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된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은 과연 몇 부가 발행되었을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20여부 정도에 그쳤을 것이라는 게 서지학자들의 일반적 견해다. 1234년에 인쇄된 고려 첫 번째 금속활자본인 '고금상정예문'의 발행부수가 28부인 점을 감안하면 '직지' 또한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만약 수백 부를 발행하였다면 오늘날 청주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직지 찾기 운동이 훨씬 탄력을 받고 직지의 발견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질 터인데 불행히도 당시의 직지 간행부수는 그리 많지 않아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오늘날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된 직지 하권 외에도 또 다른 직지 상·하권의 존재 가능성은 상존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마치 한강변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지난 1990년대부터 충북참여자치연대의 전신 격인 청주시민회에서는 문화운동의 일환으로 직지 찾기 운동을 활발히 전개했으나 직지를 찾는 데는 실패했다. 전국 각 사찰을 누비고 여러 도서관을 섭렵했으나 직지는 아직껏 나타나지 않고 있다. 몇몇 인사는 중국까지도 탐방하면서 직지 찾기에 나섰으나…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원래 그렇다'는 표현이 있다. '고부관계라는 게 원래 그런 거야', '정치가들은 원래 다 그렇잖아' 등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얼핏 위로의 말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아주 무책임하다. 세상은 원래 그렇고 그런 곳이라는 뉘앙스가 속에 숨겨져 있다. 자기합리화와 자조의 깊은 함정이다. 결국 자신과 상대방을 함몰시키는 무서운 말이다. ***원안추진의 결정적 근거 충분세종시 문제가 연일 시끄럽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 변경에 대한 사과도 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들끓는 아우성은 멈추지 않고 있다. 충청권 주민들은 분노 상태다. 세종시를 찾은 정운찬 총리는 계란세례까지 받았다.왜 그럴까. 세상 이치가 원래 그런 것이어서 그런가. 아니다. 원래의 세상 이치를 무시한 결과다.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노는 신뢰가 무너진 충격에서 비롯되는 감정 표출이다. 신뢰는 아주 중요하다. 세종시 문제는 '원래 그렇잖아'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원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도 그렇다. 원래부터 위인이었던 사람은 없다. 원래부터 살인자였던 사람 역시 없다. 세상이치가 그렇다. 세종시 건설은…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3대 읍성하면 서산 해미읍성, 고창읍성, 순천의 낙안읍성을 꼽는다. 세 읍성의 공통점이라면 왜구를 막기 위해 해안가에 축조된 평지읍성이라는 점이다. 이중에서 고창읍성은 읍성으로서의 고색창연한 멋과 맛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 조선 세종 때 축조되기 시작하여 단종 때 완공된 고창읍성은 길이 1684m, 높이 4~6m 크기로 없어진 청주읍성과 규모가 비슷하다. 축성당시 여인들이 성 돌을 머리에 이고 날라 성을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금도 성 돌을 이고 성을 도는 성 돌이 행사가 재현되고 있다. 한 바퀴를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를 돌면 극락왕생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고창읍성은 성 둘레 전 구간과 성내의 여러 관아시설이 완전히 복원되었다. 3개의 문에는 성문을 반원형으로 둘러싸며 보호하는 옹성(甕城)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고 대나무 해자(垓字:적병의 침투를 막기 위해 성 둘레에 파놓은 연못)가 특이하다. 6개의 치성(雉城:성의 돌출된 부분)도 잘 남아 있다. 읍성은 평지성과 산성이 결합된 형태이다. 이 성도 정유재란과 동학농민운동 당시 불에 타 많은 부분이 소실된 것을 1976년 거의 원형에 가깝게…
