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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미선

도예가

며칠만 흙을 만지지 않아도 손이 근질거리는 도공이 몇 달을 작업을 하지 않았으니 온 몸이 뒤틀리고, 어떤 것에도 집중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마음은 오래 전에 경덕진(景德鎭)이라는 청주.청원을 합친것 만큼 크기의 도시 전체가 도자기를 하며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도자기가 일상인 그런 도시에 가 있었다.

징더전(중국어 지명 명칭)은 몇해전 리얼 다큐방송 극한직업에서도 소개될 정도로 도자기 작업 과정이 일반적인 도자기의 상식을 벗어나는 크기이고, 철저히 분업화 되어 대부분 사람의 힘으로 제작되어 지는 것이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도자기를 하는 사람에게 징더전은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적어도 내게는 지금도 그리운 천국이다.

중국은 한국과 다르게 학기의 시작이 9월이다. 그래서 아들의 입학식을 마지막으로 아직 남아 있는 한 학기의 어학연수를 뒤로하고, 짐을 정리하여 징더전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항주에서 징더전까지는 다섯 시간 가량 소요 된다. 짐은 많고 무거웠지만 발걸음은 날아갈듯이 가볍다. 그곳에는 좋은 흙과 넘치는 각종도구, 편리한 구조들이 가득한 곳에서 아무런 상념 없이 작업하며 놀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찼다. 얼마나 갖고 싶었던 시간인가!

언제부터 인지는 알 수 없으나 습관처럼 이 축복 같은 시간을 내게 허락하신 신께 진심으로 "Thank God"를 주문처럼 되뇌이게 된다. 더 이상 무엇을 욕심내겠는가· 가족과 도자기가 있고 지금 난 도자기천국으로 향해 가고 있으니 더 없이 행복한 도공이다.

징더전은 오래전부터 도자기로 유명한 곳이다. 특별히 도자사를 꺼내지 않아도 6C부터 최상급 도자기를 제작하였고, 송대를 거쳐 원대 그리고 명.청시대 징더전의 청화백자 도자기 생산은 완벽의 정점에 이르러 세계적 명품으로 인정받았다. 한때 중세 유럽에서는 부의 척도를 가름 할 때 중국의 도자기가 품목에 있을 정도였고, 영국에서는 도자기 하나와 커다란 성(城)과 맞바꾸었다는 일화가 전해질 만큼 도자기는 귀한 보물이며, 값비싼 물품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런던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도자기 경매 1위가 중국의 청화백자로 아시아 예술품으로는 역대 최고가라고 하는걸 보면, 여전히 중국은 도자기 강국이다. "China"가 도자기에서 유래된 차이나가 될 만큼 유럽을 뒤흔들었던 중국 최고의 최첨단 과학기술인 것이다. 이후 대내외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변화로 인하여 도자기의 질은 저하 되었지만, 그래도 도자기 하면 중국을 연상하게 만든다. 징더전에서는 도자기의 전성기를 누리던 시대나 다소 쇠태기를 맞이한 지금까지 백년전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환경에서 여전히 같은 방법을 고수 하며 제작하고 있다. 때로는 왜 좀 더 편리한 방법으로 작업하지 않는 것일까· 하고 반문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익숙하다. 다만 지켜보는 내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뿐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변화하지 않는 징더전의 작업환경에 반한 외국작가들이 열광하며 찾아와 몇 달씩 머물며, 작업하여 작품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 나도 같은 모습으로 이곳에 있을 그때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어느덧 버스 차창 밖으로 예사롭지 않은 절경이 펼쳐지는 걸보니 두 시간 넘게 달려 황산을 지나는가 보다. 항주와 징더전 중간에 황산이 걸쳐 있다.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돌아가기 전 꼭 한번은 신선이 산다는 그곳에 올라 나도 신선놀음을 하려한다. 아무튼 지금은 이천년 도자역사가 흐르는 징더전으로 평생 대를 이어 도자기를 천직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고 있다. 역사 속으로, 도자기 속으로, 생활 깊숙이 자리한 매김한 과학의 공예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리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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