적, 한국의 생활, 직업, 드라마, 영화 등등 여러 가지의 대화를 하면서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 즈음에 남자가 숙소를 정하지 않았다면, 자기의 여자 친구 집에 머물면 어떠냐고 제안을 했다. 별다른 일정이 없었기에 그녀가 좋다면 나도 좋다고 하였다. 그 남자 보다 두 살 연상인 그녀의 집은 넓은 고급 아파트에 인테리어도 잘되어 있었다. 그녀는 내가 한국인 이라는 것만으로도 반갑게 맞이하고 방과 근사한 식사 대접을 해주었고, 나도 별다른 의구심 없이 그들의 친절함을 감사하며 받아 들였다. 다음날은 특별히 쿤밍식 사우나탕을 데리고 가주었다. 사우나를 즐겨하진 않지만 전혀 다른 방식의 사우나에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달랐다. 훈증식 사우나실 같은데 물도 없고, 작은 방만 몇 개 구비되어 있어 간단한 옷을 입고 두어 시간 가량 흠뻑 땀을 흘리고 난뒤 씻지도 않고 그대로 다시 옷을 입고 말리는 것이 전부였다. 마치고 나오면서 "땀 냄새가 나지 않을까요·" 했더니 이 방식은 피부를 매끄럽게 가꾸어 주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했다. 정말 샤워하지 않아도 냄새가 나질 않았다. 이렇게 난 한류의 영향으로 시작부터 아무 조건 없는 호사로운 여정 빠져있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조길형 충주시장 "부담 없는 시민골프장 추진"

[충북일보] 조길형 충주시장이 공익적 차원에서 시민골프장 조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싸진 골프장 요금과 관련해 시민들이 골프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갑론을박이 뜨겁다. 자치단체장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는 시민골프장 건설 계획을 어떤 계기에서 하게됐는지, 앞으로의 추진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부에 대해 들어보았다. ◇시민골프장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충주의 창동 시유지와 수안보 옛 스키장 자리에 민간에서 골프장 사업을 해보겠다고 제안이 여럿 들어왔다. '시유지는 소유권 이전', '스키장은 행정적 문제 해소'를 조건으로 걸었는데, 여러 방향으로 고심한 결과 민간에게 넘기기보다 시에서 직접 골프장을 만들어서 시민에게 혜택을 줘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충주에 골프장 많음에도 정작 시민들은 이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시민골프장 추진 계획은. "아직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오랜 기간의 노력을 들여 전체 과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는 시민의 공감을 확보했다. 골프장의 필요성과 대상지에 대해 시민들이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이제는 사업의 실현가능성 여부를 연구하는 용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