"지역 인재가 지역 발전을 이끈다." 지역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지역 출신 인재들에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까닭이다. 대학생들의 취업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대두된 지는 오래다.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고통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특단의 대책은 없다. 그런 면에서 정부가 엊그제 발표한 공무원 지역추천제 확대방안은 눈길을 끈다.***지역인재가 지역을 키운다지역인재 공무원 추천채용은 바람직하다. 의미를 넓히든 좁히든 마찬가지다. 행정안전부의 제도개선이 우선 눈에 띈다. 행안부는 2010년부터 선발직급을 현재의 6급에서 7급으로 낮췄다. 추천요건도 학과석차 상위 5% 이내에서 10% 이내로 완화했다. 수습기간도 기존 3년에서 1년으로 줄였다. 매년 50명이던 선발인원도 60명으로 20% 늘렸다. 대학이나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충북도내 대학들의 취업경쟁력은 허약한 편이다. 전국 지방대학들이 거의 비슷하다. 각 학교별로 취업률 높이기에 혈안이 돼 있다. 하지만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충북의 경우 국립대인 충북대의 지난해 순수취업률은 59.7%였다. 정규직 취업률은 41.8%로 훨씬 낮다
청주 흥덕사에서 찍어낸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의 행간을 거닐다보면 인류문화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걸출한 두 여인을 발견하게 된다. 한 분은 '직지'의 간행 당시 발간 비를 부담한 비구니 묘덕(妙德)이요, 또 한 분은 프랑스 국립도서관 서가에서 '직지'를 찾아내 세상에 알린 재불 학자 박병선 박사다. '직지'의 간기에 보면 시주 비구니 묘덕(施主 比丘尼 妙德)이라는 글귀가 선명하다. 책의 편찬은 백운화상의 제자 석찬, 달담이 담당하였지만 그 출판 비는 비구니 묘덕이 댔다. 남자도 하기 힘든 일을 여자가 해냈으니 가히 여장부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직지'하면 우선 백운화상을 떠올리고 이 책을 편찬한 석찬, 달담의 공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직지'의 탄생은 한 두 사람의 공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합작에 의한 것이고 막대한 출판 비를 댄 한 비구니의 시주에 탄력을 받아 이루어졌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어미자를 깎은 장인이라든지 쇠를 다루는 주물공, 활자를 다듬고 짜 맞추는 식자공과 조판공, 한지를 만든 장인, 출판용 유연묵을 생산한 장인 및 인쇄 제본공 등 수많은 사람들이 호흡을 맞춘 결과 인류
대한민국 행정이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세종시가 그러더니 행정구역 개편이 그렇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주 6개 지역 16개 시·군을 행정구역 자율통합 대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틀 만에 두 곳을 제외했다. 행정구역 개편은 100년 앞을 내다보고 하는 게 맞다. 그런데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했기에 이런 실책이 나왔는지 개탄스럽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참 웃긴다. ***여론조사가 능사는 아니다행정구역 통합은 해당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기 쉽다. 갈등 유발 요인도 많은 사안이다. 당연하다. 수십 수백 년 간 따로 형성된 문화적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분명한 원칙과 절차에 따라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일 처리는 졸속이란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통합을 주도하는 행정안전부의 업무처리능력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당연히 행안부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행안부는 지난 달 통합 건의 지역을 대상으로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벌였다. 찬성이 50%를 넘지 않더라도 반대에 비해 현저히 높으면 통합을 추진한다는 선정 기준도 만들었다. 통합 대상을 늘리려는 의도를 그대로 드러낸 기준이다.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다. 정부 방침을 존
단풍이 곱게 물들고 대추가 빨갛게 익어갈 때면 보은 사람들의 마음이 설렜다.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이 미어지고 대추를 팔아 시집을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추 수확기에 비가 내리면 보은 처녀들은 눈물을 흘렸다. 수확량이 줄어들어 혼수를 마련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허구한 날, 속리산과 대추에 목줄을 대고 살아온 보은 사람들이다. 1960년대까지 보은에서 속리산을 오가는 유일한 차량은 '쓰리 쿼터'였다. 물론 승합차도 있었으나 운임이 비싸 보은 사람들은 주로 쓰리 쿼터를 이용하였다. 미군이 쓰다버린 쓰리 쿼터를 적당히 수리하여 쓴 것이다. 쓰리 쿼터는 4분의3톤을 일컫는데 사람들은 일본식 발음으로 그냥 '쓰리꼬다'라 불렀다. 이 차를 타려면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발판이 있기는 하나 너무 높아 부녀자나 아이들은 밟고 올라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자동차 바퀴를 발판삼아 밟고 올라탔다. 양쪽으로 좌석이 있기는 했으나 늘 콩나물 시루여서 좌석 차지가 돌아오지 않았다. 흔들리는 차량 속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속리산을 찾았다.그 후에는 버스가 운행되었다. 전세버스도 꼬리를 물었다. 속리산은 수학여행 단골코스였으며 이름난 신혼 여행지였다. 버스는 말티 앞
