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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11.22 17:00: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천미선

도예가

징더전 외곽으로 택시를 타고 30분가랑 달리면 작은 냇가가 흐르는 곳에 전통 가옥의 통나무로 지은 집과 도자기를 쌓아서 만든 이색적인 담장, 커다란 통유리로 창이 넓은 미술관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는 오래 전부터 터를 잡고 도자기 작업을 해온 도자 일 세대의 유학파라고 할 수 있는 짹슨리가 촌장으로 있는 국제 도예촌 싼 빠오(三寶)도 자리하고 있다. 그는 현대적 감각과 전통을 적절히 융화시켜 회화의 느낌이 나는 평면 부조형태의 작업을 하며, 골동품에도 조예가 깊어 중국의 오래된 생활 가구며, 송(宋)대부터 원.명.청을 거쳐 현대도자까지 다양하게 소장되어있어 작품과 함께 전시해 놓은 공간이 마치 작은 박물관을 연상하게 했다.

특히 청하백자의 파편을 타일처럼 벽면에 장식 하거나, 바닥에 가득히 깔아 밟을 수 있게 한 것은 매우 인상적 이었다. 십여 년 전 만해도 발길에 차이는 도자기파편엔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는데, 징더전대학의 중국 도자사로는 박사 1호라 할 수 있는 교수님께서 흩어져 산재해 있는 파편에 관심을 갖고, 수집하여 책으로 엮음으로써 파편의 역사적 가치를 부여 하게 되었으며, 그때부터 너도 나도 수집하게 되었다고 하고, 외곽의 현지인들은 땅만 파면 도자기 파편이 널려 있는 징더전에서 집근처나 들로 산으로 괭이를 들고 파편을 캐게 되었다고 하며, 이제는 제법 큰 시장도 형성이 되었고, 가격은 부르는 것이 값이 될 만큼 천차만별로 점점 높아지게 되어 지금은 너무 비싸서 사기가 망설여질 만큼이다. 그러한 상황이고 보니 벽면과 바닥을 장식한 수많은 청화백자의 파편들을 보는 내 눈이 견물생심(見物生心)으로 사심(私心)에 젖는다.

도예촌의 건물 외곽은 고풍스럽고, 내부는 깔끔하고 편리하게 개조하여, 문화나 생활습관이 다른 이방인들이 언제든 작업하기에 좋은 구조로 개조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한 달 사용료가 직장인의 한달 월급과 맞먹는 가격대 임에도 많은 작가들이 선호하여 이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또한 함께 차를 나누며 짹슨리가 이곳의 지명에 대해 들려주었을 땐 색다른 감흥에 젖기도 하였다.

그가 설명하기를 쌈빠오는 세 가지의 보물이 있다고 한다. "물과 차와 도자기" 그래서 지명이 쌈빠오라고 불리어 졌다고 하는데, 이 지명에는 매우 흥미로운 설이 전 해지고 있었다. 쌈바오에는 오래전 문인들의 허망한 꿈이 하늘의 구름을 타고 떠돌다가, 어느날 구름이 이곳의 땅으로 내려와 물이 되어 흐르게 되었고, 물과 함께 흘러 내려온 흙으로 도자기를 빚어 차를 마시며, 시를 노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쌈빠오의 도자기는 문학과 인문학이 밑바탕이 되어 민중의 실생활 깊숙이 들어와 현실을 이상으로 승화시킨 예술적 가치가 높은 도자기라 했다. 이런 우화가 진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으나, 도자기가 있다는 한 가지 만으로도 세계 여러 나라 작가들이 오직 도자기만을 위해 먼 길을 달려와 서로 각기 다른 언어를 가지고 무언의 소통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도자기야 말로 제일의 보물이 아니고 그 무엇이겠는가· 그렇게 도자기는 수많은 언어를 하나의 언어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마력을 가진 것이다.

도예촌을 뒤로하고, 조금 더 위로 올라가 보면, 흥미로운 일들이 펼쳐지지만. 대부분의 외지인들은 도예촌까지만 보고, 올라가지 않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나 냇가를 끼고 올라가다 보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 물레방아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전통방식 그대로 흙을 빻고 있다. 흉내만 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빻은 흙을 수비하고 건조하여 벽돌모양으로 만들어 점토로 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현대적 기계를 사용하여 수비하는 흙 공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장에서는 대량생산을 하고, 또 재래식 방식의 제조과정인 물레방아는 천천히 쌓아가는 것을 여전히 고수 하고 있는 것이다.

물레방아에서 쿵!ㅡ 쿵!ㅡ 조금씩 천천히 몇 백년을 변함없이 달려 왔다고 생각하니 진한 감동에 가슴이 먹먹해 졌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아날로그가 더 익숙한 나로선 느림의 미학이 부러울 따름이다.

자연 그대로의 과정과 지금의 발달된 과정의 원리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에 감탄하고, 전통방식의 불편함을 감수 하면서 물레방아를 폐쇄 시키지 않고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는 것에 부러움과 경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고, 여전히 청화백자의 유혹이 있고, 한번 흙의 매력에 빠지면 다시는 벗어 날 수 없는 곳, 서로 다른 언어의 이방인들이 무언의 소통으로 같은 표현을 하게 만드는 이곳은 세 가지의 보물(三寶)이 있는 도자기가 사람을 부르는 "징더전의 쌈바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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