11월11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뭘까. 아마도 신세대들은 '빼빼로 데이'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11월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그것도 대한민국 공식 기념일이다. 11월 11일을 한자로 풀면 흙 토(土)가 두 번 겹친다. 땅을 기본으로 하는 농업과 깊은 연관성을 느끼게 한다. '흙을 벗 삼아 흙과 살다 흙으로 돌아간다'는 농사철학 실천의지의 발현이기도 하다. ***농업은 가꿔야할 생명산업 농사는 하늘이 허락한 우리의 생업이다. 계절이 허락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인간의 지혜가 아무리 높아도 마찬가지다. 한 마디로 농사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를 수 없다. 땅과 함께 하는 농업인은 어떤 경우라도 자만하지 않는다. 천리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저 묵묵하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꾸면서 하늘의 뜻을 받아들인다. 농자천하지대본의 섭리를 스스로 실천한다. 현대는 산업화와 공업화가 세상을 지배하는 세상이다. 그러나 농업의 뒷받침이 없다면 한낮 사상누각이다. 농업은 인간이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식량 생산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모든 생활의 기초다. 따라서 인간이 돌아가야 할 최후의 보루는 농업이다. 그런데 그 보루가 흔들리고 있다. 아니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다
유한식 연기군수와 나는 충북대 축산학과 69학번 동기동창이다. 대전고를 졸업한 그는 농촌재건과 낙농입국의 원대한 꿈을 안고 충북대 축산학과를 지원, 수석 입학하였다. 그는 공부벌레였다. 공부이외에는 캠퍼스내의 다른 일들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학내 카니발이나 여학생과의 미팅 등에도 별 관심이 없는 듯 했다.축산학과에는 실습동과 목장이 있었다. 목장에서는 젖소, 돼지, 닭, 꿀벌 등 가축을 키웠고 실습동에는 목부나 가난한 수재들이 숙식을 스스로 해결하며 면학에 열중하였다. 학생 유한식 역시 가난한 천재였다. 늘 학과에서 1등을 차지했으므로 등록금을 면제받았다. 벌어서 학교를 다녀야 하는 그는 온기가 전혀 없는 실습동 냉방에서 오기로 황소바람을 맞으며 혹한을 났다. 석유를 살 정도의 형편이 못 된 그는 사각의 나무틀을 짜서 그 안에 60촉 백열등을 넣고 그 온기로 겨울 추위를 이겨냈다. 주위에서 몸이 상한다고 만류했지만 그는 4년 내내 이 무정한 실습동에서 4번의 겨울을 났다. 그는 대통령상을 받으며 축산학과는 물론 충북대를 전체 수석으로 졸업했다. 졸업 후 농업기술원에 입사하여 농민의 벗으로 젊음을 불태웠다. 물론 공직 말년에는 연기군 농업기술원장을 지
최근 정치권 최고의 화두는 세종시다. 그리고 약속(約束)이다. 단적으로 말해 세종시와 관련된 약속이다. 세종시 수정론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연말 정국의 최대 이슈로 떠올라 폭풍전야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원안 추진을 재확인함에 따라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갈등의 중심축에 '세종시 약속··이 있다. 원안 이행과 수정을 놓고 크게 한판 벌일 기세다. 약속은 늘 진정성이 문제다. ***국가와 국민간 실천 약속세종시 문제는 이미 충청도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국민의 문제로 확대됐다. 그런데 세종시에 대한 원안 건설 확신보다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정치권 스스로도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세종시 건설은 국민 누구의 계획도 아니다. 정치권 스스로 결정한 일이다. 그런데 그 결정을 번복하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론분열과 정치불안을 운운하고 있다.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정략적 접근이 계속돼선 곤란하다. 우리 사회의 갈등은 대부분 정부와 정치의 불신에서 비롯된다. 불신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서 온다. 국민의 신뢰도 추락은 사회적 불안을 가중시킨다. 당연한 일이다. 세종시 건설은 국가와 국민간의 약속이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1960년대~1970년대에 펼쳐진 새마을 운동은 제 3공화국의 국정 기조이자 철학이었다. 국민소득 200달러의 문턱에서 보릿고개를 힘겹게 오르내릴 때 잘 먹고 잘 살아보자고 펼치던 농촌부흥 운동이 바로 새마을 운동이었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로 시작되는 새마을 노래는 정확하게 새벽 6시만 되면 동네 스피커로 울려 퍼지며 고단한 농민들의 새벽잠을 깨웠다. 기상나팔 소리와도 같은 이 노래를 들으며 국민들은 새벽청소를 했고 재건복을 말쑥하게 차려입은 직장들은 출근길을 서둘렀다. 인사말조차도 '재건합시다'라고 나누었다. 아이들은 일정한 곳에 집합하여 향우반 별로 등교했다. '먹뱅이(묵방리)' '바람불이(풍취리)' 깃발을 앞세운 아이들은 좌측통행을 하며 질서정연하게 학교 길에 나섰다. 이 운동은 농촌에서만 전개된 것이 아니라 도시나 공업지대에서도 동참했다. 거리 곳곳에서는 교통질서를 위반한 사람에게는 스티커를 떼는 것이 아니라 다음 위반 사람이 들어올 때까지 사각의 통 속에서 벌을 받았다. 미니스커트는 무릎 위 30cm이상은 안 된다 하여 지나가는 아가씨의 노출된 부위를 경찰관이 재었고 바리깡을 든 경찰관은 장발족을 붙잡아 정수리에다 고속도로를 내주
내일은 10·28 재보궐 선거일이다. 선거 때마다 한 번쯤은 유권자를 칼럼 주제로 삼고 있다. 선거는 유권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유권자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충북 중부4군(증평·괴산·진천·음성)에서도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문제는 유권자 의무 이행 여부다. 선거에서 투표는 유권자 모두가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 나가야 할 의무다. 하지만 말뿐이다.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유권자들이 선거를 바꾼다선거 제도는 민주주의의 축제다. 민주주의가 이룩해 낸 가장 큰 쾌거이기도 하다. 그 쾌거의 중심에 유권자가 있다.선거는 현대 민주정치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적 요소다. 하지만 그 중요성만큼 깊은 이해와 함께 올바른 참여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타락한 입후보자와 조롱당한 유권자들이 그렇다. 선거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라의 중요한 일을 결정할 사람을 선출하는 과정이다. 유권자들의 높은 안목과 비판정신은 필수적 요소다. 더불어 활발한 참여의식은 기본이다. 유권자들은 우선 정치 무관심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투표에 참여하는 적극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선거는 투표로 완성된다. 투표는 국민의
충북의 가을은 단양으로부터 시작된다. 소백산 정수리에 내려앉은 가을은 이내 하산을 하며 형형색색의 단풍을 만들어낸다. 도담삼봉, 석문, 구담봉, 옥순봉, 사인암,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등 단양팔경도 가을 옷으로 갈아입으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더해준다. 호반 억새밭으로 부는 소슬한 가을바람은 자연과 역사를 연주하며 삶에 지친 나그네의 여수(旅愁)를 슬며시 보듬어 앉는다. 삼천리 방방곡곡이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금수강산이지만 이중에서도 역사문화와 자연경관이 가장 잘 결합된 곳을 손꼽으라면 주저 없이 단양을 꼽게 된다. 예로부터 '울고 갔다 울고 온다'는 단양. 단양 군수, 현감이 이곳으로 발령을 받으면 궁벽한 산골로 쫓겨 간다는 말에 울고 임기를 마치고 나올 때면 정든 산천과 이웃을 못 잊어 또 울고 나온다는 단양이니 '이별의 눈물이 해마다 파도를 더 한다(別淚年年添綠波)'는 정지상(鄭知常)의 시구가 비단 대동강에서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영월 영춘에서부터 경기도 두물머리(양수리)에 이르기까지 갈지(之)자 양반걸음으로 천리 길을 느긋하게 걷는 남한강은 상류에서부터 절경을 빚고 문명의 지문을 무수히 찍어나갔다. 절경은 다름 아닌 단양팔경을 일컬음이다.…
세종시 논란이 본론으로 접어들고 있다. 정치권 논란은 심각하다. 지난 주 충남 연기군에선 대규모 군민집회와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상가철시와 등교거부 등 극한 투쟁도 거론되고 있다. 정부·여당은 여론의 추이만 살피고 있다. 논란의 본질은 세종시 원안 수정이다. 그러나 충청권 주민들은 여야 정치권이 여론 수렴을 통해 합의한 원안 유지를 희망하고 있다. ***국민과 약속한 국책사업세종시 신세가 참 우스워졌다. 그런데 섭섭해 할 겨를도 없다. 청와대가 속내를 드러냈다. 말은 다르지만 결론은 세종시 원안 수정이다. 충청권에 섭섭잖은 보상을 하겠으니 잠자코 있으란 의미도 내포돼 있다. 세종시 논란은 이제 주변에서 맴돌던 논란이 아니다. 본론으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모순이 있다. 어떤 형식으로든 수정안이 가능하려면 지난 2005년 국회에서 통과된 행정중심도시 특별법이 폐지돼야 한다. 세종시 원안 추진은 또 정치권이 선거 때마다 내건 공약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차질 없는 건설을 약속했다. 그런데 수정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결국 정치권이 충청권을 달래는 사이 청와대는 뒤에서 수정 작업을 벌여 온 셈이다. 지금 진행되는 상황
10월은 여러 문화행사가 달력의 행간을 빼곡히 점령하고 있다. 국군의 날, 개천절, 추석연휴, 한글날 등 국경일, 기념일, 명절, 시·군 축제 등이 징검다리처럼 펼쳐진다. 예전에는 쌍십절, 유엔 데이도 있었는데 요즘에는 달력에서 사라졌다. 가을걷이가 얼추 끝나가는 데다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가 문화행사를 삶의 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고단한 삶 속에서도 몸과 마음의 여유를 찾으며 문화의 유혹 속으로 빠져들고 싶은 것도 인간의 욕망 중 하나다. 그래서 정부는 10월을 숫제 문화의 달로 정했다. 10월이 문화의 달이라는 점과 10월 20일이 문화의 날(2006년부터는 10월 셋째 토요일로 옮김)이라는 점은 누구나 잘 알고 있어도 10월10일이 '문화원의 날'이란 사실은 홍보가 부족한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문화원의 날을 아십니까"하고 물으면 "잘 모른다"거나 "그런 날도 있었나요"라는 신통치 않은 답변을 듣게 된다. 이는 평소 문화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전국에는 224개 지방문화원이 있고 이를 한데 묶은 한국문화원연합회가 결성되어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는 지난 2007년 10월10일 문화비전을 선
행정구역 통합 여론조사를 앞두고 전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충북도 마찬가지다. 충북에선 두 곳에서 통합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청주·청원은 10년이 넘었다. 괴산·증평은 최근 촉발됐다. 행정구역 통합 여부를 결정짓는 최우선 가치는 여전히 주민의사다. 본란을 통해서도 여러 번 강조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작은 지역일수록 주민의 정확한 의사가 반영돼야 한다. ***단순한 땅덩어리가 아니다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행정구역 개편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 후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통합 선언이 잇따랐다. 선언적이긴 해도 개편 논의는 활발하다. 충북에서는 어제(12일)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 주관 간담회가 열렸다. 행안부는 이 자리에서 지방의원들에게 행정구역 자율통합 추진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인센티브 등 자율통합 지원계획, 정부의 여론조사 등 향후 절차 등에 대해서도 밝혔다. 정부와 정치권은 현재 이런저런 안을 내놓고 있다. 결정된 것 없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큰 줄기는 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를 묶어 60~70개 정도로 광역화하자는 것이다. 행정의 효율성과 주민 편의성 강화로 도시 경쟁력을 높이자는 논리다.나는 정부가 추진하는 통합에 총론적으로
구석기시대 채집경제에서 신석기시대 농경문화가 열리게 된 것을 관련학계에서는 신석기 혁명(Neolithic Revolution)이라 부른다. 선사인들은 이 시대부터 일정 지역에 정착하며 벼농사를 지은 것이다. 그 흔적들은 세계 여러 군데에서 발견되고 있다. 중국 양자강 유역의 하모도, 회하 유역의 가호, 강서성 선인동, 호남성 옥섬암 유적에서 8천년~1만2천 년 전의 볍씨가 나온 바 있다. 종전에는 한반도로의 볍씨 전래가 인도나 중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았는데 지난 1997년 청원 옥산 소로리에서 충북대박물관 이융조 교수의 발굴조사로 1만3천년~1만5천 년 전의 볍씨가 출토됨으로서 종전의 기록을 갈아치웠으며 볍씨의 전래설과 달리 한반도 자생설을 내놓게 되었다. 이처럼 쌀은 인류의 영원한 먹을거리다. 전 세계적으로 쌀을 먹는 인구가 60%에 달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전쟁원인 중 상당수가 먹을거리 확보에 있다. 기름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먹지 않고는 살 재간이 없다. 중국의 역대 왕조는 북방의 흉노족이 늘 골칫거리였다. 툭 하면 중원(中原)을 침입하여 약탈을 일삼았으니 말이다. 이 때문에 중국은 진시황 때부터 만리장성을 쌓으며 흉노족의 침입을 막았고…
오는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 창제이후 한글을 공식문자로 받아들인 첫 이민족(異民族)도 생겨났다.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입증이다. 인도네시아 부톤 섬은 최근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를 보급했다. 한글 표지판 설치 등의 작업도 시작했다. 한글을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섬이 된 셈이다. ***충북도의 한글 사랑운동처럼한글은 더 이상 한국인만의 것이 아니다. 중국내 한국어과를 설치한 대학은 현재 70곳이 넘는다. 지난 2004년 20여개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장족의 성장세다. 세계적으론 640곳에 이르고 있다. 일본엔 사설학원을 포함한 한국어 강좌가 3천 개나 된다. 동남아는 물론 중앙아시아, 중동까지 한국어 열풍이 뜨겁다. 1990년대 말부터 불어 닥친 한류 영향이 물론 크다. 미국에선 1997년부터 우리 수능시험 격인 미국 SAT시험을 한글로도 치르고 있다. 올해는 4천176명이 응시했다. 전 세계에 한글학교는 2천100개에 달한다. 이중 절반이 미국에 있다고 한다.한국어능력시험(TOPIK)도 꽤나 인기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외국인과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해 두 차례 치러진다. 지난해부터는 10만명 정도가 지원, 시험을 치른다. 중국인이 가장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운전할 때와 걸을 때의 입장은 정 반대다. 운전할 때는 보행자가 야속하고 걸을 때는 차량이 밉다. 집집마다 승용차가 있다시피 한 오늘날, 현대인들은 하루에도 몇 번 씩 운전자와 보행자의 뒤바뀐 입장을 오간다. 그런 데에도 매번 자기 탓은 안 하고 상대방 탓을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불편은 교통여건이 열악한데서 오는 현상이지만 마음속의 신호등을 무시하고 살아가는 개개인의 이기적 자세에도 적지 않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운전할 때는 횡단보도도 아닌 곳에서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가 원망스럽다. 실제로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흔히 발생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녀의 손을 잡고 무단횡단에 나선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기 마련이다. 아이들이 무얼 배우라고 무단횡단에 나서는가 말이다. 교통법규는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일반적인 규범이다. 그러나 네거리에서 노란 불이 들어올 때는 정지를 해야 하나, 그대로 운행을 해야 하나를 두고 순간적인 갈등을 겪게 된다. 정지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뒤에서 트럭 등 중장비 차량이 달려오면 추돌사고가 걱정돼 그냥 진행하는 예가 많다. 그런 이유로 네거리에서 브레이크를 밟
히말라야 직지원정대원 2명의 실종 소식은 산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한다. 아직 생사 여부가 확인되진 않았다. 얼마 전 히말라야 고봉 낭가파르밧(8천126m) 등정 후 하산길에서 추락 사망한 고미영씨가 떠올랐다. 충북산악인과 히말라야의 슬픈 인연 때문에 불길한 생각을 감출 수 없다. 민준영 등반대장과 박종성 대원의 빠른 무사귀환을 소망한다.***산행 준비는 철저하게등산만큼 건강에 좋고 경제적인 운동도 드물다. 그러다 보니 주말이면 전국의 산들은 등산객들로 몸살을 앓는다. 하지만 자칫 방심하다간 대형 사고로 연결되기 십상이다. 산행은 늘 그렇다. 산이라고 해서 모두 똑 같은 산은 아니다. 나름대로 개성과 특징이 분명하다. 산악사고가 빈발하는 산이 따로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즐겨 찾는 산은 도대체 얼마나 위험한 것일까. 생각해 보자. 그리고 준비하자.가을은 맑고 청명하다. 그래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유독 많다. 산악사고도 잦다. 사전준비 없이 무심코 산행에 나섰다간 조난을 당하기 쉽다. 안전 산행을 위해 준비하고 훈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해 충북 도내에서는 모두 412건의 산악사고로 356명이 사고를 당했다. 올들어 8월말 현재 모두 238건
보은출신 시인 오장환이 보은의 지적 재산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광복 후 월북한 행적으로 인해 반세기 동안 논의조차 금지되었던 그의 작품이고 보면 실로 엄청난 반전(反轉)이다. 오장환의 작품은 지난 1988년 해금조치로 말미암아 족쇄에서 벗어나면서 재조명되기 시작하여 우리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보은의 지적재산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아마도 보은군의 노력과 함께 14회를 거듭한 '오장환 문학제' 덕분이라고 본다. 오장환 문학제의 초창기에는 보은 회인에 있는 오장환의 생가가 폐가로 방치된 상태였다. 서까래와 문짝에는 거미줄이 쳐져 있었으며 마당에는 개망초가 웃자라 출입하기조차 힘들었다. 문학제가 거듭되며 오장환 생가는 말끔히 정비되었고 그 옆으로는 오장환 문학관이 번듯하게 들어섰다. 마당 모퉁이에는 오장환의 대표 시 중 하나인 '나의 노래'가 새겨진 시비가 건립됐다. "나의 노래가 끝나는 날은 내 가슴에 아름다운 꽃이 피리라"로 시작되는 '나의 노래'는 생가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시심(詩心)을 일깨운다. 행사 첫날인 지난 18일에는 보은 문화원에서 제2회 오장환 문학상 시상식(수상자·백무산) '한국 아방가르드 시 계보에 대한 학술세미나
대한민국 국회가 제대로 한 방 먹었다. 며칠 전 미국의 유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FP)'가 우리 국회를 난장판 의회로 지목했기 때문이다. ··5개 무질서 의회··에서 단연 첫손으로 꼽힌 것이다. 사람은 인격(人格)을 갖춰야 존경받는다. 한 나라는 '국격(國格)··이 있어야 부흥한다. 그래서 사람이건 나라건 품격이 없으면 무시당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 품격이 중요하다우리 국어사전에 아직'국격'이란 단어는 없다. 국립국어원이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실려 있지 않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실릴 가능성은 아주 높다. 최근 몇 년 동안 사용빈도가 아주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도입된 지 반세기가 훨씬 넘었다. 물론 군사독재 등 암흑기 후유증은 아직도 남아 있다. 사안이 생길 때마다 온몸을 사용하는 습관이 그렇다. 그래서 우리 국회의원들은 지금도 국제사회에서 '격투기 선수··라는 비아냥을 감수하곤 한다. 툭하면 벌어지는 난투극 때문이다. 여의도 의사당은 1년에 몇 번씩 유혈 낭자한 격투기 무대였다. 국격을 떨어트리는 전형적인 행위다. 그래서 '의회 난동의 세계 리더··란 표현에 반박할 명분도 없다. 국가 품격을 저해하는 국회의원들에 대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믿을 게 못된다고 말들 하지만 요즘처럼 정치인에 대해 실망한 적도 흔치 않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합집산(離合集散)하고 합종연형(合縱連衡)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민초들을 상대로 조령모개(朝令暮改)하고 조삼모사(朝三暮四) 하는 것은 정도(正道)와 위민행정에 반하는 것이며 민초를 졸(卒)로 보는 후안무치(厚顔無恥)의 행동이다. 요즘의 정치인들은 한 술 더 떠 작정이라도 한 듯 충청도민들을 약 올리고 있다. 도대체 다음 선거에 어쩌자고 그러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요즘,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세종시 건설이 그 단적인 예이다. 충청권에서 언제 세종시를 건설해 달라고 애걸복걸했던가. 양반자세로 가부좌를 틀고 가만히 앉아 있는 충청도민들을 정치권은 마구 갖고 논다. 지방분권을 위해서,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건설해야 한다고 목울대를 올리더니 요즘에 와서는 행복도시를 두고 변질 론이 무성하게 일고 있다. 서울대를 이전하여 교육과학도시로 만들어야 한다느니, 국제과학비즈니스 거점도시로 육성해야 한다느니 별별 백가쟁명(百家爭鳴)식 견해가 정치권에서 떠돌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도 "세종시의 건설은 효율적이 아니라
게으름은 곧잘 낭패로 이어진다.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큰일을 겪기 일쑤다. 지난 주말 평소 산과 함께 우정을 나누는 지인들과 1박2일 치악산 종주산행에 나섰다. 일기예보를 무시한 덕에 큰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문제가 있을 걸 알면서도 미리 대처하지 않았다. 결국 일이 터졌다. '아차'해 보았자 때는 늦었다. 무비유환(無備有患)의 대가를 제대로 치렀다. 한 마디로 '개고생'이었다. ***유비무환은 위기관리다유비무환(有備無患)은 우리 국민 대부분이 잘 알고 있는 사자성어다. 일상에서도 흔히 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경구로 회자된다. 그런데 잘 실천되지 않는 문제를 갖고 있다. 이번 산행 비박 때 겪은 일을 곰곰이 되돌아봤다. 그리고 유비무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그저 그렇게 소홀히 흘려버릴 경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유비무환은 예상되는 사태에 철저하게 대비하면 후환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누구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잘 지키기는 어렵다. 게으름의 소치다. 인간의 불행함이기도 하다. 위기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피하기 어려울 때도 많다. 하지만 그 위험을 도외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의 일로만 치부하고 싶을 때도
청주 흥덕사에서 찍어낸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은 인류문화 창조의 상징이고 학습도시 청주의 자존심이자 대표적 문화상품이지만 축제로 전환시키기에는 매우 힘든 아이템이다. 무릇 축제는 그 속성상 먹고, 마시고, 즐기는 오감만족의 기본 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지축제는 이런 일반적 축제의 형태와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축제의 콘셉트를 창조와 배움에 두고 있는 관계로 관객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데에는 아무래도 어떤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축제로 전환하기 힘든 아이템을 청주시는 축제로 만들어 성공하였으며 '학습축제'라는 역발상이 오히려 여타 축제와 차별화를 기하고 청주만의 축제로 특성화 하는데 성공요인으로 작용하였던 것이다. 지난 2000년에는 청주 최초의 오페라 '직지'를 만들어 우리나라 문화 1번지인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올림으로써 청주의 문화적 역량을 한껏 뽐냈다. 그 후 직지 오페라는 간헐적으로 직지 축제에 등장하였으며, 공연비의 부담이 클 때에는 아리아 부분만 뽑아서 무대에 올리는 갈라 콘서트 형태로 치러지면서 자연스럽게 청주의 대표 문화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지역문화의 한계를 극복하고 중앙무대에 도전장을
[충북일보] 오는 30일 본보와 충북리더스클럽이 주최하는 '14회 충북경제단체 친선골프대회'가 오전 11시 30분부터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그랜드 컨트리클럽(그랜드 CC)에서 열린다. 대회는 경제인들의 친목 도모와 상호 간의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대회는 도내 경제단체 회원과 재경 경제인 등 160여 명이 40개 팀을 이뤄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룬다. 라운딩 이후 시상식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초청 만찬, 행운권 추첨은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시상식은 △메달리스트 △우승(남·여) △준우승(남·여) △니어리스트(남·여) △롱게스트(남·여) 수상자에게 트로피와 부상이 각각 주어진다. 가장 멋지게 옷을 입은 참가자인 △베스트드레스상(남·여) 수상자에게는 부상이 수여된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 도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인 가칭 '충북아트센터' 건립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오는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 심사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다. 다음 달 중순 마무리되며 용역을 통해 세운 기본계획에는 공연장 등 규모, 운영 방안, 경제성 검토 등이 담긴다. 도는 이 계획을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도는 지난 7월 행정안전부에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신규 사업은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충북아트센터 건립에는 총 2천300억 원이 소요된다. 연구원은 내년 4월까지 경제성과 재무성, 정책적 사업 추진 가능성 등을 분석한다. 도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같은 해 상반기 행안부에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를 신청할 방침이다. 심사를 무난히 통과하면 충북아트센터 건립을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오는 2026년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잡았다. 도는 이런 절차가 차질 없이
[충북일보] "산업 현장은 치열한 전쟁터라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이 경쟁력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재진(67) ㈜ATS(에이티에스) 대표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ATS는 국내 자동차 플라스틱부품 업계 1위 기업으로 2004년 설립해 20년간 끊임 없이 달려왔다. 주력 제품은 초정밀 사출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용 클립(Clip)과 패스너(Fastener)등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이다. 이재진 대표는 "클립, 패스너 등 플라스틱 부품과 연료 부품 분야로 두 가지 트랙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다"며 "보통 300가지 정도의 부품이 매월 생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티에스는 지난 2022년 국내 완성차 업체 2곳이 필요로 하는 부품 점유율의 50%를 넘어섰다. H사의 1대에 사용되는 내장·외장용 클립 100개중 50개 이상은 에이티에스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진 대표는 "신차 개발은 2년을 앞두고 이뤄진다. 올해 기준으로 2026년 모델링이 나오면 그에 필요한 부품을 부품 회사들이 2~3년전부터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차의 디자인 등에 맞춘 개발을